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대산 곰취를 먹으며…

소리울에도비가며칠내렸습니다.

비는멎지않았는데

토요일은강원도로이사간대자네의초대가있었어요.

며칠감기가들었던리나외일죽에서목욕을하고떠나기로했는데

깊이잠이들어서그냥가기로하고떠나는데

마라톤을한다고가는길이막혀있었어요

돌고또돌면서다른길을찾느라한시간이면갈길을

세시간이나걸렸습니다.

과연강원도는강원도였습니다.

공기가확실히달랐습니다.

그집거실에서리나는온갖재롱을다피우고노는데

남편은여기까지와서진부장에서곰취를사먹어야한다는겁니다.

혼자차를몰고가더니기어이곰취랑참나물,취나물을

듬뿍사서왔습니다.

오대산의향이그대로배여있는쌉쏘롬하고도향기로운곰취를

결국올해에도먹을수있는축복을고마워합니다.

아마도스무해도더넘은것같습니다.

옛날네이버의홈페이지를갖고있을때,

오대산서대암이야기를쓴적이있습니다.

아이들을데리고오대산월정사,서대암,북대사,상원사등을돌아다녔었지요.

그러다한할머니를만났는데허리가아주깊이구부러진할머니가

나물을사라는것이었어요.

우리는어떻게먹는지모른다니까,

그냥물에삶아쌈으로먹거나,된장풀어잎을뜯어넣으면국이된다고하셨어요.

하여간너무힘들어보이는할머니의짐을들어드렸어요.

쌀자루같은것에가득담긴참나물과잎이넓적한곰취나물이었어요.

그때는냇가에서천막을치고밥을해먹어도되는떄였지요.

가져간코펠과버너를꺼내불을피우고우선밥을앉혀놓고,

냇가에서나물을헹궈곰취는삶고참나물은국을끓였어요.

가져간재료가오직된장밖이라된장만풀고참나물국을끓이고

된장을넣어곰취나물을무치고,

곰취쌈을싸먹었어요.

얼마나환상적인맛이었는지설명하지않을래요.

아무리설명해도말로는표현해낼수없는매력적인맛..

다만그때부터몇년전까지이십년이넘도록

나물값이열배가넘게뛰어올랐고자연산곰취는구하려면하늘의별따기보다

어려운데도해마다곰취를사러오대산나물의동네,진부로갔습니다.

승용차뒤쪽의자에가득곰취나물을펼쳐싣고(자루에담은대로실으면나물이뜨거든요)

와서는나물잔치를벌이는거예요.

옛날이웃집제삿밥기다리듯이5월이되면우리집에서산나물잔치를하지않나

손꼽아기다리는사람들이생기기시작했어요.

저는그것이신나서그날이되면하루종일나물을삶아댔습니다.

그리고봉지봉지좋아하는사람들에게들려보내기도했구요.

그리고일년내내냉동실에서곰취를꺼내쌈을싸먹곤했습니다.

세월이흐르고그일도힘이들기시작했습니다.

그러자곰취맛을알아버린이웃들이더러곰취를캐러

오대산쪽으로가기도했고,캐어와서나누어주기도하더니

언제부터인가산나물사는연중행사를못하고지내는겁니다.

입맛에유난히민감한내작은아들은곰취가많이먹고싶다는데도먹지못합니다.

그런향을지닌나물이미국엔있을리가없지요.

마침바다낚시를갔던또다른대자들이회거리생선을잡아와서

오랫만에좋은사람들과곰취쌈과생선회를먹으면서

옛이야기를하며좋은시간을보냈습니다.

자고가라는걸리나때문에일찍일어났습니다.

한시간남짓되는거리였어요.

사는일도곰취향처럼쓰면서도늘감칠맛나는삶이었으면…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