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차에서본영화"라버오브시베리아"

긴열차여행에서는참지루하기가쉽다고하더라.
우리는지루할여가가없었어.
이번에대학에들어간책을무지하게많이읽은해인이언니가
간간이옆에와서재롱을피우고,
또창밖의눈경치를바라보며하염없는생각을피워올리고,
아는동요라는동요는다불러대고…
아무튼심심하진않았어.
게다가영화를본다고누군가디브이디를갖고왔었지.
시베리아가배경인영화라부오브시베리아였어.
한미국의예쁘고깜찍한로비스터와러시아의사관생도가
벌이는사랑이야기인데그사랑은시베리아열차에서시작되는거야.
나라도,신분도무시한
무조건적인사랑이빚어내는슬픈이야기였어.

사람은결국보통사람이생각하고,보통사람들이
행동하는그영역을벗어나지못한다는것을,
사랑때문에오랜세월감옥생활을한러시아의장교가
러시와의황제를찬양하는노래를부르며유배를떠나는
장면은정말감동적이었어.
아름다운바깥경치때문에건듯건듯보았는데
나중에다시찬찬히보고싶은좋은영화였단다.

영화도보고,노래도부르고,밤낮으로지나가는
자작나무숲을구경하고,성에낀열차와열차사이의
찬공기도씌우고,
때가되면라면이랑여러가지갖고온반찬들과
밥을나눠먹고,
그러다보니어느새길것같던32시간이다지나가버려
아침에노보시비르스크에닿았다는구나

2008.2.16노보시비르스크에서

이번시베리아여행의중간쯤인시간의도시.
의사지바고로유명한도시이기도하지.
이노보시비르스크에서이틀이나머문다.
러시아에서모스코바,성페테스브르크,다음으로세번쩨로큰도시란다.
인구는15ㅇ만명정도산다하고
‘노보’라는말은영어로’new’
새로운시베리아라는뜻으로서시베리아의제일중요한도시이다.

이도시는1893년오브강을지나는철도건설로
시베리아의거점도시가되었단다.

이곳에그유명한과학의도시아카뎀고르독이있다
(Academgorok)
미국에대적하기위해1957년기술과학중흥을위한
대규모의교육과학타운을만들어학문의요람으로발전시키고있다한다.
이곳의설립자’미하엘라브리엥티에브’라는분의동상이
이대학도시입구에서있더라.

교통체증이너무나심한길을들어가니쾌적하고한가로운
대학도시가역시눈에싸여있다.
건물안넓은강당에는컴퓨터를앞에둔학생들이삼상오오
머리를맞대고앉아있더군.

다른곳에서받은러시아의느낌과는많이다른,
젊고발랄한분위기였단다.
그곳에는다른여러건물들도지어져있었는데
모두넓고시원스런공간배치에미술작품들도전시를해서
퍽여유롭게보이기까지했어.

작은가게에서사진을찍는다고가게보는할머니는돈을내라고했지.

할아버지는늘돈을많이내고도사진을찍고싶어하지.

인형이랑러시아민속공예품들자작나무조각이랑…

인형은뚜껑을열면그속에또작은인형들이들어있는,
할머니집거실에서너희들이갖고놀았던것,
그게러시아전통인형이란다.

사진을찍기위해이먼곳까지오셨으니,여행비에비하면
사진찍는돈은아무것도아니라는거야.

눈은펑펑내렸지만창가에놓아둔화분엔
봄기운도느껴질만큼…
학생들이그린그림에는동양적분위기가나는그림도있었지.

너희들생각을했어.
언제어디서든그림을그리고무언가만들며놀기좋아하는
부지런한너희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