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11월의창덕궁,문화재위원님을모시고
화려하고도우아한고궁,창덕궁산책을한날에찍은것입니다.
12월첫날입니다.
우리인생에주어지는날들이달콤한장밋빛만이아니란걸
우린이론적으로는잘압니다.
그런데도밀어닥치는파도를우리는참견뎌내기가어려울때가많습니다.
간간이보이는이웃님들의아픔이물흐르듯얼른지나가버리라고
바람이지나가듯그렇게건너가버리라고기도합니다.
어제손님들과먹고마시느라너무늦게까지놀았고,
암스텔담의안토니오씨를보내자갑자기피로가몰려왔습니다.
목욕탕엘갔습니다.
여자들이좁은찜질방안에서왁자하게이야기꽃을피우고있었습니다.
김장에관한이야기가주제였습니다.
입을꽉다물고앉아듣기만하는나를힐끗힐끗쳐다보면서
더러는소리를낮췄다가다시큰소리로이야기합니다.
그분들은하루의일상을이렇게활력을받으면서시작합니다.그분들을보면서
쉽게입이열리지않는나를나무랍니다.
"댁이어디셔요.가서좀버물러드릴테니한포기주실래요?"
그렇게말하기를기다리며힐끗거리는그분들앞에서나는끝내
말한마디도할수없었습니다.
돌아오는길에접때굴을까팔던허리굽은할머니를만났습니다.
지팡이를짚고허겁지겁,금방넘어질듯하여
"할머니좀부축해드릴게요."
할머니는고마워합니다.
아들도없고딸하나가생활비를조금보태준다고합니다.
"남편이란물건은첩년을얻어서진작에나가버렸지."
조금만친절을베풀면순진한할머니들은
비밀스런사적인일도그만털어놔버립니다.
유람선선착장에서우리아파트앞까지한20분함께걸어오며한이야기는
할머니의인생전부를요약한것이었습니다
제가만났던봄엔굴도잡아까팔수있었는데
지금은허리도더많이굽었고더러정신도없어질때가많다고합니다.
"내가왜공연히삼천포엘나갔는지몰라."
내가살던대방동에서삼천포부둣가시장은차로는5분거리도안되는걸
그분들은삼천포에나간다고말합니다.
허리아프면서분명무슨일이있어서나갔을텐데왜나갔는지몰라
그냥들어오시는길이라고합니다.
.거기놓인의자하나가할머니가쉬시는장소입니다.
그때도그랬던것처럼…
할머니에게주어진시간이이제얼마남지않았는지도모릅니다.
쉰살부터허리가굽으셨던시어머니생각에마음이아파옵니다.
귀한손자한번을못업으셨던우리시어머니,
우리앞에얼마의시간이남았는지누군들알겠습니까?
언제죽을지,어찌죽을지,어디서죽을지모르는세가지일만이
인생에서확실한거라고,그건특정인이아니고만인이공통된거라고
하시던말씀이생각납니다.
좀더깊어질목적으로3박4일피정을떠납니다.
암울한세상에머리에지진이날것같다는내큰아들과
몇번의실패와오랜동안의노력끝에애써마련한
아름다운가게를잃어야하는미국의내작은아들.
그들이다시쓰는새로운인생에더큰의미를담게해달라고
깊은묵상에잠겨볼생각입니다.
물론그들스스로그걸느껴야할일이겠지만…
인생의쓴맛매운맛,짠맛을음미하다보면
다가오는단맛이얼마나감사한지알게될것입니다.
단맛또한반드시오게될것이니까요.
그들은너무젊고,나또한아직은많이젊다고합니다
"엄만,내친구들엄마에비하면아가씨예요.
좋은시절잘보내셔야합니다."
엄마늙어서큰일났다고어찌해야하겠냐고징징대지않아서
참으로다행이고고맙습니다.
좋은묵상지도자분을모시고가는길이라훨씬든든합니다.
잔잔히흐르는물은아무일도하지않는데
밀려드는파도가우리를떠민다고해서정신똑바로차리고
순환의원리에몸을맡겨보기로합니다.
로맨스,환멸,기쁨,로맨스환멸,기쁨….
지금우리가엘돈자라면노력과쇄신을거듭하고
서로를위해격려와기도를아끼지않는다면
어느날덜시네아로변신할수있을겁니다.
잘다녀오겠습니다.
***엘돈자:동키호테를희화화한"라만차의사나이"에서
동키호테가사랑하는열등의식에사로잡힌여인.
***덜시네아:엘돈자와동일인인데동키호테의지속적인격려로
자신감에찬여인으로변신하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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