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베리아에서돌아왔습니다.
영하30도의강추위는정말대단하더군요.
모자위에하얗게성에가끼는것은처음경험한일입니다.
끝없는자작나무숲과하얀눈덮인광야를보는일.
지구둘레의삼분의일,25년에걸쳐만든
세계에서제일긴9288킬로미터의시베리아횡단열차는,
공주나왕자과의사람들은탈엄두를내어서는안되는,
나같은무수리나여행해야하는열악한여행이었습니다.
의사지바고의도시노보시비르스크에서는
축복처럼하얀함박눈이펑펑쏟아졌습니다.
열차박물관에진열된그림의떡황금열차는
보여주지도않고사진만바깥에붙여두었습니다.
그러나꽁꽁언유리창의성에를녹여서빼끔히보이는경치를보는
신비스러움,열차에서먹는햇반과라면,
깔깔하기만한러시아의삼대자랑,흑빵,(여자,보드카)
보드카한병에광란의밤을보내던동반자들…
우랄산맥의도시예카테린브르그에서
아시아와유럽의사이에두발을딛고섰던날…
손을담그면3년을,발을담그면5년을
온몸을담그면10년을더산다는바이칼호수는
꽁꽁얼어붙어손도발도못담그고끝없이얼음판위를걷기만했었습니다.
그나마조금은개방된러시아라경찰들의횡포가
듣던만큼심하지는않았지만
여전히고압적인태도는어깨에힘이잔뜩들어있었습니다.
여전히성페테르부르그는멋진도시였고,
어디를갖다대어도그림엽서였습니다.
모스코바의극심한트래픽은상상을초월할정도였습니다.
일행중한명은여권과돈이든가방을잃어버렸는데
한국식당이었는데도찾을수가없었습니다.
러시아대사님을친구로둔한국예술종합대학교수님덕분에
별어려움없이함께돌아오긴했습니다.
약80시간을탄열차에서다시는탈것같지않은생각에
싫도록밤이나낮이나창밖만보고끝없는생각을피워올렸습니다.
남극이야기도밀려있는데갈등옵니다.
어느것을먼저올려야할지….
서울에서기다리는손녀를잠깐보고시베리아이야기를들려준후
붙잡힐까봐새벽세시에일어나삼천포로왔는데
새벽여섯시반쯤열여드레둥근달이산위에서
꼭화투짝의팔공산처럼훤하게떠있었습니다.
바다가보이는거실에난로를켜고
은나노전기장판에뜨겁게불을올린후늘어지게자고쉬었습니다.
이렇게편안하고아름다운한국을두고
미친지랄을잘도하고다닙니다.
사람들이공연히부러워하는데
감사할줄도모르는불평을늘어놓으면서…
난참나쁜여자인가봅니다.
오드리가섬머문이안나온다기에깜짝놀라들렀다가
책임감이라는말에나도정신을차리고이렇게서둘러글을올립니다.
바다가보고싶다고온오드리와이야기를나누며
한판크게웃습니다.
천천히이야기를올리겠습니다
남편은편하게이야기를나누라고볼락이라는고기를낚으러
밤낚시를떠났습니다.지금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