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왔어요.소리울에서삼천포로.
올라갈때는카라코람하이웨이재모임을위해서갔지요.
남편의사진을동영상으로만들고,
쫓기는시간에제미완성엉터리여행기를급조해서한권의책으로묶어나누고,
복잡한일요일에네시간걸릴걸여덟시간걸려갔습니다.
그리고일행들과여행때의날들을생각하며
저녁을먹고술도마시고..
비오는이천소리울로돌아오니밤12시가넘었더랬습니다.
사실삼천포서서울까지안가도아무도뭐라고하지않고,
바쁘게남편과다투어가며책을안만들어가도되고
디브이디만드느라서울대도서관대자힘들게하지않고
돈들고시간들여잠안자가며그런것안만들어도아무도
야단칠사람도없지만그게우리의힘이고우리의에너지라생각하면서…
상을주는것도돈이생기는것도아닌일을
돈,시간다손해나며며칠째얼마나스트레스를받았는지…
만들어간디브이디,소책자가다날아가버리도록성황리에모임은끝났습니다.
그리고그뿐입니다.
그책을다읽은건지.가져가신동영상을다볼건지도알수없는허무한일인지도알수없는걸…
다신명때문에하는것아니겠습니까?
신명이없으면못하는일입니다.
어제는하루종일서울에서볼일을보았습니다.
병원에서투병하는암에걸린시누이도가서뵙고
그런모든일다보고나니정작용인에동그마니작은무덤에누워계신
우리엄마무덤은갈시간이없어서,삼천포가면언제올지모르니까,
삼천포로내려가는길에,밤중에엄마가누워있는천주교묘지에가서
도둑처럼묘지쪽에자동차헤드라이트를켜고
관리인들이미친듯이대충깎고마른풀을걷지도않은묘지를정리하고
엄마에게남편과함께절두차례올렸습니다.
그나마함께가주는남편이얼마나고마운건지모르는데
가슴에불평만너무많이남아그고마운마음전하지않았습니다.
그리움이싸아하니가슴을밀고올라옵니다.
재작년에심어둔엄마가좋아하는소국은해를거듭할수록
더욱더자리를잡아가며동그맣게꽃이피고향기를내뿜습니다.
초승달이새하얗게떠서꼬마색시처럼아름답던우리엄마모습처럼상큼합니다.
엄마가너무나보고싶었습니다.이나이에죽은엄마가보고싶다니말이나됩니까?
펑펑울고싶은걸참으니까꺽꺽목에서숨넘어가는소리가들렸습니다.
"얘야,울지말거라.그만하면되었니라"
엄마는아마도그렇게말하셨을겁니다.
꾸벅꾸벅졸며운전하는남편의운전대를내가잡고오며
나도오는잠을쫓으며크게노래를불렀습니다.
"타박타박타박네야너어디를울며가니?
북망산의우리엄마젖먹으러울며간다.
산높아서못간단다
물깊어서못간단다
산높으면기어가고물깊으면헤여가지
참배줄게가지마라문배줄게가지마라
참배싫다문배싫다우리엄마젖을다오…"
새벽에돌아왔는데조금눈을붙이고일어나니
고성,시가댁의산소에벌초를시켰던일을잘해두었는지보러가자는겁니다.
선산으로가는길,삼천포에서공룡발자국터를보며
해안가로고성가는길은가을이완연합니다.
내일은지오스님,내오빠의생일입니다.
하나밖에없는내혈육의사람이참나를힘들게할때,
나는그의한심한경제관념에,계산없는베풀음에,그리고
하나밖에없는아무힘없는동생인나에게짐을지울때
나는남편에게체면서지않음이,자존심상함이못견뎌서죽을것만같았습니다.
그렇지만혈육은힘든다고지우개로지울수있는존재가아닌
운명입디다.그나의운명인사람이내일생일입니다.
나를기다리지않겠습니까?
이래저래정말하루도빠꼼할틈이없군요.
다사는일이이렇듯힘이들지요?
나만그렇지않아서많이위안이됩니다만,
다른사람은나처럼늘바쁘고아프지않고여행같은것안가셔도좋으니
일주일이라도자기일정에의해,자기계획에의해배울것도배우고
정신차려살면좋겠습니다.
슬픔은체면을걸면사라질테지만마음의심연에갈아앉아있는,
조금만흔들면기어올라오는큰덩어리의화는좀체로달래어지지가않는군요.
고질병이나되지않았으면…
오랫만에인사를드리는꼴이말이아니군요.
이렇게저는감정에충실할뿐입니다요.
숨기는일에익숙하지못해서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