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울의영산홍이지고있다.
아직은금낭화도매발톱도피어있고은방울꽃이지금막터지고있다.
꽉번진비비추는떼어서분가를시킨다.
둥글레가올해는많이도번졌다.
저걸캐어어떻게차를만드나?그냥관상용으로두어야겠다.
십자가의길을잘손질하여적당한곳에넘어지지않게박아두었다.
그길을따라걸으면뒤란을한바뀌돈다.
마음공부하는친구가왔다.
내가없을때삼천포에서잠깐지내던친구다.
중학교때부터진주로오빠랑유학와,서어릴때부터자주오고갔던친구.
우리아버지가꼬마친구라고좋아했던친구다.
내가시를많이외울수있었던건순전히그녀오빠덕이다.
유난히청록파시인들을좋아해서벽에붙여놓고외웠었다고
그녀는자기오빠를기억한다.
그런데그녀의오빠가내게선물로준직접쓴시두루말이사건을알지못했단다.
오빠는정성껏아래로내려쓴시들의두루말이를내게주었었다.
조금은여성스러운단정한글씨의그두루말이의시는
감수성예민하던시절의내가슬플때나괴로울때나기쁠때나
늘들여다보고읽고또읽으며외우고외웠었다.
유난히친구가많은꼬마친구인데,그오빠가
왜하필이면나에게그시두루말이를주었는지
나는아직도알지못한다.
그귀한두루말이의시를다외웠다고
어디잘두었는데이사를다니면서
아이들의그림일기랑한꺼번에없어졌다.
소중한것은늘손을잘타게마련이다.
그녀랑용학사를거쳐마옥산쪽으로산책을하다가
달래도캐고웃자란쑥대궁도뜯었다.
그녀는내가연구대상이라한다.
내마음을,나도모르는내마음을어떻게결론을내려줄지기대된다.
자고있는리나를두고잠깐산책을갔었는데
남편은잔디밭에난풀을뜯고송화가루가자욱이깔린데크를씻고있었단다.
거실에서혼자깨어얼마나울었던지…
이렇게목매이게내가보고싶어울고있었던사람이있었을까?
나만보이지않으면울고내가곁에만있으면
리나는하루종일입을벌려놓고웃고재잘거리며
너무나잘논다.
친구가좋은찻잔을선물로들고왔길래하루종일뽕잎차를우려내어마시고
집으로통하는뒷산을올랐다가
가시오가피나물로전을붙여밥을나누고한밤만자고오후에보냈다.
손하나가더있어서쑥을많이뜯어쑥떡조금들려서….
쑥떡은홍콩사는큰아들이토요일날리나도볼겸온다고하길래
유난히쑥떡을좋아하는며느리를위해들려보내려고겸사겸사만들었다.
리나때문에대화다운대화도나누지못한채,
더있다가라는데도한사코갔다.
공부가밀렸나보다.
씨앗을심어야한대나어쩐대나.
소리울에금년엔아무것도심지않았다.
윗집에서우리가일궈놓은밭에다고구마랑옥수수랑땅콩이랑심는다고,
수확하면좀나누어준다고한다.
얻어먹을시간이있겠냐만…
하루에두끼만먹는다는그녀.
그래가볍게속을비워야뭔가보이게될까?
사흘을굶어도배고프지않던속이,이젠밥때한시간만넘겨도
신경질이날만큼배고픔을참을수가없게변했다.
참으로말릴수없는속물이되어가고있다.
그녀는내게매일절을해보라한다.
절이라….
많은생각을오고가게하는말이다.
절을해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