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적추적비가내립니다.
내일새벽이면리나를두고떠납니다.
사람은늘만남과헤어짐의연속입니다.
누구나만남이있으면늘헤어짐이있기마련이지요.
제게있어헤어짐은정말견딜수없는아픔입니다.
아주어렸을적에워리라는개가있었습니다.
진돗개종류의아주영리한개였는데
그당시만해도개란밖에서키우다가보신탕용으로잡혀먹히거나하던시절이었거든요.
광견병이돌땐,거리를다니던개를잡아가는망태할아버지가있었습니다.
지금도아이들이말을안들으면
"망태할아버지잡아가게할거다."라는말을하나요?
세상에,망태할아버지가망태를메고내눈앞에섰는데
우리워리가,사랑하는워리가그할아버지의길고큰송곳같은막대기에찔려
어깨뒤의망태로훌쩍던져지는거였어요.
"안돼요안돼,우리워리…"
오빠와나는울며망태할아버지를따라갔으나망태할아버지는뒤도안돌아보고
훠이훠이바쁜걸음으로지나가버렸어요.
초상집처럼울고불고밥도안먹고난리를피웠던우리는
그이후절대로개를집에키우지않았습니다.
작년와까꼬가아기를가졌다할때,이집의나뽈과토니와
헤어지라고내가말했습니다.
나는그때워리의이야기를했습니다.
두마리의큰개를집안에들여키우던아들내외는
풀풀날리는개털이아이에게얼마나해로운지보다는
사랑하는개두마리와헤어지라고말한에미가
비정한사람으로보여졌을겁니다.
언제가는헤어져야한다면,나는새로태어날아기가
개와정을들이기전에보내야만한다고생각했던것입니다.
개와헤어지지못한아들은대신바깥데크에개를내어놓았습니다.
지금도집안을들여다보며원망스런얼굴로나를보는
나폴을보기가미안합니다.
이제떠나는짐을꾸려야하는시간입니다.
저는늘이시간이너무나싫습니다.
서둘러짐을꾸리며혹시나무얼빠뜨릴가봐전전긍긍입니다.
사실어떤물건을빠뜨렸느냐보다는
빠뜨리고가는정이란것에대해서더더욱못견뎌하는데도
마냥물건때문인것처럼안절부절입니다.
사람들과쉬정을들이는성질이못되는나는
쉬끊지도못하는병신입니다.
이렇게힘들어하지않아도1년에한두번씩,두서너달씩있었고
길게는6개월이나있은적도있던이곳이라
마음만먹으면언제든지올수있는곳인데도
다시는못올곳을떠나는것처럼마음이뒤숭숭합니다.
이제는컴을닫고주변에흐트러진노트들을치우고
가방속에노트북을넣어야할시간입니다.
심심하지않게해준이노리개와도
잠깐이별입니다.
다시만날때까지안녕히계십시오
<소리울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