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운사 꽃무릇 절정의 날에

유치환시인의가사로지은진주여고의교가는참으로여성답고우아합니다

"오늘도진리의휘영청푸르름아래

비봉산초목들이지고피고겸양하듯

남가람고운물이흘러흘러한결같듯

그리하여마침내이내몸이큰하나에맺혔음을배움으로애오라지

먼후일을기약하는우리들

이노래만들으면무작정여고시절로돌아가

소녀같은심정으로마냥행복해집니다.

일요일,좀우울한마음을달래고있다가진주여고카페에들렀더니

선운사도솔산으로동창들이등산을간다고합니다.

"성숙아나도가면되니?"

삼천포로이주하고처음이라초등한반이기도한친구에게조심스레물었더니

"아무것도가지지말고그냥와.내가다준비해갈게"

반색합니다.

전라북도고창군아산면삼인리선운산(도솔산)북쪽기슭에있는절.선운사.

봄이면동백꽃이한창이지만지금은꽃무릇이한창입니다.

무작정나섰습니다.

9년전에선운사에들러꽃무릇을보고지은시가있습니다.

2001년제가펴낸"빛속으로"란책41페이지에있는시인데

정말부끄러운실수를했더랬습니다.

그때에저는이선운사의꽃이상사초인줄알았더랬어요.

동백꽃밭아래로아래로

부끄런듯팔벋어더듬어보지만

끝내만날수없어

기다리다기다리다

까맣게타버린입술

시들어말라버린가을풀숲

그늘진그자리에

화톳불지피듯타올라

무리지어붉게피는꽃

꽃과잎이한평생

볼부비며살아갈수없어

슬픈상사초

눈시울붉히며오열하고있습니다.

이제알고보니상사화와꼿무릇(석산)의차이는너무나현저합니다.

상사화는봄에잎이돋아나고여름에꽃대를올려7월쯤에꽃을피웁니다.

반대로석산은지금9월경에꽃이잎보다먼저

피어나고꽃이지고나서야잎이돋아그상태로눈속에서겨울을난답니다.

무식한사람이용감하다고알지도못하면서책에다버젓이

‘선운사상사초’라는제목의시를올렸으니…

그것도구상선생님생전에글자한자까지감수하셨는데

그건그분도알지못하셨나봅니다.

물에다붉은그림자를빠뜨리기도하고

산사음악회도열리게하고

갈대와어울려더더욱붉게퍼져있는

기도로도피어오를까?

돌탑아래더욱애절합니다

선운사담을타고오르는담쟁이덩굴,아직은푸릅니다

오랫만의산행이즐거운동창들

냇물과꽃무릇과..

햇빛은만물을빛나게합니다

꽃무릇만아름다운건아닙니다

강아지풀이만드는그림자도아름답고..

혹옥잠노랑꽃도아름답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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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솔암의나무기둥

그옹이의아픔과그목문의사연속에

도솔암의전설은살아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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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을헐떡이며가파른계단을올라가면

도솔천내원긍에이르게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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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원궁을나오면거대한마애불을만나게됩니다.

보물1200호라는이부처앞에서소원을빌면이루어진다고…

동자승들이너무나예뻐서…

바위중간과끝에서있는작은점들은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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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굴에서유명한한류영화"대장금"도촬영했답니다

長沙松이너무어마어마해서제디카로감당하기힘들었어요

소녀로돌아간일신인들의모습입니다.

저는버스제일끝자리에앉았는데35기선배님의

사랑을듬뿍받았습니다.

줄을아주잘섰어요.

한해선배는태양이고두해선배는하늘이랍니다.

하늘님이베푸신사랑은가이없으셨어요.

비타민시,물티슈,사탕,미국서갖고오신플루예방손세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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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품까지준비해오셔서

신풀이는절정에이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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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9월어느날

세월이많이도흘렀네

쓰디쓴인내를모락모락피우던날

선운사꽃무릇은

산길가득

대궁을올려붉게도피어올랐지

선배와후배는서로어깨를나란히

함꼐만들어가는비슷한나이테를보며

도솔천을올랐지

극락가는길

꽃무릇꽃에앉은일몰처럼

공평한시간앞에부끄러웠네

아직은푸른잎들이

저무는시간이되어단풍들듯이

우리인생도이제저물어만가는데

막걸리한사발들이키고

후배가부쳐왔다는매운고추전

한입베어물며

"너너무몸을불렸어"

그옛날42킬로그램의몸매를,

그소녀를만나고싶었네

그리움에목이매여.

밤늦은시간운전하여집까지데려다준후배님께

진심으로감사를드립니다.

모처럼정말즐거웠습니다

진주여고37기하태무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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