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밍햄 소식 2

정말불경기입니다.

여느해엔,아들은맛있는스시를만들어

저녁밥때가되면’기모노레스토랑’으로우리를불렀습니다.

그런데우리를부르질않습니다.

손님이뜸해진가게를보여주기싫은모양입니다.

지난번에살사람이있을때,팔걸후회하기도합니다.

어쨋거나지금은온세계가다몸살을앓을때인가봅니다.

젊은그는몸으로버틸수있다며둘이얼마든지살수있다고

걱정말라고하는데얼굴은먹구름이끼어있습니다.

새벽에도,일끝나고도,콘서트홀을정리하는다른일을뛰러가는아들을보며

아름다운,맛좋다고소문나어제도한스빌에서부터먼길을찾아온부부도있었다는데..

맛있는집도모르는미국놈들이라고속으로욕을한바탕해버립니다.

아들이오라고해도며느리를위해매일미역국을끓여주어야한다면서

안갈참이긴했습니다.

일본사람들은아기낳은엄마는별로중요하게여기지않는답니다.

오로지아기,아기,아기에게대한중요성만강조한답니다.

한국엔산모에게미역국,호박즙등을먹여,몸의나쁜성분을빼내고

한두달은찬물에손을담그게하지않는거라고,

그래서너를도와주기위해서온거라고말했습니다.

아기는젖만먹이면자고크코자연적으로되지만

엄마는지금조심하지않으면늙어서온몸이아파지게되므로

한국사람은산모의산후조리를정말중요하게여긴다고말해주었습니다.

"미역국맛이매일달라요?엄마?"

며느리는신기해합니다.

첫아이를낳고직장이가까이있어서친정에서아이를키웠습니다.

우리엄마는음식솜씨가뛰어난데다가제식성을잘알기에

무리없이산후조리를잘했습니다.

더구나한의사아버지가계시니아무걱정이없었습니다.

둘째는3주일까지만친정에있다가직장때문에시가로왔습니다.

시어머니는저때문에매일속이상했습니다.애써미역국을끓여도

제가잘먹어내지를못했으니까요.

쇠고기를넣으면누린내가난다,홍합을넣으면모양이싫다,

조개를넣으면조개냄새가싫다,생선을넣으면비린내가심하다…

동네에나가면시어머니의며느리는온갖것을넣어줘도미역국을안먹는

나쁜며느리로소문나있었습니다.

당연히아이는발육상태가불량이었습니다.

매일다른맛을주면싫증이나지않았을텐데

큰솥으로하나가득끓여그국이없어질때까지같은맛을주는

미역국을,입이유난히짧았던내가못견뎠던겁니다.

그래서지금저는한끼니씩,재료를다른걸바꾸어끓입니다.

새우,조개,멸치,쇠고기…

친정엄마는매일미소스프만끓여주었답니다.

일본의풍습이니까,

무얼해주어도잘먹는며느리가많이예쁩니다.

제가얼마나미운짓을했는지이제사제가저를바라봅니다.

더구나몸도좋지않으셨던시어머니셨는데….

누구나그위치에서서야비로소자기의허물을알수가있습니다.

가뭇없이가버린세월을어찌해야할까요?

되돌릴수없이잘못된일들은이제어디다용서를빌수있을까요?

녹음기로아이울음소리가나서가만히방에들어가아기를안고나왔습니다.

배가고픈가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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