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와 맹자의 섞어찌개

아침에정신이번쩍드는댓글을읽었다.
그분께화두를얻은고마운마음을전한다.

처음대하는세실리아님께.

조용한소리울로친구들이찾아와서참즐거웠다는글을썼었다.
단지그거면족했는데잘난척하기는
맹자의삼락은진리라며
괄호까지쳐서
(부모형제가무고한것,친구가멀리서찾아온것
천하에영재를얻어가르치는것)이라했다.
무식도이만하면금메달깜이다.
공자의학이편의말과맹자의군자삼락을
섞어찌개를만들어버렸던것…

남편이남극에서먹은음식을북극에서먹었다한다고

흉본지며칠도안되어서다.

남의흉을보면그대로그배로창피를당하게되어있다.

남의일은곧내일이니깨로…

늘그막에대학원시험을치른다고했을때,아들은준비나좀하고치르라고했다.
더늦으면못할것같아그냥준비없이쳤다.
젊은교수는이상한눈으로나를쳐다보며
하필이면어려운학문을왜하려느냐물었다.이나이에.

돈이되는것도아니고,교수가될나이도아니고

실용적인것도취미로할공부도아닌,"한국사상사"

공자의학이편첫문장으로대답을대신하며기염을토했다.

學而時習之不亦說乎
배우고때때로익히면또한기쁘지아니한가.

사실은목구멍이포도청이었던시절,논술을가르치는아이들에게

더원활하게첨삭지도를해주기위한방편이었다.
현재공부하고있으면아무래도감각이살아있을것같은,

부과가치를위한발상이었다.

그젊은교수는나의지도교수를자청하더니졸업논문을쓸때

수필을쓰는거냐고눈물을동이로흘리게했다.
미안했는지총장상을안겨주었다.
덕분에내논문은국회도서관,서울대도서관에서

매월당을연구하는학도들의참고도서로더러사용되나보았다.

子曰

學而時習之不亦說乎
有朋自遠方來不亦樂乎
人不知而不殘不亦君子乎

배우고때때로익히면또한기쁘지아니한가.
벗이있어먼곳으로부터찾아오면또한즐겁지아니한가.
남이알아주지않아도성내지않으면또한군자가아니겠는가

대학원을다니면서성균관한림원을함께다녔다.
야간수업의요일이다르니서로보완이되는학문이라
어렵지않게다닐수있었다.
제5기의입학은28명이했는데5년과정이면끝나는해,
졸업은3명이했다.

한림원을졸업하는날아들이물었다.
"엄마몇등"
"3등"
"몇명이졸업하는데?"
뭘알고싶은지아는나는아무렇지도않게
"세명"
했다.고소하다는듯이
"푸하하"
하루종일터뜨리는그놈의웃음소리.
잘난척하던에미의꼴등소식이그렇게통쾌했을까?

일등은지금민족추진회에서국역사업에전념하고,
2등은규장각에서연구원으로공부하는젊은사학자였다.

3등은이렇게맹탕으로실수나거듭한다.
우리는공부를마치면호프집에서맥주잔에
아무거나한접시를놓고야간세미나를자주벌인친구사이였다.

그한림원시험에맹자가말한군자삼락에대하여논하라는문제가있었다.
아버지의서당개로살았기에어려움없이썼었다.

◆맹자(孟子)의군자삼락(君子三樂)

君子有三樂而王天下不與在焉
군자유삼낙이왕천하불여재언

군자에겐세가지즐거움이있으나천하의왕이되는것은들어있지아니하다.

①父母俱存兄弟無故一樂也
부모구존형제무고일낙야
②仰不愧於天俯不(부끄러울작,心+乍)於人二樂也
앙불괴어천부부작어인이낙야
③得天下英才敎育之三樂也
득천하영재교육지삼낙야)

부모가모두살아계시고형제가무고한것첫째즐거움,
우러러하늘에부끄러움이없고숙여사람에부끄러움이없는것두번째즐거움
천하의영재를얻어교육하는것세번째즐거움

君子有三樂而王天下不與在焉
군자유삼낙이왕천하불여재언

군자에겐세가지즐거움이있으나천하의왕이되는것은들어있지아니하다.

양괄법으로왕이되는사람에게경종을울리고있지만
요즈음의선거에임하는정치가들은부끄러움이란단어는
아마도저당잡힌게아닌가한다.

어쨋거나밥먹고반찬생각없이먹듯이나오던문장이
그렇듯섞여나오는이나이에
공자와맹자를섞어찌개만든실수의덕택으로
세실리아라는귀한분을또한인연으로만나게되었으니
기쁜일이다.
그렇게정확하게꼭집어주셔서얼마나감사했는지..

⊙군자는자신의무능을괴롭게여기고
남이자신을알아주지않는것을괴롭게여기지않는다.

공자와맹자…
아직도살아서우리에게준엄한가르침을베풀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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