바보 시어머니, 실수 할머니

죤그레이의소설

"화성에서온남자,금성에서온여자"란소설은

꼭남녀관계라기보다는

다양한환경에서자라온인간들의서로다른품성을

어떻게관계를이루어나갈것인가에대한

방향을제시하고있는책이다.

내가약20년도넘게봉사해온메이지엔카운터운동역시

인간의내면세계에있는서로다른욕구나정서를

어떤방법으로서로대화를나누며풀어나가는가

하는문제를다루려고만들어진프로젝트라할수있다.

이론으로는알아듣고머리로는쉽게이해가되지만

실제상황에닥치면늘자기중심적이되는

바보같은짓은아마도나만하는짓거리인지도모른다.

와까꼬가뭉치님방에서스크랩해둔

유끼노하나"눈꽃"이라는노래를신나게따라부르고는신이나서

스파케티를해준다했다.

아침에김밥을두통이나말아가서아침,점심으로잘먹었다며

저녁은자기가해준다고했다.

기분좋게스파케티를먹다가갑자기눈물이글썽글썽해진다.

나는또할아버지생각이나는게라고

등을토닥거려주었다.

그런데나를보면서

"엄마,엄마(꼭그렇게두번을부른다)

일본엄마가애기낳을때오시고싶어해요.

그런데엄마도오실거라니까어려워해요."

그러는것이아닌가!

며칠을와까꼬는머리가아프다고했다.

임신한아이라약을마음대로못먹으니

아들이의사의처방으로약을사러다니는걸보았다.

가게때문에스트레스를받나보다라고만생각했었지,

이런고민을안고있는줄은몰랐다.

우리는단지일본엄마가아이를가르치는직업을갖고있어서,

또는시어머니도계셔서시간을낼수없는처지라

와까꼬를돌보아줄수없는줄알았다.

그래도생색내면미안해할까봐

나갔다가다시5월말에들어와야하는게무척부담스러운데도

아무상관없으니,다시돌아와서도와줄테니

걱정말라고했었다.

내딴에는잘한다고매일아침따뜻한도시락에,

좋아한다고김밥도매일간식처럼먹으라고따로싸주었다.

요그르트두병,사과한알씩봉지에담아가방을안겨주면

매일아침고맙다는열번은더했다.

그고맙다는소리가신이나서힘껏열심히

있는동안에김치도미리담궈놓고

만두도빚어놓고,간장게장도스무마리나만들어

냉동고에넣어두었다.

5월에올때까지꺼내어먹기만하면된다면서…

생색은내지않았지만이만하면좋은시에미라고

속으로회심의미소를지으며행복해했었다.

그냥5월에다시오는게기정사실로되어있으니

그때맞춰오면된다고만생각하고있었다.

너희형님은두아이를다친정엄마가보살폈단다.

라고말해주고싶어도,

못오시는엄마때문에속상해하고미안해할까봐

그말을속으로꽁꽁밀어넣었었다.

"일본엄마가한3주정도는시간을낼수있대요."

난어처구니가없었다.

"그래?그럼난정말댕큐다.아무문제가없다.

늦을수록좋아.3주건3달이건..일본엄마에게당장전화해라."

"엄마,엄마,그래도그러면제가불효를하는거아니예요?"

잘안되는한국말때문에그아이는언제나

메모지를들고앉는다.한자로"불효"라고써보이며..

"아니다.일본어머니가오시는게그게내게효도하는거다."

"정말요?엄마감사합니다.전너무행복해요.두어머니가계시니까요"

그러면서그아이는또울었다.

바보시에미.

예림이가말을갓배울때였다.

"할아버지는멋져요."

왜?이천집도이렇게멋지게지으시고,또사진도찍으시고."

"그래멋진할아버지하자."

그럼엄마는?"알뜰한엄마야"그럼아빠는"지혜로운아빠지"

그럼할머니는?갑자기해줄단어가생각이안난다.

아침에떨어뜨려깨뜨린접시생각이왜그때났을까?

"응할머니는실수할머니…"

"하하하,아침에도할머니접시깨뜨렸지"

나는그래서늘바보시에미고실수할머니다.

이렇게화성과금성에서우리는다른마음으로산다.

다알고,다이해하고,다사랑하고있다고해도

늘그게다는아님을…

사람관계의어려움이라니….

20년대화운동은헛질을한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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