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밤, 초록 이야기 11 그린란드 서울 누크

9층리도테라스의작은음악회

컴퓨터에저장된어젯밤에일어난일을밖으로나가지않은큰언니에게읽어주려고

9층으로올라갔더니음악회가열리고있었어.

모두가성장을하고몰려가길래무슨일인가했지.

윗도리하나를자켓으로바꿔입고갔지.

두사람의연주가가바이올린과피아노를연주했어.

S0phieHeinrich라는바이얼리니스트와JaquesAmmon이라는피아니스트가

함께베토벤소나타"Fruhlingssonate"와

쇼팡FredericChopin의

CamliieSaint-Saens

등을연주했어.

앙코르곡두어곡을더연주하니저녁식사시간이더라.

좋은연주회였지,

풍광도좋고연주도좋고,

감미로운바이올린의선율이가슴을먹먹하게해주더군,

자리가없어서서서보는사람들도있었어.

9층리도테라스에그렇게사람이많이있는거본것은처음이야.

늘우리만거의앉아있는것같았거든.

바다에선막출발한배가얼음덩이에부딪치는소리가텅텅나기도하고,

멀리서빙하가떨어지는소리가대포를쏘는듯펑펑거리기도했어.

그러나음악에집중한무리들은창문밖에신경을쓰지않고피아노와바이올린의선율에더집중했어.

수준높은연주와수준높은관객이더라.

이배에는빠징꼬같은위락시설은없고모두이렇게건전한시간을보내는것들만있는게마음에들어.

거의모든크루즈엔빠찡꼬가반드시있어야하는것처럼보였다면내가잘못본걸까?

쇼가화려하지않는아쉬움도있지만나름프로그램에신경을썼나봐.

정찬은아름다웠어.

우리는음식의맛보다도그림같이차려진접시를구경하고자했어.

그래서먹는것은크게신경쓰지않고골고루시키지,

남편이토끼를시키면우리는연어를시킨다든가,

남편이생선을시키면우리는타조를시킨다든가.

맑은스프를시키면우리는크림스프를시킨다는둥,

디저트도그렇게다르게시켰는데다저녁에디저트까지시켜먹는다고남편이간섭을하지뭐야.

사실너무잘먹으니걱정은걱정이야.이체중을다어떻게하겠는가말이야.

그런데치즈케익한조각을담아온쟁반은예술이었어.’

오선에다가높은음자리표를그려넣고꽃다섯송이를점박이고피워

하얀아이스크림한덩이둥글게놓은그꾸밈을보면내마음속어느창고에저장이되지않겠어?

나는아름다움을마음에저장하고싶어해.그걸내남편이알리없으니답답하지.참.

아직랍스터나게요리도한번나오지않아기대가되는데.

이배의주방에서간을보는사람의혀는아마너무나짠데익숙한모양인지

거의모든음식이우리입맛에는매우짜다는것이야.

오늘스프는한숟갈도뜨지않았어.그

들은그게홍콩식스프라는데홍콩의근처에도가보지못한사람의솜씨.

홍콩이음식천국이고얼마나맛있는지모르는사람의요리솜씨더라.

나는농담으로

"내아들이배에이력서좀넣어라해야겠다."

그랬더니대뜸현주씨는정말인줄알고,

"네그러셔요.그렇게하라하셔요."그러더군,

아들이만든스시가많이생각나는저녁이었어.

아들의스시는정말환상적인맛이거든.아들의스시바기모노가없어지자

먹을게없다고버밍햄혼다지사장은토론토로전출을갈정도로

우리아들스시가유명했다는건너도알지?

자기가배운예술적영감을불어넣어심혈을기울여만든

레스토랑’기모노’가없어져버린아쉬움이이직도가시지않았을내작은아들이내내마음에걸려.

모든나머지처리는다마무리가되었는지.

리나는잘자라는지.에미애비랑있으니이할미가걱정을할필요도없는일에왜이리마음이쓰이는지.

인터넷도전화도되지않으니참으로답답하군,

많은수업료를내고아직젊은나이에큰경험을했으니

앞으로그의인생은순항하게해주시라는마음속간절한기도를했지.

오늘은이배에서맞는두번째주일이잖아.

초를들고다니며어딘가에서간절한기도를올리기로큰언니와약속했는데

오늘은시간이절맞질않았어.

각자가모두할일들이빡빡한하루였거든.

대극장에서고래에대한다큐멘트리가상영되고있었는데너무피곤해서그냥방으로들어와버렸어.

잘정리된방에과일접시가새로놓여있었고,뜨거운물이얼마든지나오는방.

샤워를했어.

바다는안보이는답답하고좁은방이었지만눈을감으면천국이야.

잠이깨면이야기를쓰고낮에찍은사진을컴퓨터에올릴작정으로침대에들어가버렸어.

아직남편은극장에서다큐멘터리를보고있을거야.

8월3일그린란드누크Nuuk(고트호브)

그린란드의수도누크로갔어.

고트호브는덴마크말이고누크는현지말인데’바람직한희망’이란뜻이야.

그린란드의행정과경제의중심지로가장큰도시란다.

배는항구에닿지않고배보트로가서어제처럼현지인의보트를갈아타고고래구경을간대.

아침부터많이바빴어.

7시에6층정찬식당에서아침을먹었지.

왜냐하면1시에배를타고나가야하는데점심을11시부터먹어야했거든.

여기식당은느릿느릿움직이고뷔페는1시30분이라야문을열어.

아침먹고일행분들에게이틀동안의기행문을조금요약해서읽어드렸어.

여행을좀더즐기면서하시라는뜻이었지.

그런데우리의아지트9층에서읽을거라고예고를했는데도둘쨰언니는오지않았어.

그시간에수영을갔다는거야.

단7명의일행이,함께하는시간이잘안되는느낌이어서조금섭섭했어.

할수없는일이지뭐.사람이사회적인동물이라지반,

개성을굳이내세운다면어쩔수없는분들도많이있지.

저녁정찬도늘둘째언니네는격식을싫어한다면서정찬식당에오시지않아.

우리는이탈리아와스페인에산다는형제와어린이들이모여부모와3대가함께온가족과한배를탔어.

수많은물고기떼와고래들을감상하고숨막히는마린산맥을볼거라고쓰여있었어.

그러나고래는보이지않았고,가도가도바다와산과외로운사냥꾼의집만드문드문보였어.

차가운북극권의바람이얼굴을때리고얼굴이얼어버릴것만같아서요트안으로들어갔지.

배안에는화장실도있고따뜻한코코아와커피도마련되어있고,

의좋은아버지와아들이다정하게일을하며손님을맞았지.

배위에올라가서사방을둘러보아도고래는보이지않는모양이야.

아프리카에서사파리하던생각이났어.동물들이나타났다는무전을들으면

모든차들이그곳으로모여드는거야.

그런데문제는그곳으로가면움직이는동물은그곳에서사라지고말지.

여기선무전도치치않는모양이고함께떠났던요트들도하나도보이지않았어.

항구에서아주멀리나왔나봐.

사방은참으로외로운고도라고느껴질만큼찬바람이휘몰아치는기다란섬들이바다를수놓고있더라.

나즈막하게드리워진그섬들이다정하기보다얼마나쓸쓸해보이는지.

내가

"여기내려서달라는만큼땅을드린다면내리시겠어요?"

모두가손사래를치면서

"땅그것해서뭐해?나싫어."

그러시더라.

스페인이탈리아에서와서여기서함께만난귀여운어린사촌남매를위해

내가고래를그림으로그려주었어.

고래를못보았으니그림이라도그려야지.

지난번엘리베이터안에서만났는데,

"너,코리아아니?"그러니까모른다고했어.

아주역사적으로중요한아시아의나라이고아름다운나라라고공부좀하라고해두었지.

그래서그아이들이구면이었어.

나중에요트선장부자는바위근처로가까이가더니뜰채를들고바위를훑었어.

성게가뜰채에가득담겨나왔어.고래대신성게라.그것도나쁘지는않데.

선장은익숙한솜씨로성게를까서알을스푼으로꺼내가지고우리에게맛을보였어.

이탈리아사람들은그걸먹지않아서우리만잘먹었지.

형인듯싶은아저씨가아이들에게코리아에선아주스페셜하고비싼음식이라고아이들에게말해주었어.

아마성게를아나보더라고.

아이들은처음엔얼굴을찡그리더니그림을그려준아줌마가주니한번먹어보겠대.

그러더니한알을얻어가서먹어보더라.

그사람들이먹지않고요트바깥이춥고,시간이너무많이지나버려서

선장은부두로가야한다고성게까기를그만두었지,나는그성게를싸달라고했어.

이탈리아사람들은가져가지않았어.

캄차카에선계속싫다고할때까지까주었는데너무시간이없다니어쩔수가없었지.

그걸비닐에담아가지고배에서먹을참이었어.

배는그린란드의수도누크의부두에내려주었어.

우린한시간짜리운전도하는투어가이드를구했어.

연세들이많아서차로시내한바퀴를돌기로했지.

오후6시30분까지만배로들어가면되니시간이충분하여천천히걷고싶기도했지만

또짧은시간에더많은곳을보게되니그것도좋은일이라함께동참하기로했어.

한시간운전해주고설명해주고1인당20불부부당40불을내기로했어.

댄스이야기랑그림을배우면서있었던이야기는너무지루하실것같아

제가그냥빼어먹었습니다.

그녀는너무신이나서흥분하여떠들었지만

함께하지않았기때문에저도좀지루했거든요.

그래도바다에갇혀있었던그녀의생활이라

그녀가늘말하는차안이아닌피안의

한페이지는되겠지만,

그래서그녀에게는의미있는시간이었는지는모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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