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삿갓이 생각나서

칫과치료를위해버스를타고가면4시간걸리는중간쯤에

휴게소에서약15분간쉬는시간이있습니다.

대개남편은커피를한잔사마시거나호두빵을사먹거나하는데

저는간이책방을기웃거립니다.

간편한유모어집을살때도있고,손녀들이있을땐

아이들에게들려줄이야기거리를저렴한값으로마련했습니다.

그런책들은대개는해적판들이라값이싼대신

수준이하의책들이많이있지요.

그래도잘만고르면괜찮은책도고를수있습니다.

이번에제가고른책은’방랑시인김삿갓’이었어요.

친정아버지께서는다낡은한지에직접쓰신그분의시를

더러더러사람들에게우스개로이야기하곤하셨는데

그책은어디로가버렸는지….

제가산책은우습게보았는데인쇄는북한에서찍은책처럼형편없었지만

번역도제대로되어있었고김삿갓의많은시가들을모아두었습니다.

그걸읽으면서성균관한림원다닐때생각이정말많이났습니다.

한림원은지금도성균관에서운영하는고급한문교육기관입니다.

5년과정의그곳은4서5경뿐만아니라한시나

목민심서같은한국한문에관한책도공부하는곳이지요.

야간인데주로문학,한의학,역사학도들이낮에일이끝난다음

와서공부를해갑니다.

저는알량한’한국사상사’학을다늦은나이에대학원에서하느라고

매월당에관한논문을쓰는데보탬이될까하고무리를해서다녔어요.

그때노주양홍렬선생님께한시를배웠는데,

남편에게관득재라는호도지어주시고특별한관심으로사랑해주셨는데,

그분지난11월에돌아가셨다는데도성지순례중이어서가뵙지도못하고

빈소에향불하나피워올리지못한죄인이되었습니다.

김병연김삿갓(김립)은과거시험에나온시제를기가막히게써서

장원급제를했지만그글이나라에죄를짓고죽음을당한

자기할아버지를비방한글이란것을알고방랑의길을선택합니다.

그의시중에요즈음배워야할자세가있어서옮겨봅니다

시제는"죽시竹詩"입니다.

竹은대나무로해석되는것이아니라향가처럼그냥"–대로"로해석해야되지요.

此竹彼竹化去竹,風打之竹浪打竹차죽피죽화거죽풍타지죽랑타죽

이대로저대로되어가는대로,바람부는대로물결치는대로

飯飯粥粥生此竹,是是非非付彼竹반반죽죽생차죽시시비비부피죽

밥이면밥죽이면죽이런대로살고,옳으면옳고그르면그르다하며저런대로붙여두세

賓客接待家勢竹,市井賣買歲月竹빈객접대가세죽시정매매세월죽

손님접대는가세대로하고,시정매매는시세대로하세

萬事不如吾心竹然然然世過然竹만사불여오심죽연연연세과연죽

만사는내마음대로되지않으니,그렇고그런세상그런대로살아가세

바람부는대로물결치는대로…풍타지죽낭타죽.

ㅎㅎㅎ정말호방한호연지기가느껴지지않습니까?

다음에더우습고재미난그의시를소개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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