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쓸한 추석

최근들어처음으로정말로쓸쓸한추석이될것같습니다.

사람을좋아하는저희는늘사람주변에서살아야하는모양입니다.

둘이서만추석을보내보지않아서마음을어찌할줄을모르겠습니다.

작은놈은멀리알라바마에있고

큰놈은홍콩으로이사를가버려서아무도찾아올사람도,

이렇게멀리떨어져있으니친척을찾아가기도쉽지않은거리에있습니다.

소리울에서,아니면다른데서,차례를지낸후엔늘접니다님과

사나흘을보냈는데우리가너무멀리와버려서

아마접니다님도많이쓸쓸하실것같네요.

어쨋거나큰아들이장가가기전에는아들들과명절을보냈었고

큰아들이장가가고부터는며느리와

추석날송편을빚었습니다.

손녀들이크면서손녀들도함게송편을빚었습니다.

기특하게도며느리는내가가르쳐준송편만드는법대로

송편만들기를좋아합니다.

사서먹는송편은맛이없다나요.

포도를삶아체에걸러서하얀떡쌀에보랏빛포도물로익반죽하고

호박을삶아내려서노란색깔이들게하고

쑥을넣어초록색,홍콩에선쑥이없어녹차가루로만들었더니

쉬굳지않고좋았습니다.

송편의고명은늘참깨에설탕을섞어합니다.

더러밤삶은것도하지만참깨를더좋아합니다.

얼마나예쁘게만드는지그래서예쁜딸둘을낳았나봅니다.

솔잎을깔고쪄내면솔향기가솔솔온집에퍼집니다.

홍콩에잠깐살때아홉접시나담아나누느라갖고나가는그아이를보면서

우리집식구가영락없구나저리나누는걸좋아하니…

이젠됐다걱정이없었습니다.

하던병이라송편가루를빻아왔습니다.

연일울산으로밀양으로순례를다니느라산길을탔더니

몸살이난모양입니다.

찍어온사진도올리지못하고오늘은하루종일누워있었습니다.

송편가루는냉장고에가득들어있는데,

먹을사람도없는송편은만들어무얼어쩌겠다고…

구름이잔뜩낀하늘에달이더러더러고개를내밉니다.

하루종일생각에잠겨뒤척거리다가

견딜수가없어서24시목욕탕에다녀왔습니다.

고독은도라하고외로움은병이라하시던신부님의말씀이생각납니다.

병이라하기도,도라고말하기도

지금제가겪고있는이경지는애매하기만합니다.

쓸쓸한것은외로움입니까?고독입니까?

참으로허망한말장난이로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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