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것으로 받은 일본 성지 순례 4

히토요시고성주변을돌아본밤산책길


저녁후산책을나갔다.

700년의역사를가진성곽도시인히토요시시에는이지역을통치한

사가라씨의거성이었던히토요시성터가있다.

밤산책길에불이은은하게비추어져밤의분위기가아름다웠고,

구마강에빠진가을경치가숨이막혔다.

난생처음그렇게큰은어를보았다.

빨리물속으로들어가손으로잡아보고싶은은어.

다리위에서강속을헤엄치는은어떼를보는것은정말신기했다.

자세히보면어린치어들도수없이많았지만거대한은어떼가

강속에서유유히움직이는모습은놀라웠다.

한참을다리위에서강물을내려다보며그신기한광경을보고있었다.

제법깊어보이는데도강속이훤히다들여다보일만큼맑은물.

일본은도심지를흐르는냇물도맑음을유지시키는일을중요하게여긴다.

그러니은어를잡기도않고물은항상이렇게맑게흐르리라.

사ka들을놓칠까봐서둘러강물에서눈을떼고길을걷는다.

다리를지나고김이무럭무럭솟아나는온천지역을또지나게된다.

그렇게천천히걸어서히토요시역으로가는길이다.


연세가지긋해보이는여인한분이인사를한다.

“한국어디서오셨나요?”

한국말로묻는그분은연세를잊은듯너무나천진한웃음을지니셨다.

“아니여기사셔요?언제부터사셨나요?”

신부님과일행들은이미멀리가셨기때문에질문을빨리했다.

50년도더오래전에일본에서살고병원을하시는남편과산다고했다.

우리가묵은여관에서저녁을먹고오는길이라고하면서,자기는천주교신자라고한다.

히토요시에도성당이있고신자도있고,그리고길게하고싶은말씀이많은듯했는데,

낯선길에서일행을놓치게될까봐조바심이났다.

신부님을뵙고싶다는데이미신부님은역까지걸어가고계셨다.

신부님께서는만나뵐걸그랬다고아쉬워하셨다.

이미일행몇이흩어져서포이신부님은엄마를찾는다고여관쪽으로가셨다.

박회장과멜라니아와엄마는서로찾아다니느라,길이어긋나고헷갈리고있었다.

일교차가심해진밤길을제법찬바람을쏘이며걷느라고감기가들지않으면다행이었다.

히토요시여관에거의다와서보니바로옆에국보가있는

히토요시·구마지방의수호신을모신아오이아소신사가있었다.

다음날아침에그곳을가보리라계획한다.


제2일:12월3일구마강,갈릴레아호수처럼….


구마강이다모이는‘수향水鄕’이란방.

물의고향,수향…아마그곳은갈릴레아호수쯤이아니었던가.

일행은다같이유카타를입고따뜻한온천물로목욕재개를하고

거룩한마음으로신부님의방‘수향’으로찾아들었다.

미사를봉헌하는시간.

성인의행적을들으며성인이걸어갔던길을헤아려본다.

스페인에서인도,아프리카,일본,그리고중국에서돌아가시기까지

프란치스코하비에르성인이걸었던길은용기와열정이아니면불가능한일이었다.

성인이이땅에온1549년8월15일,일본땅에최초의서양문물을들여온사람.

그용기와열정으로꽁꽁다져진,12월3일.바로오늘이공교롭게도그분의축일이다.

우리가이어려운시기에이곳까지찾아온것도용기와열정없이는불가능한일이다.

얼마나뜻깊은날인가.용기와열정의덕목을구하는기도를해야할것이다.


본당신부님의말씀에귀를기울인다.눈앞에하비에르성인이계신것같이생생한말씀을전하신다.

정말너무나많은깨우침을주시는분…탁덕이란용어가어울리는분이시다.

부드럽고고운음성.주일마다강론준비를꼼꼼하게하시는그런분은아마도드물것이다.

진지하게풀어가시는그분의말씀은무게가실려있었다.

우리의삶도그리스도적삶은살아야하며,마지막열정을태워

한생을마무리하는저붉은단풍처럼한해를아름답게마무리하자는청원을드리자.

신부님의등뒤로구마강이보이고물오리가참방대고있다.

하얀날개를훨씬펴고두루미가두어마리날아간다.

고즈넉한분위기,안개도자욱하게끼었다.아마도맑은날이되려나보다.

동반자18사람들,두분신부님과팔순의큰신부님어머니와조카민들레,

어머니의대녀인이신부님의엄마와멜라니아대녀,엘리사벳모녀

또팔순의요아킴선생님.박회장부부와천하부부와사무장과

젊은일꾼총회장을비롯한4인방이모두이다.

마치갈릴레아호수에서처럼모두는둘러서서경건해질대로경건해진마음들은

전율이일만큼감격에차서울먹거리며이미성스럽다.

“주님의뜻을이루소서.

고요한중에기다리니.

질그릇같은이마음에

당신의얼을채우소서.“


복음을읽는이신부님은독특한미성이다.

그분의유카타입은모습은특별히아름답다.마치일본사람같이자연스러워보인다.

사제의등뒤로아침햇살이강물에꽂혀보석처럼영롱하다.

오리가족은더욱선명하게물위를떠다닌다.

새붓을잡아새을“乙“자를써둔듯이…

‘이곳에다시오게해주소서.’

더러휴식이필요할때가많았다.고요한휴식,바쁘게다니지않고머물러쉬고싶은날

이곳에오면좋을것이다.


아침식사는1층식당에서,히토요시료칸의안주인은고추장을한통담아

여행중에한국음식생각나면먹으라고사양해도막무가내로전해준다.

아침목욕탕에서묵주두개를두고왔다.늘이런실수를자주범한다.

실수쟁이!!가고시마로떠나가다가되돌아가서묵주를찾았다.

다시오게해달라는기도는금방이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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