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둔토리 루도비코 성인 은신동굴

수원교구

둔토리루도비꼬성인성지:성남시분당구운중동국사봉(031)711-4268


더러정신문화원쪽으로가본적이있다.

논문자료를구하러갔었고,판교에산적이있어그곳이별로낯선곳은아닐거라생각했다.

경기도성남시분당구와의왕시를잇는342번지방도중간쯤에서

위로올라가서울외곽순환고속국도밑의터널을지나면있는곳이라는데

판교신도시건설로도로는파헤쳐졌고네비게이션도말을안들었다.

토요일오후,길은막히고가을비는추적추적내린다.

분당마태오성당에서표지판을붙여둔길.등산객두어팀을만났을뿐,

비오는토요일.굳이미끄러운산길을등산올이유가없는한적한깊은산속이다.

화살표는잘그려져안내를하고있었다.

터널도지나고또계속걸어야했다

궁금증이생길때마다적당한거리에붙어있는안내표지판.

그곳에가보았다던두명의친구는아주가깝다면서대수롭지않게말했었다.

그래서한방울의물도밀감한쪽도준비하지않고오른길.

가도가도방향표시의안내판만있지,그끝이어디인지

앞으로얼마를가야하는지는써두지않았다.그것만도다행인건사실이다.

아무것도없는곳을헤맨적이많았으니까…

가파른깔딱고개를거의한시간도더걸었지싶다.

십자가의길이보이고기도를하면서숨이턱에닿도록걸어가는데

14처가끝난지점은중턱이아니라산꼭대기였다.

그리고도성지는더가야한다고방향표시가되어있었다.

꼭대기까지왔는데이제는산을넘어야하는모양이다.

산꼭대기능선을한5분타고가니까내리막길로가는안내판이붙어있었다.

두분수녀님이이빗속에도먼저오셨다.

고개를숙여야들어갈수있는좁고눅눅한동굴안에

십자고상,성모님상,촛대,그리고조촐한꽃이놓여있다.

그동굴이1866년병인박해당시새남터에서순교한서루도비코(볼리외,Beaulieu)신부가

박해를피해숨었던동굴이다.


조선에입국한선교사들중에가장어린나이인26세에

혹독한박해의칼날에목을떨군서루도비꼬볼리외신부가은신해있던이동굴에는

박해의퍼런서슬에맞서오로지복음선포를위해낮선이국땅에서숨죽이고지내야했던짧은삶,

그러나뜨거운신앙의열정으로불탔던성인신부의자취가서려있다.


조선땅에발을들인지겨우9개월,그짧은시간을위해

그는고국인프랑스에서이곳조선까지무려10개월의여정을멀다않고찾아왔다.

그렇게어렵사리도착한조선땅에서그는행여누가볼세라

상복차림으로산과들길을발이부르트도록걸어박해의그늘아래숨어있던교우들을찾아다녔다.


1840년프랑스보르도교구의랑공(Langon)에서태어난그는

1857년보르도신학교에입학해1862년부제품을받은후이듬해파리외방전교회에입회했고

1864년사제품을받음과동시에조선의선교사로파견된다.

그해7월프랑스를출발한볼리외신부는다음해1865년5월27일,

열달이넘는긴여행끝에비로소조선땅에도착한다.


작은교우촌에서조선말을배우고병인박해가시작되던1866년2월,

성무를수행하는데어려움이없을정도가되자

베르뇌주교는경기도광주(廣州)지방을임지로맡긴다.

볼리외신부가짐을꾸려막임지로떠나려할무렵,

한양으로부터베르뇌주교가체포되었다는소식을듣자한교우의집으로몸을피한다.

베르뇌주교를밀고한교우의말에따라묘론리(현성남시운중동)로내려온포졸들이

세례받은지얼마안된한교우의인도로들이닥친것이다.

이미모든것을각오하고조금도굽힘이없는태연한자세로

포졸들의뒤를따른볼리외신부는뒤이어붙잡힌도리신부와함께이튿날인28일한양으로압송된다.

양손이붉은줄로가슴위에묶이고머리에는중죄인이쓰는모자를쓴두신부는

들것에실려새남터에서참수형을받고왜고개에임시로안장되었다가명동대성당에안치되었다

스물여섯의꽃같은나이에순교한그는1968년로마베드로대성당에서교황바오로6세에의해시복되고

이어1984년5월6일교황요한바오로2세에의해성인품에올려졌다.

하후현성당의주보성인인그는국사봉깊은산속좁은공간에서몸을피하며이국의교우들을보살폈다.

그분의슬픈일생을짧은약력에담은팻말이동굴앞에서있다.


비가오는데동굴속에서수녀님두분이간절한기도를드리고있었다.

서로인사를나누었다.성심수녀님과빈첸시오수녀님.

근처에서빈민사목을하시는분이시다.어제도돈이없어서장례를못치르는

노인의초상을무상으로치러주셨다한다.안또니오라는..

필자와본명이같으니기도많이해달라면서…


시간이많지않아서로많은이야기는나누지못했다.

빈첸시오수녀님은산길을잘못걸어서주교님모시는것보다더힘든산행이었다며

성심수녀님이웃으신다.천사같은미소…

필자가들고있는자료에서루도비코성인이야기를들려달라고말씀하신다.

하후현성당으로가보고싶다고하시기에주소와전화번호를알려드렸다.

세시간이넘게걸린산행길

비오는산길을오래걸어본건처음있는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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