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설악산 대청봉=백담,영시.오세.봉정 내설악루트
BY cheonhabubu ON 9. 7, 2009
가을이오는첫머리에설악산을다녀왔습니다.
내설악의가을은부끄러운소녀처럼
살짝발그레하니물이들어갑니다.
이제시작이니점점가을이여물어가겠지요?
설악산은외,내,남설악,세곳으로분류합니다.
외설악의대표천불동계곡이남성이라면내설악의백담,수렴,구곡담계곡은여성입니다.
수량이풍부하고아기자기하게잘생긴계곡에수목도울창합니다.
백담사는신라제28대진덕여왕원년자장율사가창건했는데
대청봉에서백담사까지
웅덩이가백개가있는곳에위치한다고백담사라한답니다.
<봉정암가는길>
오라버니의선원<무차>에서불자들과함께봉정암으로간다기에무작정따라나섰습니다.
그루트가운데오세암이라는암자에서1박을하게되어있었습니다.
<오세암>은제가매월당에관한논문을쓸때,
그분이출가한곳이라해서반드시가보아야할곳이었는데
험한길이라도저히개인적으로갈엄두가나지않았던곳이었습니다.
그래서언젠가한번은가보리라마음먹었던곳입니다.
우선열림출판사의소개글을읽었습니다.
"삶이팍팍하고,산다는게무의미하다고느껴지면
엉엉통곡이라도하듯봉정암가는길을걸어보십시오.
내딛는걸음걸음,살아가는하루가행복할수도있습니다.
당장봉정암가는길을걸을수없다면나그네의마음을지팡이삼아
<열림>을통해봄,여름,가을,겨울에펼쳐지는봉정암가는길을걸어보십시오.
그모습을샅샅이살펴보았다면이제봉정암으로길을떠나보십시오."
오르막이면오르막만있든지,내리막이면내리막만있든지
오르고내리는길을헐떡이며얼마나걸었는지,
개울을건너고,돌부리에채이고,
다리를건너고…
그리고줄에매달리면서겨우겨우올랐던험난한길은
그나마새로계단이나다리를놓아서다행이라합니다.
계단아래를내려다보면오금이저리고어지럽습니다.
깔딱고개앞에서어떤이가말합니다.
"인생길만큼험난하구만."
한보살이대답하여말합니다.
"인생길만큼은아니로군요.
얼마나험난하고먼길이인생길이었는지…
오늘만참으면갈수있는길이니이건쉬운길이지요."
오늘만참으면갈수있는길이라..
이건쉬운길이라.
정말그렇습니다.
버스에서오라버니스님은<중화탕>이란요지의법문을했습니다.
오라버니가하는법문을정식으로는처음들어보았습니다.
중화탕이란우리조상들의지혜와재치로
마음의병을고치는퇴계선생의30가지마음의처방전이었답니다.
사무사(思無邪):생각을간사하게갖지말것
행호사(行好事):좋은일을행하라
막기심(莫欺心):마음에속임이없을것
행방편(行方便):필요한방법을잘선택할것
수본분(守本分):자신의직분에맞게할것
막질투(莫嫉妬):시기하고샌내지말것
제교사(除狡詐):간사하고교활하지말것
무성실(務誠實):성실히행할것…
서른가지의처방전을프린트까지해가지고불자들을조근조근타이르고있는오라버니가
새삼존경스러운시간이었습니다.
오늘만참으면…
그리고중화탕.
모두맥을같이하는말입니다.
사람의마음을다스리기가얼마나어려운일인지를한마디로말하고있습니다.
고빗길은우리앞에늘놓여있었습니다.
험준한산,깔딱죽고싶은날들도무수히많았습니다.
죽지못해살아온아픈날들을
불자들은이런험난한곳에숨어있는사찰을
그들이지닌불심으로찾았었나봅니다.
한등성이한등성이..
조심조심그들의부처님을찾으면서이산을올랐던것입니다.
그리고어떤기적같은영험한일을만나기도했을것입니다.
70할머니한분도산으로오르고있었습니다.
"아,할머니불교방송텔레비젼에나왔던할머니시군요."
어떤이가담박에알아보고말합니다.
"네,이산을자주오르면서기도하여두아들이다좋은대학에갔지요."
혼자중얼거립니다.
사람들은모두기복신앙에빠지기만하는것일까?
영시암을거쳐백담사에서여섯시간걷는곳에오세암이있었고
오세암에서1박하고새벽6시40분에봉정암으로향했습니다.
죽을힘을다해봉정암에닿은시각1시경,
오후2시에쉴사람은쉬고다시대청봉을갈사람은다녀와서봉정암에서
둘째밤을보내게됩니다.
우리는당연한듯이대청봉을오르기시작합니다.
이미지칠대로지친다리를가지고서..
오는사람가는사람들이모두다인사합니다.’저팔을가지고어찌…
"죽기아니면까무러치기로갑니다."
말은그리하지만
‘다리가아프면가래도못가는데,이팔이어때서
걷는데지장없으면되었지…’
속으로주문을욉니다.
그리고가는길에돌하나씩을얹습니다.
"회복의초록소망이루어지게하소서."
이번여행의화두입니다.
모든것에서의회복.
건강,갈등,마음의아픔,그리고자식들에대한걱정.
나의,집안의,나라의,세계의평화로의회복…
이렇게써놓고보니제법거창한것같습니다만.
정말제가마음속으로바라고있는한단어입니다.
소청산장을지나고
표지판을몇개지나
중청산장까지왔는데
도반을약속했던남편이주저앉습니다.
이팔로도가려는데…
그러다가6살많은나이조건,사진찍느라소진한에너지를감안하여
참습니다.
옛날아이들과산으로갈때아이들이꾀를부리면
매질을하며개울을건너게하였습니다.
"용기가남자의제일큰덕목이야!"
아이는산을오르는건성적을올리는것과마찬가지라했습니다.
죽을힘을다하여올려가면내려올때는곤두박질치듯이
주르르미끌어져내려온다는뜻이었습니다.
중청휴게소에서버스에함께탔던일행을만났습니다.
사진한컷부탁하기에
찍어주었습니다.
좋아하실것같아서올려드립니다.
대청봉에서만났더라면더좋았을것을…
그분들이말했습니다.
중청의기상관측소가신비하게느껴지는곳입니다.
초파일날절집의등처럼생겼습니다.
대청봉에서속초가훤하니다보입니다.
이렇게맑은날은정말드문일이라합니다.
대청봉까지가봤댓자경치는이렇습니다.
바윗돌몇덩이..
그러나뭔가이루어냈다는자긍심에와닿는다이돌핀의프로테이지는
과연얼마나이겠습니까?
가보야돌덩이몇개…
그렇게말하는사람들앞에서늘저는기막혀합니다.
백두산15시간을다섯봉우리를종주하고가슴에와닿는벅찬호연지기를
누구에게설명할수없었던그기분입니다.
카라코람하이웨이에서굴기트글리시아4천고지를넘어하늘호수에닿았을떼의
기분같은것.
거기그냥바위뿐이란걸말할수는없습니다.
이런기분을느끼게해주고불심을자극하기위해무차선원에서
만든이번적멸보궁봉정암순례길이었습니다.
도반들은소풍온듯즐거운가봅니다
오라버니스님도선원에서환자나돌보고침,뜸이나놓다가
모처럼나온순례길이행복한가봅니다
함께탄불자들에게
유명서예가가직접쓰고그린부채,2010년도달력,
아플때먹으라고소합원한병,일회용응급처치침,
반야심경한글판파일
오이두상자,근육통용테이프
그리고더많은것들을챙겨왔고
아프다는사람들에게직접테이핑도해주고
침도약도그때그때처방합니다.
이일을추진하는기획사는금강..이란회사인데
10만원에온2박3일을아홉끼니씩이나먹이고재워주고
척산에서온천까지시켜주고온천하고나오니
수박파티까지시켜주고,절에공양드릴쌀도
절에가면1만원이나하는걸2500원에주고
간식거리로떡,사과두개,양갱두개,물한병
그리고도남는장사인지의심이들정도였습니다
백담사의목어
늘깨어기도하라고이렇게눈을크게뜨고있습니다
만해한용운선생기념관
사람이어떻게이름을남겨야하는지보여주는곳입니다.
대통령전모씨가피신했던그툇마루엔
사람들이짐보따리나내려놓고
만해선생의기념관에는고개를숙여인사하고갑니다
사람들의소망이나기원은백담계곡에끝간데없이
총총히높이오르고있습니다.
균형을잃으면넘어지는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