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홍산 역사지구에서

적봉에서1시30분점심후의에피소드-바디랭귀지


점심시간이다.

점심후박물관이문닫기전에서둘러점심을먹었다.

기름끼많은중국음식의냄새는싫었지만늘따끈한차가있으니

그나마견딜만하다.가방속의멸치를꺼내고김도조금꺼내서한끼를때운다.

어디서나식성이좋으신정선생님을보면참부럽다.

무슨음식이나맛있게드시는것도내공이필요한일이다.실은…


대역사가강만길교수님께서화장실이급하셨다.

종업원에게‘레스트룸’하고물었다.

그들은멍하니무슨말을하는지의아해했다.

강만길교수님의후배인남편이도와드린다고나서서

종업원에게바디랭귀지로손씻는시늉을했다.

종업원은아하!하는표정으로웃으며의기양양하게

식당구석에있는작은세면기있는데를가리켰다.

그래서남편은손사래를치며이번에는바지를내리는시늉을했다.

그제서야고개를끄덕이며화장실로안내하는종업원.

남편은어쨋거나목적을달성했다고의기양양했다.

일을보고나오신강만길선생님은박장대소를하시면서글감이라고하셨다.

멕시코공항,터키동부등,영어가잘안통하는곳에서

우리가자주쓰는수법이었는데선생님은그무식한방법이더잘통하는걸

모르셨나보다.

그래도레스트룸정도는종업원에게가르쳐야하는것아니냐면서….

언어란소통이원칙인것을….


적봉박물관

그들이편년을미리짜서만든연표와홍산문화유적들을많이전시해두고있었다.

문닫을시간전에열심히보느라고바빴다.

여러가지유사한유품들이눈에띈다.

박물관과관계있는이야기는정수일선생님의강의가진수이다.

다음편에쓰겠다.

홍산에올라


홍산에닿았다.

붉은산이앞을가로막는다.

우선최초의집터형상을보았다.

이곳저곳을훑어보다가전망이좋은곳에서

정수일선생님의강의를듣는다.

11시25분파림좌기

요를세운야율아보동상

요나라태조야율아보의동상이서있는도시.

요나라의첫수도였던곳파림좌기이다

파림좌기의박물관은점심시간으로굳게문이닫혀있었다.

요나라상경궁터에서다.

우리의고대역사학은참미미했다.

우리는이곳에올수없었고북쪽에서는근대학만죽도록파고들었다.

그래서이만주벌판에서행해진우리의고대사는발전할수없는처지였다.

고작1933년대에러시아의학자가고구려성과중국성을비교하여

우리의성은기단은돌로되어있고성의형태는삼면에서서들어오는형태의치성이었고,

중국의성은반월형으로옹벽을쌓았으며흙으로다쌓았다는발표를내어놓았었다.

그러나아직도이곳에문화가그때의수준을벗어나지못하고.당시의러시아나일본인들이연구했던것이상으로발전할수없었던것은접근자체의어려움이기도했고그러니자연그냥버려둘수밖에없는실정이었다.

그러나이주변의오래된사람들은이파림좌기에있는성을고려성이라고말들을하고있는데정수일교수님의추측으로는먼저고구려성이있었는데요나라가그뒤에이곳에성을쌓지않았겠나하신다.

이성은남,북성으로길이8.5km제일높은곳이7.5Km문은40개쯤있었다한다.

우리는북성쪽언덕에서서망연히성의테두리를바라보고있었다.

아무것도할수없는이곳에서서다만구경꾼이된것만도이사실을확인하러온것만도자랑스러워할수밖에없는현실앞에서가슴아파야했었다.

더러고구려연구사학회팀이다녀가긴했을거라고…그렇지만그들인들어찌할수있는건아니지만그래도많은관심있는사람들이생긴다면무엇이달라져도달라질게아니겠느냐고위로를하면서노인들이길에서앉아우리를구경하고있는그곳을떠났다.


아,고구려-파림좌기상경궁옛터에서


동서남북빙둘러봐도

산이고들판이다

드문드문포플라가서있고

들판자욱이정오의햇살이뜨겁다


언덕배기로오르는반들반들한자갈길을걸어

차가다니고마차가다니고

수레가지나는길을건너

옛궁궐터라는작은표지석을읽고

옛일을상상한다


저멀리마흔개의성문으로

젊은아낙과남편들은삶을짊어지고

그문을걸어서들어왔으리라


간난아이가태어나고

나이먹은사람은죽어가고

고단한나날들이지나면아름다운날도오겠지

그들은꿈꾸며하루를살아갔겠지


지금처럼노인들은거리에나가

지나가는사람들을구경하듯

낯선광경을보듯

망연히지난한하루를보내고있었으리라


가장평화로운모습을하고

가장한가롭게앉아서

마음은얼마나복잡했을까?


언제나싸움으로들끓는세상

전쟁,평화,전쟁,평화

그짧은기간의연속으로오늘에서다

옛일은까마득한데

아,고구려여

<소리울묵상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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