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는 그대로 봐 주셔요.

옛날이야기해나해야겠다.

한창어려웠던시절,

뭐라도해서생활비에보탤려고

체신부에서모집하는"집배원에관한동화"모집에응모했었다.

"집배원과호랑나비"

<어린이와함께>라는카테고리에있는나의글이다.

아이들과마산성주사산길을오르며호랑나비애벌레를키우던체험에다

우리의힘든격랑의시기를접목하여꾸민이야기였다.

운이좋아최우수로뽑혔고체신부장관상을탔었다.

상금은참으로요긴하게쓰여졌다.

그때체신부에서는응모작품들을묶어책으로낸모양이었다.

그때나이때나유랑하는삶이라

아마내게보내진그책을나는받지못했다.

그런데그책을접한사람으로부터생전처음으로팬레터를받았었다.

아마도젊은대학생이지싶다.

그런동화를쓴분은아마도여대생이거나

자기또래의사람이라고생각한모양이었다.

사귀자고…

나는그당시코가석자나빠져강남의학원가로,

또학생들의집으로,하루열대여섯시간을가르치러다니던

소위보따리장수과외선생이었다.

아마,내가처한현실,내나이,그리고현재내가수행해야할일들을

소상하게적어편지로보냈다.인터넷이보편화되지않았을때니까.

그의편지는단한번으로끝났었다.

글이주는묘한분위기는사람의감성을더러자극한다.

베르따라는성당친구는내가뚱뚱하다고늘힐난한다.

"형님,인격이고나발이고뭐가소용이야?

그뱃살부터빼라구요.보기싫은건아무도못참네요."

그녀는뼈를깎는노력으로78킬로의몸무게를60킬로그램대로줄이고서

이렇게나만보면기염을토한다.

요즘자주이웃님들이좋아해서올리고있는,

삼천포시인박재삼씨의남루한모습을직접보고놀란적이있다.

신언서판,그렇긴하다.

옷이날개인것도사실이다.

그러나인격운운까지해가며나를자극시키는그녀의충정이난싫다.솔직히.

소리울이란벤죠님의말씀처럼졸졸흐르는냇물소리도아니고
무님의말쓴처럼새소리들리는싸릿담장도아니고
맑은소리가들리는울타리도아니고
마음의소리를들을수있는맑은마음도아니고
옛동네의한가스나는더더욱아닌나를

그냥예림이,예서,리나,세손녀를둔

전형적인할미인,생각은구식이어서개가물어가게생긴…

이런사람의글이더러오시는분들에게읽혀지면서

우려되는점이있다면,

사람들이생각하는글로보는나의실체와

실제로보는나의실체가다를수도있다는사실이다.

내가가장중요하게생각하는점은나의글과

나의삶이일치하는글을쓰자는일인데

글과삶은일치할지모르지만외면으로비치는

내모습까지일치하는지는나도모르겠다.

제발나를나대로만봐달라고애원하는돈키호테의엘돈자차럼

나를있는그대로봐주십사.

그래야만단한번의팬레터로끝나는인연이되지않을것아닌가.

난사람욕심이참많은가보다.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