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울림~"笑悧蔚琳"
笑=웃을소悧=영리할리蔚=풀이름울琳=아름다울림
새해벽두부터참으로기분좋은일이내게일어났습니다.
위에적은아름다운이름하나를
제게어울리는이름이라고지어주신분이계셔요.
저는,통영출신시인김춘수시인의"꽃"을가장좋아합니다.
존재에대한깊은성찰에서우러나온그시는다아시겠지만
이렇습니다.
그는다만
하나의몸짓에지나지않았다.
내가그의이름을불러주었을때,
그는나에게로와서
꽃이되었다.
내가그의이름을불러준것처럼
나의이빛깔과향기(香氣)에알맞은
누가나의이름을불러다오.
그에게로가서나도
그의꽃이되고싶다.
우리들은모두
무엇이되고싶다.
제기억속에이름에대한추억은참으로서글픕니다.
하태무,
여자라면아무도갖지않은,이름을사람들이저에게불렀습니다.
아버지는정말로훌륭한사람의이름이라고
그분의이름에누가되지않게살으라고만말씀하셨지만
전동의할수없었어요.
<태무는중국은나라7대왕으로75년동안의재위기간에
엄숙하고공손하고경건하고두려워하였으며,하늘의명을스스로헤아렸고
백성을다스림에도공경하고두려워하며감히안일함과놀이에빠지지않으셨다.>
이말씀이’서경무일편’에들어있다는걸안것도,
사실불혹의나이에무슨열정으로뒤늦게한국사상사공부를하러
성균관대학원을다닐때였습니다.
‘늑대와춤을’이란영화속에는참으로구체적인이름이등장하지요.
<주먹쥐고일어서><발로차는새><늑대와춤을>
그러나우리이름에흔한명자숙자연자문자등등의쉬운이름이있는가하면
요즈음은우리말이름으로누리한솔이아람이등등좋은이름얼마든지있지않아요?
그런흔한이름이더낫다는생각이들었던때가있었어요.
제이름을한문으로풀어말한다면<강물에떠내려가는큰개>랍니다.
그런데그큰대자에점붙은걸떼어버리고읽어서<대무>라하기도하고
개무자의점을다르게보고이룰성으로읽어<대성>또는<태성>으로읽질않나
하여간예나지금이나한자에는무식한사람이많아선생님들도
한문으로씌어진제이름을보고는한번만에제대로읽어주는사람이드물었다니까요.
제가대학학보사에서땡땡이만치다가자존심이구겨진채,
시골동네의령초등학교로첫부임을했을때였어요.
친한친구는진주시내로발령을받았는데,
난생처음객지살이를하러떠나는모습이안쓰럽게보였던지,
저를예뻐해주시던교수님한분이친한친구라며
인사담당장학사에게소개장을써주셨어요.
교육청으로갔더니대뜸그장학사분께서
"내는마머스마라꼬?이가스나이이가."
얼굴에장난끼가가득한그분을지금도잊을수가없습니다.
서류만보고그나마허무한인사기록카드는아니었던지읍내중심학교로배정했는데
그런학교는일이참많아서남자선생이라야해낼수있었던때이지요.
남자이름때문이었는지,소개장때문이었는지,인사카드때문이었는지
하여간나의운명이거기서바뀐셈이지요.
천씨성을가진하늘을거기서만났으니까요ㅎㅎㅎ
천하부부라..챙피하게시리…
그러면서세월이흘러그냥제이름에대해너무연연해하지않기로포기를하고맙니다.
더러제이름이인상적이라잊혀지지않는다며,자주불리는가하면
받침이없이입에서잘나와버리는지,시어머니도<태무야>시누이도<태무야>
라고이름을불러주셨어요.
잘쓰지도못하지만정묵회회원일때덕초선생님께선
제가잘돌아다닌다고구름운자,고을향자를써서<운향>이란호를주셨고
한글로글씨를쓸땐<뜨락>이란호를쓰기도했어요.
그리고인터넷이발달되자’솔이울창한동네’이천<소리울>로이사를갔고그동네가좋아
<소리울>이란인터넷상의이름을얻게됩니다.
그런데막상삼천포로이사를가니사실망서리게되긴했습니다.
블러그친구벤죠님은저를<소리>님이라고부르기도해서이참에바꿔버릴까?
생각도하지만전구식이라바꾸는걸잘못하거든요.
그런데요즈음갑자기혜성처럼등장하신블러그의귀인께서
저를어여삐보신거여요.
새해인사로이렇게보내오셨어요,
가장아름다운선물꾸러미로.
"영리한풀잎의아름다운미소님!"
소리울림~"笑悧蔚琳"
笑=웃을소悧=영리할리蔚=풀이름울琳=아름다울림
최고예요.
최고~
인간이지닐수있는가장아름다운이름이라구욨ㅆㅆㅆㅆㅆㅆㅆㅆ>
이런선물을아무나받는건분명아니지요?
추사선생님은이름이너무나많아서셀수도없다잖아요?
저는몇안되는이름이지만다마음에들지않았는데이번엔너무마음에든답니다.
그런데걱정이하나있어요.
김춘수님에의하면
드디어불림을당하면그이름에걸맞는향기와빛깔로,
그이름에걸맞는,그무엇이되어야하지않아요?
잊혀지지않는하나의눈짓이되어야하지않아요?
제가그것을수행해낼수있을까요?과연?
영리한풀잎의아름다운미소….
침으로,이름은좋은데어쩌지요?
빛좋은개살구는안되어야하는데…
아버지가지어주신<태무>
우아님이지어주신<소리울림>
저도그무엇이되고싶습니다.
그대는나에게,나는그대에게
잊혀지지않는눈짓이되고싶습니다.
아름다운이름에걸맞는빛깔과향기로…
그대에게로가서그대의꽃이고싶습니다.
<소리울림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