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다크의 리킬 마을의 산! 산! 산!

6.11저녁리끼르에서

오후6시30분,아직도밝은시각에꽃다발을든작은라다키소녀의환영을받으며

잠무에서스리나가르,스리나가르에서카르길,카르길에서라마유르,알치까지

짚차를몰아온사딕과작별한다.

그는카르길사람

기분좋은서비스로사흘이편안했었다.

리끼르의주변풍광은너무나아름답다.

개울을건너며울퉁불퉁좁고험한길을비집고들어온길에

보랏빛꽃이자욱히피었지만,쓰지않았던방들에는

이상한악취가배여있었다.

올해들어처음손님을받는이호텔에는열심히준비를했지만

열악함이현저하게보인다.

"하룻밤이니참자"

가져간향수를거의다뿌리고

베개머리에더많이뿌리고,늘가방속에넣고다니는랩치마를깔고,

호텔에서주는시트는발밑만가리고자기로한다.

배탈때문에온하루를다굶었기에인스탄트미역국하나를먹는다고

호텔에끓는물을시켰더니세번이나부탁해도미지근하기만하다.

최선을다해수제비도준비하고공갈빵같은특별한빵도준비했건만

워낙열악한환경의장소인걸,나그네는그냥참아내야만한다.

밤내뒤척이다가불이나가버린방에촛불을켜고,

가져간손전지를켜고남편은사진을,나는지나온길을정리했다.

라다크에온이유

히말라야의준봉은

유월중순,

낮달을머리에이고

아직도씩씩한백마처럼

하얗게달리고있다

서늘한등줄기

하얀눈은녹아내려폭포를이루고

오래된미래

라다크사람들이사는동네로도흐른다

느리게가는시간을하염없이갈고닦아

곡식도채소도키우고

아름다운꽃을피우며

생존의일상을메꾸어가는곳

산을보며산을닮아

산처럼믿음직한,산처럼인자로운,산처럼고지식한,

산처럼자연으로,산처럼침묵하며,산처럼자유롭고,

산처럼이어져,산처럼흘러내리는,산처럼비우는자세

영원함의본향라다크의유월에

산으로살고파서

<소리울묵상시>

08.6.11

라다크의첫날밤,상현달은뜨고

전기도나가버린리킬마을,밤열두시

반달이서산으로기울고있었다

쏟아질듯떠있는

하늘의별들중

무겁고슬픈별들이

간간이추르륵떨어지고있었다

유월중순,아직도시린

눈덮힌히말라야능선이

어디로닿는지도모르고

휘달리고있는쓸쓸한영혼처럼

리킬마을로흘러내렸다

한번씩짖던개도잠든고요.

적막한시간에깨어있는건

풀벌레,들꽃,그위를스치는바람

그리고맑은영혼하나나둘….

그영혼을비추는반달일거다

오래된미래의도시

라다크로소풍나온반달

그리고별,별…

역마살에짚힌나그네

<소리울묵상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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