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에 온 버밍햄의 눈

지금새벽6시,함박눈이펄펄내립니다.

이곳은멀고먼알라바마,미국의중남부쯤에속합니다.

그래서여름이무지덥고겨울에도영하로내려가는일이없답니다.

그런데지난번겨울에왔을때도

눈이너무많이와서아틀란타로가는비행기가결항을하더니

이번겨울엔눈이오지않고영하로떨어지는날이잦아

언덕을타고내리는고드름을보긴했습니다.

어젯밤늦게일하고새벽세시에들어온아들이

"엄마,시내쪽에는눈이많이와요."

그때만해도눈이오지않았습니다.

리나가몇번찡찡대고무우가몇덩이남아더마르기전에

깍두기를더담고,제자연정이의수녀원입소소식에

조금속상해하고,성경시편쓰기를하다가,

남편새로산바지의단을올려다림질을하고그러고

멀리기차의기적소리,아침의새소리가들려서

창밖을보았습니다.

언제내렸는지눈이하얗게쌓여있네요.

시내엔눈이많이내렸어도쌓이진않았더라는데

여기는도로는다녹았는데집에면한산이랑정원이랑눈천지입니다.

개나리도,벚꽃같은연분홍꽃을피우는나무,

그리고민들레가노랗게올라온아주따뜻한3월인데말입니다.

아이를데리고30분이나타고가야하는성당엘가는일이조금걱정이됩니다.

햇살이퍼지면이눈도다녹아버리고

눈아,너언제왔느냐는듯이흔적이없을까봐

식구가다자는새벽에베란다랑현관밖에랑나가서

삐딱하니사진을찍었습니다.

며칠전에파를사다먹고뿌리쪽을심어두었었는데

제법도톰하게올라와있군요.

한국에서도삼천포에는눈이오는일이없는데

성지순례다니면서눈을보았었고,

미국에와서3월의눈을다봅니다그려.

눈덕에그야말로밤을꼬빡새웠습니다.

리나가일어나면목욕시키고온식구함께나가야하니

지금부터서둘러야합니다.

버밍햄의눈,조금은귀한눈이니자세히봐두셔요.

이게솜사탕이라면나누어드시라고하겠는데..

만나라도된다면영혼의양식이라도될텐데..

그저아쉽지만서툰사진으로버밍햄의눈구경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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