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이별

님은갔습니다.아아.사랑하는나의님은갔습니다.

푸른산빛을깨치고단풍나무숲을향하여난작은길을걸어서차마떨치고갔습니다.

한용운님의임의침묵한자락읊어야했을까요?

처음부터저혼자만왔어야했습니다.

남편은오고싶어하지않았습니다.

자기아이는자기가알아서키우는거라고.

그러나저는힘들어하는시기에특별히하는것도없는데

가서도와주자고,

무엇보다큰아들이적극적으로저를미국으로밀어냈습니다.

"엄마,예림이예서키우고싶어했잖아요?

그때못하셨던것하셔요.동아가엄마를필요로해요.

엄마보다더아이를잘키우는사람이이세상엔아무도없잖아요?"

큰아들의설득력은정말알아주는힘이있어서,

그만백기를들고,6개월짜리비행기티켓을끊어

아들힘든시기에조금은힘이되어주어든든할까싶어,

리나를기르는국제파출부역할을자청했지만남편에겐참으로답답한일이었지요.

그러나답답할일없이그리고,만들고,지우고

아마도수십채의집을짓더니3월이오자한국으로못가서안달이었습니다.

최근몇년간미국에왔던건아들을잠깐만난후미국여행을위해서였습니다.

미국과캐나다본토에있는국립공원17만킬로미터를다돌아다니고,

앵커리지에서밴쿠버까지알라스카크루즈,동부서부캐리비안크루즈,

남극으로가기위한중간지점정도로지냈던거였습니다.

작년부터갑자기어려워진아들의가게사정으로

우리가오면쓰던차도없앴기에마음대로움직일차도없지요.

그래도예쁜리나가무럭무럭크는재미로,언덕위의하얀집인지뭔지때문에

역마살에뻗친사람이그나마그게할일이라싶게두달은잘도참더니

3월이오니더는못참겠나봅니다.

새벽7시에아들이아트란타로아버지를모시고떠났습니다.

천생연분인지,평생웬수인지모르지만,우린정반대의성격으로

근40년을살아왔습니다.

소리울의잔디밭에난풀을뽑을때도우리는너무다르지요.

그는한곳을집중공략하여초전박살을해야하고,

저는일단전체적으로웃자란것부터훤하게뽑아놓고난뒤에눈에안보이는걸뽑지요.

그가뽑은풀은너무양이적고제가뽑은풀은늘지북합니다.

우리는서로의다른점을이해할수없다며우깁니다.

사실은누가옳은것없이서로보완되는문제이니까,속상할일하나도아닌데

우린날마다서로에게속상하며살아왔습니다.

우여곡절이라면내기를해도특등감인곡절을겪으면서도

사실긴시간을떨어져있었던적은별로없습니다.

2년간,저는친정에서,남편은본가에서주말부부로살던신혼에도1주일에한번은오고갔었고

어쩌다한주를걸렀다간시어머니에게혼줄을당하곤하였습니다.

제가한국으로갈날은잘은모르지만,(이쪽사정에의해서결정될일이라)

아무래도한달이상은더있어야할것같으니

우리가살아온날중에긴기간을떨어져사는셈입니다.

그래서서로를위한이별노래란걸불러보지못했어요.

지겨울만큼느긋한성격이,여행을기획하거나마음에드는일을추진할땐

그고삐의어디를잡아야멈출지모르는성격때문에

죽을것같았는데,

오늘그가없는빈집에서조금은쓸쓸하네요.

함께있을때,한달만떨어져있어봤으면..

소원했던일이이루어졌는데,참으로요상하네요.

며느리에게도김밥도시락하나기분좋게들려보내고

아들은저녁에나돌아올것이고,리나는자고.

하릴없이시간이흐르고있습니다.

오랫만의이자유로운시간을어찌쓸지몰라서어리둥절합니다.

할일이밀려있는데손에잡히지않는군요.

게으름을부리던성경이나쓰면서마음을다스려야겠습니다.

아,참,찹쌀죽을끓였어요.

김부각이나해서가까이있는좋은사람에게선물해야겠다고….

죽이아마식었을겁니다.

김뒷면한쪽에다바르기만하면됩니다.

그리고말렸다가튀겨내면바싹하고맛있는간식이되지요.

제가가장쉽게잘하는장난질중의하나입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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