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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그녀는조금슬픈것같아보입니다.
조금은애조띤목소리의그녀이야기는조금진지합니다.
여행이야기가아니라그녀의삶,그리고그녀의가치관이야기이지만요
자연을보면서.
사람의목숨도그와같지않을까?
영원하다고생각하지만영원한것은이세상에무엇이있을수있겠는가말이다.
스쳐지나가는풀잎위의이슬같은이짧은인생을우린너무나낭비하고사는것같질않니?
그렇다면어떻게살아야하지?
사람과사람의마음도정말어떻게다독이고부딪치며살아야하는지,난정말너무어려워.
떠날때큰아들이
"엄마잘다녀와요."
라고말하던생각이나서잠깐콧나루가시큰해지더군.
"또여행가요?너무심한것아니예요?"
라고말하지않은그가이번엔좀슬퍼졌어.
생활비를지원해야하는사람으로서걱정될게당연한일이지만,
또여행가느냐고말했다면어쩌면괘씸했을지몰라.
그런데잘다녀오라고무심하게말하는그가어쩐지참멀게느껴지더라.
누가그린란드에서출석부르느냐고중요한시기에여행을나서는남편을이해하지못하면서도
아들이브레이크를거는일은싫은심리는또무언가참이상하지?사람의마음이란.
아니단지뒤틀려있는내마음이이상한게지.
어쨋거나난사실이즈음참으로슬프고외로웠었어.
아무도날이해하지못하겠지만나의내밀성안에들어있는
근원적인슬픔이나외로움을들어내보일수는없지.
누구나아마도그럴지도모르지만말이다.
난누구와도관계성을중요하게여기고사람들을붙들고끙끙거리는편이야.
자식이나남편이나친구나내가관계하는모든사람들에게상처를받았어도
그사람을사귀기위해내가들인정성과사랑과,값어치있는시간들을아끼는편이거든.
더러나를할퀴고지나가는깊은상처가왜없겠어.
그리고어떤때는내가모르는중에남에게상처를주기도했겠지.
그걸내가눈치채지못한다면아마도나는몹쓸인간일게야.
그런데내가상처를입었건내가남에게상처를주었건간에나는그회복을위해최선을다한다는게지.
그런데도그회복이쉽지않을때는난실의에빠지고너무나슬퍼지는것이야.
그게남에게보다가까운가족에게입는상처가얼마나크게느껴지는지.
남에게보다더나타낼수없는어려움이있어서그아픔은정말오래가기도하더군.
너를비롯한친한친구들은나를똑똑한바보라고말했지?
바보?맞아.
그래서나는때론지지리도못난모습으로혼자서속앓이를오래하는편이야.
더러떼도쓰고더러꾀병도부리라고하는데도
꾀병은커녕아픈것도숨기며안아픈척하다가남들은한시간도안걸리는수술을
여섯시간이나하지않았겠니?
아프다면따라아픈내남편앞에서내가아프다는말하기쉽지않지.참.
자연스런사람.난그걸원해.아무하고도거슬리지않고
그냥살아도아무에게도상처받지않고상처도주지않고….
얼마나살겠다고이다지도힘이들까?
나와같은사람은이세상에는단한사람도없는걸잘알면서
내게다맞추려는힘든일은시도하지말아야하지않을까?
흰꽃은흰꽃대로,붉은꽃은붉은꽃대로그나름의아름다움이있는것처럼….
배로돌아오니4시반이었고뜨거운물에씻고
8층도서관에서그림이많이들어있는책들을보다가
배가에이야협곡을빠져나가는팡파레가울리고칵테일한잔씩을7층갑판에서나누고있었지.
우리는9층리도데크에서그모습을바라보다가정찬을먹으러가지않고
부붸식당으로가서과일이랑저녁을먹은뒤7명이모여앉아서남극이야기를하면서시간을보냈어.
두부부는아직남극을가보시지않으셨대.
150여개국을돌아다니셨다는그분들은100살이되어도여행을하시리라고기염을토하시는군
역시여행은아편이야.가는사람은안가면병이드는아주깊은병증.
6층에선밤에댄스파티가있었고,8층영화관에선영어로하는엔젤이란영화를한다고했는데,
남편이남해에서온설계도메일을받아보아야하는데
신호가너무약해서영잡히지를않는것이야.
현주씨가노력을하고하다가결국5장중한장만받아서출력을부탁했고,
1시간의인터넷사용시간은그냥날아가버렸지.
그리곤영신호가잡히지않는것이야.
내이야기도그래서그날그날네가듣는것이불가능할거야.
전화도불통인이곳에서무슨일이생긴다면참딱할것같지?
피요르드를다빠져나가자배는다시크게흔들리는것같았고
9층에선더심하다고현주씨가멀미가난다고하여우린모두다방으로들어왔어.
또이틀동안하염없이대서양바다만바라보며항해를계속한대.
7월30일바다에떠있는날배에서
목흐림일출5:51일몰10:35
아침에일어나니날씨가많이흐렸지.
9층데크를좀걸었어.
먼저첫째형님이9층리도그릴에서차를마시고계셨어.
연세가들면아침일찍일어나게되지않아?
아침일찍깨어도별로할일이없는배위라녹차한잔을마시면서
하염없는대서양을바라보다가아침밥을먹으러갔지.
큰형님은크루즈를몇번이나하며120일이나가는세계일주를하셨어도
이배만큼우리에게신경을써주는배는처음이래.
우리도그래.
매일아침,안남미가아닌일본쌀로밥을해주고,
매일아침은당근쥬스나키위쥬스를잊지않고갈아다줘.
점점밥도잘해지고국도그리짜지않게해주며
중앙가장좋은자리를다른사람은앉지못하게예약석표시는여전히해놓지.
그런데도우리는고추장을가져가서야채를넣고깨와호박씨를넣고비벼먹으며,
오이피클이라도갖다먹고아니면방에들어가김치를꺼내먹기도하지,
한국사람입맛을알아줘야해.
오죽해서쇠고기부위를그리도많이나누었겠니?
제비추리는무엇이며채끝살은또뭐야?
요즘은입새살도있다고하더라.
어쨋거나우리는9층자리를하나잡아우리의아지트라면서
차를나누고이야기를나누고,오붓한시간을즐겼어.
배가흔들흔들하니까요람처럼잠이자꾸만온다고하시면서도
조용조용어울리기를좋아하시는두언니를덕분에참으로좋은시간을보내고있지.
두분이안보이시길래가보았더니배안의면세점에계셨어.
예쁜분홍색깔의캐시미어쉐터를고르셨는데보통보는디자인이아니라특이하더라.
그걸사서당장입고나오셨어.
그리고작은언니는보랏빛나는조끼를사서이미아쿠레일리관광가는날입고나오셨었지.
모두멋쟁이들이라나는따라만다니면되더라.
최근작은아들덕에나는배운게많아.
옷이나그외모든물건에집착하지않기로.
그는모든옷을다버리고이사를갔는데겨울옷도없는그곳에서너무나편하다는거야.
무엇을입을까망설이지않고몇개되는옷중에서입으면되니까너무간단해서좋다더군.
그리고빨아입고두세벌이면족한걸왜그리복잡하게쌓아두었는지모르겠다고하더라.
참으로심오한철학자처럼말하는그아이의말을들으면서깨달은것이많아.
그래서이제부터는슬슬다버리기시작하자고결심한일.
물론새로운걸하나씩사는재미가있어서살아가는데열정과용기가생기기도한다지만이젠아닌것같아.
우리가가진것에비해우린늘여행에많은경비를써왔지,
그리고도잘먹고잘살아왔지만,여행을많이하는대신무얼참을줄도알아야지않겠니?
더구나옷이나장신구같은것에서의연해지고싶어.
내가여자이지만그런것에별로관심이덜한내가조금은자랑스러워.
11시에는배에서행사가있었어.
맥주파티를열어주는데나는사진을정리하다말고갈수가없어서방에있었지,
과일과음악,술이제공되어재미있었나보더라고,
늘참가하면재미있고참가하지못하면그만이고그런거쟎아.
그래도대부분은다경험해보고싶지.
별로크지도않은배라쇼는별로화려하지않았고,
댄스나미슬외엔다른교육프로그램도별로없었고,
작은언니는수영장이마음에들고,
우린일이없을땐9층리도그릴에서만나고8츨도서관을이용하는정도야.
배가닿지않은날은6층에서춤을배우는것도크루즈여행의묘미이지.
남편이몸치라늘혼자가지만말이다.
점심엔불고기를만들어주어서모처럼맛있게먹었지.
이배점점쓸만하단생각이들지뭐야.
사람들이모두우리를쳐다보아.
배에서제일특별한대우를받는저사람들의정체는과연무엇일까하고.
내가유일하게기다리는2시댄스배우는시간이오늘은열리지않는다고점심식사를하다말고
댄스가르치는여자선생님이내게로와서말하네.
6층대극장무대에서사람이열명이내로배우니까,
사흘밖에되지않았어도알겠는모양이야.
더구나이배에서통틀어보아도동양인은일본,중국,
그외다른아시아나라에서온아무도없고우리한국인7명이전부야.
특별한사람들이란말이야.
어쨋거나내일은춤을가르칠거라면서미안하다고말하데.
땀을좀뺄까했더니만…
저녁엔정찬식당인6층으로가고돌아와서함부르크,러윅,아쿠레일리돌아본곳의사진을정리했어.
아직많은곳을더보아야하니까,우선120장만골라놓고
다음날영화관에서일행분들에게보여드리기로했지.
오후내내많은사진들중에서골라내는작업이쉽지않았어.
저녁에로베르토블랑코라는흑인가수가대극장에서노래를했어.
그는몸집이크고뚱뚱한사람이었는데가창력이대단하더라.
그는전유럽에서이름남아주훌륭한가수라는군.
늘예쁜백인애인을데리고왔는데자주식당에서부딪치곤했어.
빨간색자켓을입고뒤쪽에서있기에,
당신언제노래부르냐니까,지금부른다고보고가래.
그래서자리에앉았는데우리는쏟아지는잠을참을수가없어서참으로견디기어려웠어.
저녁놀은아무리보아도구름에가려서보이지않았어.
아직일출,일몰을보지못했지.이배에서.
시계를또한시간뒤로물렸어.벌써네번째.
한국과는더점점멀어지고있는셈이야.
저녁을먹을때면,잠이쏟아지게오니시차적응에많은어려움이있네.
여행’하얀밤초록이야기’의다른재미라
다음이야기가많이기다려집니다.
이밤이지나고또한밤만자면
대망의그리란드땅을밟게되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