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정수일한국문명교류연구소장www.kice.ac>사진:천종욱
ㆍ그길…한반도에닿다
길은문명을오가게하는징검다리다.
징검다리가없으면개울을건널수없는것처럼길이없으면문명은교류가불가능하다.
따라서길을떠난문명의교류란상상할수없으며,
길을알아내는것은문명교류를연구하는데선결조건이다.
바꿔말해문명교류가있었다면길은필히있었다는것이며,
교류와길은바늘가는데실이가듯불가분의관계에있다.
사실길을제대로알고연구해야교류의과정이나교류물의원류,
그리고그접변과정을바르게파악할수있다.
이러한문명교류의길을통칭실크로드라고한다.
실크로드에는지구의동서를가로지르는3대간선과
남북을세로로가르는5대지선이있으며,
그밖에도이간선과지선을그물망으로얽어주는수많은갓길과샛길이있다.
그런데이상야릇하게도아직까지길과교류가제멋대로갈라져있다.
이를테면교류는있는데길은없었다고하는식의착각이다.
극명한일례가우리한반도의경우다.
자고로우리는이웃중국이나일본과는물론저멀리북방초원이나
지중해연안,동남아시아나라틴아메리카와여러방면에걸쳐문물이교류되어왔으며,
그흔적은한반도내외에있는많은유적유물과기록에의해실증되고있다.
일본의한저명한고고미술사학자는신라를30여년동안끈질기게연구한끝에
<로마문화의왕국신라>라는역작을펴내그옛날신라와로마간에있었던교류상을낱낱이밝히고있다.
그럼에도불구하고서양이나이웃나라들에서출간된
실크로드관련서적이나지도에는우리나라가제외되어있다.
3대간선만놓고봐도그동단은한결같이중국까지와멎는다.
초원로는중국화북,오아시스육로는중국시안(西安),
해로는중국동남해안까지만이어졌다는것이지금까지의통설이다.
결국우리나라를포함해그이동에있는지역들의교류는길없이이루어진교류꼴이되고만다.
이것은어불성설로서인류문명교류를
이른바서구문명중심주의나중화주의로재단하는편견의소산인것이다.
그렇다면한반도에남아있는그숱한외래유적·유물의도래는과연어떻게설명할것인가.
여태껏그길이밝혀지지않았기때문에외래유물의실상을제대로밝혀낼수가없었다.
문제는문명교류통로인실크로드가어떻게한반도까지이어졌는가하는것이다.
그요체는중국까지만와닿았다는실크로드3대간선을원상대로한반도와연결시키는것이다.
지금까지오아시스육로와해로의한반도연장문제는관련국제학술모임같은데상정되어
일정한공감대가형성됨으로써그런대로입론이된셈이다.
그러나초원로의한반도연장문제는아직시론단계에머물러있을뿐이다.
생태학적으로,체질인류학적으로,그리고문화비교학적으로를막론하고
우리겨레의한역사적뿌리를북방초원세계에서찾아야한다는것이저간의중론이고,
또한내·외몽골초원로를통한북방기마유목문화와의교류는명명백백한사실(史實)이지만,
그러한뿌리를뻗게하고,그러한교류를가능케한징검다리로서의,
물리적매체로서의길은제대로찾아내지못하고있는형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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