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추석은삼천포에서지내리라했었습니다.

하와이에서아들녀석이왔습니다.

너무허전해서어른이어리광을부렸지요.

너라도나와야한다고…

아들은거절을못해서리나를외할머니에게맡기고나왔는데

하향길이너무막혀그냥소리울에머물게된겁니다.

사람이살지않으니약간씩손보아야할곳을이장님의손을빌려고치고

작은놈은마무리를했습니다.

9월30일날올라가면서남해군청에봉사직요원교육신청서를아슬아슬냈었지요.

10명만뽑는다는데20명이지원을했대요.

10명이내면그냥다뽑고,지원자가더넘으면면접을본다고했어요.

그날이오늘,소리울엔인터넷이안되니면접에대비하여남해군관광지라도알아놓고싶었는데못했어요.

그래도기왕원서를냈으니붙긴해야자존심이서잖아요?

그래서교육을받거나그곳에대한설명에필요한자료를찾으면넣어둘

파인더한권을만들었어요.

표지도만들어붓글로예쁘게쓰면서어쩐지긴장되고정말취직시험치러가는늙은대학생처럼

떨리는마음이었어요.

아비와아들이소리울에남아있을거면서대전까지태워주고

"엄마,화이팅!!"하고갔는데대전에서어떤아저씨두분이가방을두고

20분이지나도버스에오지않는거예요.

혹시나그시간에대지못할끼염려하면서….

시간이남았어요.점심을먹지못할것같아우유한벙을샀는데

면접장소지하에밥을팔았어요.

우유는그분들과나눠먹고먼저밥한그릇시켜먹었어요.

면접대기실에는시험관이라는군청직원이예상문제로남해12경을설명하라면실전상황처럼하라고…

나는조그맣게

"남해12경이무언지…"

라고혼자중얼거렸는데

"면접준비하는사람이그것도모르고왔어요?"

라며힐난했어요.

‘딴은맞는말이긴한데…난인터셋검색도안되는곳에있었다구.

그리고교육프로그램이나왔으니교육받은후엔누구보다잘할수있는데…’

하지만그건내속의변명일뿐현실은당락의문제이고,

무엇보다노력하지않고밥이나먹고있었던거예요.

마침,나는맨꼬락지로원서를내어서면접차례가늦었어요.

용기와열정.

불평은금물.

나는아무말없이자리를박차고밖으로내달렸습니다.

전번한승수국무총리를만났던민원실컴퓨터로달려갔지요.

한10분쯤은걸리는거리였어요.

아,그전에바로앞건물농협으로갔어요.

혹시컴퓨터있어요?고객용.

먼저번수입인지로내게실수를한아가씨를찾으니답은"없다"였지요.

아주빠르게"나뭐하나검색하여프린트해줄수있어요?"

무슨말인가벙벙하게있고옆의직원은뭐이런물건이다있어?하듯바라보았어요.

그래서재빨리나와군청민원실아무나에게"남해12경이뭐예요?"

그직원은친절하게자리에서일어나나오면서산을좋아하셔요?바다를좋아하셔요?

취향에따라검색해드릴게요.

하면서컴퓨터를천천히켜주는거예요.나는마음이급해

얼른컴퓨터앞자리에앉아서검색창을쳐제일먼저눈에들어오는

제7경노도,서포김만중의유허지

이어서다른3장을빠르게복사해서들고면접장소로또달렸어요.숨은차고땀은비오듯흘렀습니다.

사실

"저이사도아직다안와주소만있고,

교육을받으면잘할수있어요."

라고편하게말하고앉아있어도누가뭐라겠어요?그리고떨어져도그게밥먹여주는것도아니고

오히려편한일이지요.

아,늙었으니까떨어졌겠지.그렇게요.

그렇지만기다리는시간동안저자신에게얼마나제가닥달을하겠어요?

‘바보,점심먹지말고그런거나찾지,훤히다미리짚어놓고,

그냥앉아시간만파먹고약한시간이나그냥기다렸었니?’

나를부를때까지12경을다외워도되는시간이흘렀어요.

벼락공부그렇게다잡아서해보기는처음입니다.딱코앞에서.

덜덜떨리던게조금은안정이되었어요.

아무하고나마구지끄렸거든요.

여자두명,남자두명,네명의시험관이앉아각자묻고싶은형식적인질문을했습니다.

2분동안노도를소개했지요.

"국문학자여러분,남해의작은섬노도를찾아주셔서감사합니다.어쩌구저쩌구…"

실전처럼지끄렸어요.

우리집을설계해주시는설계사무소에가니집까지태워다주실분도기다리고있었지요.

복은많아요.저.

그런데무슨시험인지안말했지요?

이미아실분은다짐작하셨겠지만저놀면뭐해요?

그래서남해군관광도우미제8차교육연수생모집에응모했어요.

못말리겠지요?

컴퓨터검색도와준민원실아저씨에게꼭찾아가인사를할것입니다.

정말고맙습니다.라고…

언제든그런자세로임하세요성공하실겁니다.

정말저떨어져도상관없어요.

저는그렇게어떤상황에서라도최선을다한것으로저자신에게만족했으니까요.

추석인사놓고가신분께감사드립니다.

그리고오랫동안자리를비워도변함없이찾아주시는발자욱만놓으신모든분들정말감사합니다.

이가을더더욱아름답게한해를결실하셔요.

저손도많이나아지고있어요.비록송편은못했지만…

소리울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