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력이 넘쳤던 날들

정말미안합니다.

어른들을두고어딘가에오래가있을땐

행방을알려야함이도리라고늘아버지에게배워왔습니다.

어디간거냐고궁금해하는사람들이계시길래

화들짝놀라며삼천포로돌아오자바로글을올립니다.

7일부터빼빼로데이라는11일까지(11월11일1자가넷있다고)

닷새동안이공백이었군요

제가가장영적으로존경해마지않는접니다님의어머님께서돌아가셨습니다.

사실은서로그리워하는것만으로고마운일이라던

제가사랑하는비봉언니를삼천포에서만나기로되어있었는데

참,그것도마음대로안되더군요.

언니에겐정말미안했습니다.

출장온아들을마산에서만나고6일밤에서둘러서울로갔지만

너무늦어소리울에서자고7일장례미사가있는날,

성모병원,출관예절만보고제가다니던방배동성당을거쳐

안성장지에까지갔었습니다.

남편은접니다님의아버지때처럼사진을찍어삼우제전날까지

다른나라로떠날가족들이사진을나누어보시고

기념될만한기억들을서둘러드리려고동분서주…

이젠머리가허연할아버지인데도카메라를메고왔다갔다했지요.

어디든죽음이기쁠수는없어서

남몰래눈물을흘렸습니다.

아직은만약,제가죽는다면…그생각은없고엄마생각이나서그랬습니다.

마침홍콩에서출장온아들도성모병원에문상을다녀간모양인데

무슨느낌을받았는지엄마아빠건강하시라고전화를하고

홍콩으로떠났습니다.

장지만아니면,참가을산은아름다웠습니다.

낙엽은,언제나처럼보이지않는부활을준비하느라고서걱였습니다.

충무로에필름을맡기고금요일을넘겼습니다.

토요일,8일은성지순례를함께가는베드로부부가

버스를타고대전으로왔습니다.

아침일찍부터도시락을싸가지고대전터미널에서만났습니다.

성지의언덕에서나누어먹은도시락.

비싼식당에서먹는것만큼이나맛있었답니다.

묵은지빨아서볶은김치랑고추장아찌반찬뿐이었는데도.

대전교구성지황새바위,공주중동성당,수리치,요골공소를물어물어다니다가

밤열시에충무로에맡겨놓은사진을찾아서앨범을만들어

삼우에묘소에가실접니다님께갖다드렸습니다.

식당자리를좀빌어사진을붙이는데삼천포에서와종일운전을하고

황새바위수리치등의산꼭대기성지를걸어다닌베드로씨가

오래기다려야해서피곤해할까봐참으로미안했습니다.

일요일은하루종일죽산성지에서시작하여서울교구의성지를다녔고

월요일10일은창덕궁을보게되었어요.

특별답사팀으로가는행운을얻어다른사람들에게는공개되지않는곳까지…

아주후미진곳에있는’빙천’이란곳.

물이또르르소리를내며

오래그렇게흐르다가좁은홈이파인물길도보았습니다.

(절대비밀이라했는데자랑하느라고그말까지해가며…)

그날도새벽에는양근성지,

조정경기장부근의구산성지를돌아보고창덕궁으로갔지요.

화요일까지시간을희생하며함께하겠다는베드로내외가눈물나게고마웠습니다.

그래서새벽부터여주청소년수련원뒷산의범골,

사상유례없는육시형을받은황사영의무덤,

성인남종삼요한의무덤,

그리고수원교구의남양순교성지와

지금한창조성중인요당골성지를다녀왔습니다.

시간의너무늦었지만정말거기까지가서

지나친다면언제또다시갈수있을까보냐고

달님이있으니가보자고우겨서

달밤에요당골성지에서귀신들모양웅얼웅얼기도를하고

소나무에걸린달을보고성지를거닐면서

십자고상앞의7개순교자들의무덤을앞에서

내삶을추슬러보았습니다.

그런데너무늦은시각에삼천포까지버스를태워보낼수가없었습니다.

사실은소리울에서우리는남아있기로되었던일정인데

함께삼천포까지우리차로와야할것같았습니다.

아무것도챙기지않은그대로그냥내려왔습니다.

인터넷도끊어둔소리울에있으면모든자료가정리가잘안되기도해서

15일날다시올라가야하지만내려오기로한것입니다.

무엇이든지끝장을내고야마는성격은늘분주하고바쁘기만합니다만,

이가을,한국의성지를돌아보기로한우리의결정은

참으로잘한일인것같습니다.

활력있는매일이기다리고있다는게

얼마나신나는일인지…

재빨리뭐든보여드리지못해서정말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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