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 가는 길/우슈아이아로 귀환 18

우슈아이아에다시배가닿다

아침6시가되니우슈아이아시내의불빛이보였습니다.
배에서아침을먹고8시에나왔습니다.
11시까지시내구경을자유로이하게되어있습니다.
동네가게들문이굳게닫힌시각.

바람이심한동네라그런지창문이매우답답하게생겼습니다.
통유리로테를두껍게만들어쪽문하나만

비스듬히열게되어있는집이대부분입니다.
걷기를힘들어하는사람들은시내로내려가고

우리엄마이름과같은한여사와L선생님과셋이서

우슈아이아시내의꼭대기관광호텔이있는산까지갔습니다.


남극바다와시내가다내려다보였고
낮달이흐린빛을발하고있었습니다.
맑은물이계곡을타고조찰히흐르고있는청량한동네.

비행기를타고산티아고로돌아오는서너시간은
L선생님이곁에앉으셔서
본인이겪었던드레이크페시지를들려주었습니다.

인생에있어서험난한고빗길은나에게만있는것은아니라는걸
L선생님의이야기를듣고깨닫습니다.

J여사의가슴앓이를데크에서들을때도같은느낌이었습니다.

L선생님의
잘키운아들딸들이이렇게먼곳까지여행을보내주는데
사실은90의연세를잡수신노모때문에

사모님은정작여행을함께오시지못했답니다.
그분이온천사업을하시다가,또사람을너무믿어서
겪은고통의시간을이야기하는동안
안데스산맥의능선은아래쪽에서용틀임을하고있었습니다.

그아픈,신경쇠약에먹는약까지드시면서환란을겪은
선생님의이야기는끝없이이어지고있는데
벌써산티아고에내렸습니다.

시내구경을좀더하고한국식당에서점심을먹기로되어있었는데

산티아고공항에오면찾을수있을거라던보령분의가방은

그때까지오리무중이었습니다.
드디어그분들은분통을터뜨렸습니다
도우미이현주양은사색이되어분실물센타로현지가이드와가고
우리도가방이올때까지기다렸습니다.
시간이좀흐르자두사람이가방둘을끌고나타났습니다.


우리는모두손뼉을쳤습니다.
이젠여행이끝났으니필요도없는가방이지만
본인들은이먼곳까지여행을하느라고

온갖것을넣으며신경을썼을겁니다.
얼마나불편한것도참고오로지산티아고에닿기만을기다렸을겁니다.
그확인을위해현지여행사와밤마다통화를했던이양은
원활하지못한현지여행사의느린대처로불똥을맞은셈이지요.
그러나산티아고관광은모두피곤하다고점심이나먹자고
수야네식당이라는곳으로갔습니다.

토요일이라대부분가게를닫은식당가에서

김치찌개와돼지고기수육이맛있게준비되어있었습니다.’


산티아고공항에서우리는,

아틀란타로다른분들은LA로

L선생님은오클랜드로,각자갈길을갑니다.

아트란타공항에서5시간이나기다려야인천행비행기를탑니다.

라운지에서뜨거운물로샤워를하니살것같습니다.

쉬는동안손녀들에게주는기행문원고를정리했습니다.


아틀란타에서한국으로오는대한항공에서생일이라고
작은케익하나와카드와샴페인한잔을줍니다.

이날도남편은천종욱이름만쓰인카드한장에흐뭇해합니다.

무슨천생연분인지,평생웬수인지생일은붙어다녀가지고

속을썩나모릅니다.
붙은날이정작내겐환갑날이었는데도말입니다.

이나이까지도보조자로서의의무에만충실한,
한번도주역이되어보지못한천天의하下일뿐입니다.
여자의일생이다그런거라고말하려니
조금은억울합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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