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에 처음 쓰는 글

느릿느릿산다는거

빈둥거리며산다는거

명상을위해서는참좋은일인것같다.

어제죽림굴성지에다녀왔다.

하루열곳을,아니열서너곳을

미친듯이,거기가지않으면안되는것처럼,

올해안에한국의순교성지들을다안보면안되는것처럼

차분히명상을하고차분히걷고해야하는데도

춥기전에다다녀야한다는사명감으로다녔다.

모처럼그런바쁜일정으로다닌게아니라

느릿느릿,천천히

그곳죽림굴의가을산은,

그산꼭대기의갈대평원은,그래서더눈물나는곳이었다.

호랑이가나오고박해자들을피해숨어살던,

나무나해서팔고,숯이나구워서팔고

목기를만들어팔면서

굴속에서기도하며연명하던산죽이많아서죽림굴이라던그곳

생각이많은하루였다.

산다는게무언지,살아야한다는게무언지

오로지신앙심하나로그모진박해를피하며

신브님을도우다숨져간동정녀김아가다

넉달동안이나굴속에서피해살아야했던최양업신부님..

아침늦게까지뒹굴뒹굴누워

그흔들리며흐르던갈대밭을생각했고

그굴속에서기도하던신앙의선조들을생각했다.

불평이어찌생길것인가마는

삶은늘하던버릇대로

순간순간불평이,나쁜버릇이자꾸만생기고만다.

마르고있는곶감을손보며

게으르고게으른하루를추스른다.

글은나의전부를보여주지않고

내국소만을보여주기때문에

나의치부가다보여지지않는게얼마나다행스런일인지…

이런게치사한나의요즈음의행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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