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라스의호텔입구
칠라스마을
이문을열쇠로따고인더스강으로가다
인더스강변
축하합니다
칠라스의저녁유병하강윤봉부부님께
화성과금성에서온두별이만났지요
더러는아픈날도다독이며살았지요
오늘은인더스강가에서은혼을맞습니다
삼백예순나날들을씨줄날줄엮어짜며
드디어스물다섯해숨가쁘게달려왔죠
큰나무긴그늘로산고개넘는인생살이
카라코람하이웨이하객들이동반했죠
알콜기운하나없는맥주잔을높이들고
행복을빌어주는맘사랑으로취합니다.
그대삶속오늘하루두꺼운추억으로
곱고도아름다운날새록새록새기소서
앞날도복받으소서진심으로비옵니다
<은혼을축하하며>
쌀뜨물같이뿌연인더스강의석회석녹은물과눈녹은물
이슬람지역인이곳은술을팔지않아서무알콜맥주를마실수밖에없었다.
그래도마냥즐겁게칠라스의행복한저녁을먹은후인데도날은훤히밝았다.
우리차에탔던현지가이드샤히드를꼬셨다.
분홍샤쓰를즐겨입던현지가이드샤히드-그는한국으로오고싶어했다
저녁후데이트를하자고팔짱을끼었다.
오로지인더스강물에발을담그고야말겠다는생각이었다.
북인도에가서는겨우손만호작거리고씻었을뿐이고
그것도잠깐이었다.
알치곰파에서는인더스의우람한강물소리만멀리서들었을뿐이었다.
칠라스오는험한길
샹그릴라호텔정원
기왕코앞의강이니강변의모래밭에모래성도지어보고싶고,
인더스강가의돌멩이한덩이도가져와그림을그리고싶었다.
눈앞에있는강이지만가는길을알수없었다.
남편이내려가보았으나길이막혀있더라는거였다.
현지인을데려가야한다고말하길래가이드는호텔사람과
통할수있을거라는예상이맞았다.
내가샤히드의팔짱을끼니까그는헤벌쭉해져서는호텔지배인을불러
길을안내하라고명령했다.
내가일행들에게큰소리로
"인더스강물에손발을담그고싶은사람은
다따라나오셔요!!"
라고큰소리로말했더니거의다따라나왔다.
거기까지가서인더스에발을담그고싶지않은사람이어디있겠는가말이다.
호텔에서밖으로나가는문이굳게잠겨있었는데그문을열어주면서
빨리들어와야된다고주의를주었다.
많은그동네아이들도따라나왔다.
우리는동요를있는대로부르고점점무너져내리는것같은강속의모래위에서서
히말라야의눈녹은차가운강물에발을담그고손을담그고
평생잊지못할추억의시간을보냈다.
가이드는갑자기무너져내리는인더스강바닥의모래의특성때문에위험하다고
물속에발을담그고서있는우리들을보며기겁을했다.
될수있는대로물가쪽으로섰는데도과연모래는점점미끄러져내려가는것같았다.
인더스강에발을담그고
서른두나그네가하룻밤몸을쉬며
꿈에나그려보던인더스강가에서
손발을담궈보다가조약돌도줍다가
뼈속까지아린아픔히말라야녹은눈이
강변엔모래되고하늘엔별이되고
인더스도도한물결로칠라스를흐릅니다
결고운강모래가발바닥에닿는맛이
어머니가슴같이부드러운따스함이
바람은여린풀꽃들을스치며흐릅니다
어디서왔는건지어디로흐를건지
아득한물음하나화두로삼으면서
오늘은인더스강변에서마냥적셔보렵니다.
<묵상시>
갑자기모래가푹꺼져깊어지는강
칠라스의밤에는별이쏟아졌다.
아래층의정원에놓인의자에앉으니낮동안의더운열기를품은바람이훅하고불어댄다.
전혀시원하지않은바람인데도어쩐지거부감은없다.
강가의습기가있을텐데도별로끈끈한느낌은나지않는다.
한참을앉았다가달이아직밝아서별은좀더있다가보겠다고들어갔다.
또나오는데유성이길게줄을긋고지나간다.
오영수의요람기를생각하면서‘이정원어디엔가별똥별하나가떨어진다면..’
바보같은생각을한다.
하늘만바라보고있으니목이아프다.
하나만더떨어지는걸보고가리라.또하나만…그러다가방에들어갔다.
아름다운곳에서어찌잠이오겠는가말이다.
도저히가슴이설레어서잠을이룰수가없다.
더러더러불은나가서글을읽을수도없이깜깜하다.
새벽에다시나가별을보는데해사하게별빛이흐려져가고있었다.
그런데허여사도나와서별을보았다는데같은장소에서나와부딪치지않았다.
그녀는별똥별을스무개를보았다든가?열다섯개를보았다든가?
교묘하게시간을피해서따로보았다는말이다.
여기앉아별을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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