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들려주시던 노래- 타박네 1
우리어머니는노래를잘부르지않으셨어요.

친구들이랑일년에한번쯤,꽃놀이를갈때가있었는데

그때에도친구들이모두큰소리로노래를부르실때

우리어머니는손뼉만손바닥이아프게치셨거든요.

그러나재봉틀앞에많은시간을앉아계셨는데

밤이되어제가어머니옆에안자고조잘대면

자장가처럼옛날노래를흥얼거려주셨어요.

그건노래가아니고뭐라고해야하나.

민요인데가락은없고그냥타령처럼그야말로흥얼거림이셨지요.

타박네,나무타령,들강달강,달래등등의노래.

그런데묘하게그가사들이지금도잊혀지지않고

기억나는거예요.

예림이,예서때에도데리고놀면서

그가사를꼭같이흥얼거렸어요.

그아이들이지금의나처럼외우고있을지는모르겠는데

큰며느리는

"어머니는어디서그런오래된듣도보지도못한가사를

외우고계셔요?"

하곤했지요.

그리고아이들에게그렇게슬픈노래는배우지말라고가르치기도했어요.

"타박네"

생각해보면엄청나게슬픈가사가아닐수없습니다.

함경도민요인데어느곳에무당딸이있었답니다.

무당딸이라고동네에서친구들이매일놀리고때리고했대요

집에와서엄마에게"엄마때문에친구들이자기를못살게한다"고

엄마에게떼를썼어요.

그리고날마다심술을부리며엄마를못살게햇지요.

속이상한엄마는병이들어죽고말았지요.

나이가차서시집을가게된그딸은시집에서도

무당딸이라고구박을받다가쫓겨나미쳐버렸답니다.

구박=타박

그래서붙여진이름타박네.

미친그여자에게아이들이따라다니며"너어디가니?"하고물으면

엄마를찾으러간다고…

구전되어내려오는이야기와노래는조금씩가사가틀리게전해졌어요.

전그노래를제일좋아해서밤마다어머니께그노래만불러달라고졸랐어요.

그리고아마도눈물도섞어그노래를들었던것같습니다.

지금서유석씨나다른사람가수들이부른노래랑은가사도많이틀리고

가락도많이틀려요.

그래도저는지금제가외우는가사와가락이너무좋아요.

44조음절이주는애조띈분위기의이노래에

저는지금도눈물을글썽이게되지요

타박타박타박네야너어디로울며가니?

북망산의우리엄마젖먹으러울며간다.

참배줄게가지마라문배줄게가지마라

참배싫다문배싫다우리엄마젖을다오.

산높아서못간단다물깊어서못간단다.

산높으면기어가고물깊으면헤여가지.

북망산에엄마무덤물어물어찾아가니

노랑노랑개똥참외맛있게도달렸더라.

꿀맛같은참외따서정신없이먹어보니

살아생전우리엄마내게주신젖맛이네

우리엄마무덤가에울다울다잠이드니

보고싶은우리엄마꿈속으로찾아오네

엄마치마붙잡고서엄마엄마함께가요

타박네야,타박네야,못간단다,못간단다.

아마도제가울보인것은이런노래를너무많이들어서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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