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손녀 생일

1

저는지금작은손녀생일밥을먹기위해

서울아들집에왔습니다.

간밤에이베리아반도여행때찍은사진을디브이디를굽기위해

군산대학의컴선생님꼐갔다가

소리울로왔습니다.

도로가새로생겨예상외로시간이많이걸리지는않았습니다.

2

"할머니맞아요?"

늘기념일같은걸미리챙기는내가

미리축하인사를안하니잊은줄알았나봅니다.

바르셀로나에서산가우디의모조개구리도자기와

친구참나무가때맞춰보내준나비머리핀을포장했습니다.

나뭇잎말린것으로엽서를만들어

"예서야사랑해"

라고썼습니다.

아들이6월2일부터홍콩에서근무를해야한다고,

사돈부부와8명이부풰식당에서먹었습니다.

3

웬만큼정신을추슬러봅니다.

북풍이야기덕분입니다.

손녀들은늘이야기를해달라고나만보면조릅니다.

휴게실에서이야기책3권을샀습니다.

무심결에편이야기.

두번다이북풍이야기가열렸습니다.

시비신스라는늘행복한소년을북풍은시샘했습니다.

불행하게만들궁리를짜서

시비신스가사는천막집에북풍을불어넣고

하얀눈을뿌리게해도

시비신스는도끼로나무를찍어불을지피고짐승을잡아고기를먹고

그리고그털로는옷을만들어입으면서

한번도북풍을미워하거나하지않고

북풍과친구가되기를기원했습니다.

별별꾀로북풍은시비신스를괴롭혔으나

도끼를날아가게하면도끼가열개나준비되었다고하고

망가진옷도양식도더많이준비되어있다고말하는군요.

시비신스를불행하게만들방법은북풍에게더없는것같았습니다.

결국시비신스의끊임없이어려움에대비하는마음과

그의사랑으로드디어북풍은시비신스의친구가되었답니다.

온화한바람을불게하는북풍과시비신스는

사이좋은친구가되었습니다.

4

나에게있었던지독하고도고약한북풍…

내곁을떠나본적이없는처절한북풍같은고통이

친구처럼자연스럽게붙어내살처럼자연스럽게되기를…

더괴롭게생각하지말고친구처럼함께살게되기를..

그리고무슨일에나목에가시처럼걸려있는것을

꿀꺽삼키고아파도눈물과함께삼키고…

어차피한평생,살아있는날까지들어붙어있을가시…

서울에온길에못갔던베드로씨돌아가신집을들렀습니다.

그런데아내세실리아씨는이외로의연했습니다.

사랑의선교회마더데레사수녀원에서구도생활을하는딸덕분에

마음을많이추슬렀다고합니다.

그러나94세의시아버지에게는남편이돌아가신것을속였답니다.

나와베르따는자연스럽게알리는게더나은것아닌가,

죽음이뭐그렇게대단한일이라고…

살만치사신할어버지에게그죽음이란게뭐그리대단하다고…

돌아가신지한참되었는데도

아들이이세상에있는줄아는아버지의비극…

그냥시간을지내보렵니다.

"언제나시작"

내삶의명제가다시펼쳐지려는순간입니다.

소리울에는인터넷이되지않아아들집에서

부지런히타이핑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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