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쿠지의 온천지대에서 10

기쿠지와가토오기요마사

“인생만사새옹지마”라했던가?

안개의도시키리시마에서점심을먹을거라고찾다가길을잘못들어들어간근처의스키장.

아직은개장이안된그위락시설에는숨이막힐만큼아름다운풍광이펼쳐져있었다.

길바닥에깔린풀마저도아름답게보이는장소.

멀리화산에서피어오르는연기가신비스러웠고파랗게깔린잔디밭은유난히싱그러웠다.

스키를멋지게타는토끼그림이있는기념스탬프를그곳에서찍었다.

12월이지만이곳기후로스키장을개장하기는너무이르다.

그들이마스코트처럼여기는너구리도자기가비싼값으로팔리는모양으로,

줄줄이큰것작은것순서대로전시되어있고,

도자기랑유리공예체험장이있어서구경도할수있는곳이었다.

그곳에서붓글씨쓸때먹물을훑어내는100엔짜리도자기공기하나를샀다.

‘호로바’라는야트막한언덕에자리잡은그곳에서

일본의불경기를체험하며일본여행하고처음으로푸짐한인심을본다.

갖가지고기를푸짐하게야채를곁들여서구워먹었고,

한잔씩분위기에걸맞은술도마셨다.

그시간은그들이점심을내기로되어있는날이었다.

점심후,기쿠지온천지대로간다.

기쿠치의온천지대는구마모토와가까이있다.

가토오기요마사의가신이었던기쿠지는이지역에살았었고

그집안의이름이지역이름을대신한다했다.

가토오기요마사는도요토미히데요시의오른팔로구마모도성을쌓기도했다.

가토오기요마사는임진왜란때진주성싸움에서김시민과힘든싸움을했고,

울산싸움에사명당과한판말씨름에서대패한일화로유명하다.

왜장가또오기요마사(加藤淸正)는모든스님들을결박하고,

서릿발같은총칼을세워위엄을떨고,

사명당은석장(錫杖)을집고수염을휘날리며걸어나가그와마주앉았다.


서로말이통하지않기때문에붓으로글을써서의사를전하는데,먼저가등이

此寺有寶乎(이절에보물이있나?)

山僧無以爲寶.但汝頭爲寶(산중에보물될것없고,다만너의머리가보물이로다.)

성난눈초리로사명을한참노려보던가등이다시붓을들어

何謂也(무슨뜻인가?)

사명은즉시

(방금우리나라에서왜장의목을배어오면,높은상과벼슬을내린다고했으니,

네머리가바로보물인데,보물은네가갖고있으면서어디달리보물을구하느냐?)

통쾌한이야기라오래기억에남는이야기였다.

임진왜란중,1592년10월5일진주목사(牧使)김시민주도하의진주대첩은

어릴때진주에대한긍지를심어준전쟁이야기였다,


진주성에서2차에걸쳐큰싸움이있었는데

1차전투는나가오카다다오키휘하의왜군약2만명과김시민이지휘한

3천800명의조선군과의치열한공방전이었다.

이때,마른갈대에화약을싸서던지고끓는물과큰돌을던져필사의항쟁을한조선병사와의병들..

의병대장곽재우의활약도컸었고,김시민장군의활약과필사의각오로

왜군의공세를무찔러이겼다.

왜군은6일간의대접전으로막대한피해를본채패주했는데,

이싸움의승리로그들은호남지방을넘보지못하게되었다.

제1차전투에서의큰참패로위신이손상된히데요시는진주성이함락되면

성안의사람과생명있는모두를죽이라고가토기요마사(加藤淸正),

고니시유키나가(小西行長),우키타히데이에(宇喜多秀家)에게

특별히복수전을명령하면서제2차처절한진주성싸움을예고한다,

1593년6월15일부터18일까지함안,반성,의령을점령하고,19일10만병력으로진주성을공격,

10여일간항전하던3천여명의군사와6만여명의주민들은진주성함락과함께전멸되고말았다.


강낭콩꽃보다도더푸른그물결위에

양귀비꽃보다도더붉은그마음흘러라


진주남강을노래한수주변영로님의시와함께왜장을끌어안고죽은논개,

수없이들어온김시민장군과가또오기요마사의이야기.

저주를퍼부으며촉석루서장대를오르내리던시절에기억된기요마사.

그의가신이이곳기쿠지에살았다하니,감회가새롭다.


기쿠지일가가이룩한이곳호텔에는한글판안내리플렛을준비해두었다.

그곳에적힌내용들로보면1274년,81년몽고군의습격때

혁혁한공을세운사람이제10대기쿠지다케오이고,

12대기쿠지다케도키가히데요시의가신이었나보다.

이곳이무로마찌시대에학문의도시,에도시대에농산물유통단지였단다.

기쿠지계곡의자연과공원과신사의벚꽃들하며온천도유명하다하니..

세상은참요지경속이다.

이런곳을좋아하며온천욕을즐기는것도피정의한방편이아닌가?

모든사람을사랑으로대하여라.

오른뺨을치거든왼뺨을내놓으라.

그들은어색한한글번역으로온천욕즐기는법을적어두어웃음을자아내게했다.

바깥으로나가면야외욕탕이다.

서늘하게바람이불어오는곳에온천물이뜨겁게가득찼다.

창밖에는초록색으로뒤덮인절벽으로기쿠지의사계를찍은대형사진의걸려신비스럽다.

물은반짝이며에메랄드빛으로보석처럼파랗게흘러내린다.

그곳은얼마나고즈넉하고아름다운온천지역이었는지…

호텔에서의저녁도깔끔하고거룩했다.

식탁에나온연어요리를보고일본의음식문화에대해서이야기하시는신부님,

회기본능이있는연어를일본사람들은정초에꼭식탁에올린단다.

나갔던재물도돌아오게,나갔던사람도돌아오게.

한번다녀간손님도꼭되돌아오게기원하는의미의연어요리.

알고보면모든게다의미가있고재미있는풍습,전통이스며있다.

젊은이신부님은아토피때문에연어요리를못드신단다.

북극크루즈여행때,싫도록연어만먹어댔던생각이나서

세상은참고르지않을때도있구나.생각한다.

그녀의아들둘은복숭아를먹지못한다.

심한알레르기증세로한조각칵텔에섞인걸먹었다가일주일이나학교를결석한적도있다.

인체의기능이사람마다다르듯이성격또한다다르니

18명의동반자들이성향이다다른채로

이렇게어울려화기애애하게3박4일을지낼수있다는것도일종의기적이다.

처음만날때의서먹서먹함이점점가시어가는분위기가참따스해서좋다.


저녁후걸어서기쿠지의코스모스마트에갔다.

작은시골마을이지만아주대형마켓을가진도시이다.

신부님어머니의요청에의해서간길.

몇은걸어서가고몇은타고갔다.

걸어가는몇은길을지나쳐서몇번이나물어가며슈퍼마켓을찾았다.

그녀는부인이그녀의후배라하는성당총회장과사는이야기를나누며걸었다.

마켓에서저녁세미나용간식도사서또몇은걷고몇은타고호텔로돌아왔다.

아무것도살것이없는그들은기웃대며한국에도팔것이라생각했지만고추냉이세통을샀다.

주일마다함께점심먹는식구들에게나눌생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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