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 군수님과 눈물의 시 낭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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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두현시인의문학기행

시월愛가을소나타

가을은

바다가하늘을곱게품게허락했고

고두

시인의문학기행은

음악을연인으로품었습니다

남해는오신님의그리운

여인이고싶습니다.

2009년그리운어느날

남해물건숲몽돌해안에서

10월9일밤부터10월11일까지남해군삼동면물건리물건항에서

요트축제가열렸습니다.

때를맞추어제4차고두현시인과함께하는남해문학기행도

음악회와함께열렸습니다.

문학사랑과남해문화사랑회에서주최하고남해군에서후원하는행사.

위의글귀와함께가을낙엽을한잎씩붙인초대장을받았습니다.

저는보물섬남해가그냥멸치고사리,마늘,그딴물질적인것만많은

그런섬인줄알았습니다.

그래서남해관광도우미양성교육신청으로남해를더알고싶어했습니다.

그런저에게입이날마다벌어지도록자랑할거리가생겼습니다

저희부부가남해에살기로작정한것은

남해의경치가제가다닌80여개국보다빼어나게아름답다는그하나로

단순하게결정했던겁니다.

제가자랑할일은바로덤으로얻은선물들,

시골이라음악회도연극도영화를상영할극장도없고

당연히유명한분의공연도없을테니

문화적인환경에늘목마르겠구나

그냥시골스럽게살아야지어쩌냐했던

우려가이초대장한장덕분으로확깨어버린사건이었단말씀입니다.

모든문화적으로문학적으로깊이있는자료를다품고있는남해

그걸즐길줄알고그걸알릴줄알고

그걸알리려고노력하는남해를많이사랑하게생겼습니다.

바다가보이는몽돌밭에다가피아노두대를갖다놓고

쇼팽의피아노소곡을,

피아졸라의리베로탱고를들을수있는곳

붉고흰등대가떠있는바다,

눈앞에는물건항의어선이뜨고경기를위한아름다운요트가유유히흐르고

커다란에드벌룬이꿈처럼떠있고

"내인생에가을이오면…

떨리는목소리로사회를보는전느티나무앙상불단장을하시던

이현숙님이따스한사회를보시고

물건방조림에서본앞바다가숨막히도록아름답고

더러서울서고두현시인과함꼐하는남해문학기행단일행들도

찾아와숲길을걸으며명상에잠기는남해.

몽돌밭에만들어진무대와황토물감들인천으로만든두터운방석이놓인객석.

이런공연장을일찌기본일이없는저에게

가을에어울리는이황국와자색국화의향연이

얼마나눈물나게고마웠던지모릅니다

몽돌밭엔몽돌만있는게아니라이렇게개똥참외도줄기를벋어

생명력을과시하며푸르게푸르게자라고있는곳

지금은서리가내리는가을,

처서지나백로추분지나한로

내인생의가을도결실을가다듬기위해가꾸어야하는계절입니다.

정현태군수님이시낭송을하시는모습.맨앞에앉은고두현시인

제가닻을내리려고결정한이곳의문학기행행사장에군수님이오셨습니다.

두어분이준비한시를다읽고난후였습니다.

한마디말씀을청한자리에.

뜸을조금들이면서천천히시를읊듯하시는말씀

눈물의자서전을들려주십니다.

"어머니스물아홉

청상으로남기신채아버지가이세상소풍길을끝내셨더니다.

아들하나딸셋네남매기르시기힘이들어서

큰따님불러놓고

얘야,힘이드는구나너라도날좀도와다오.

여덟시간일하고여덟시간공부하고여덟시간잠자는학교로가면어떻겠니?

그렇게누나는실업학교엘가고

돈벌어동생들뒤치닥거리하느라고

너무힘이들어서좋아하는책을읽을시간이없었답니다.

아우야,너무힘이들어.

내가돈이생긴다면서점을하나했으면좋겠구나

싫도록책이라도읽을수있겠지?

내가제일좋아하는시별을헤는밤을들어보아라.

그눈물어린편지를받고윤동주의그시를좋아하게되었다고.

그누님,지금암으로투병중에계시노라고,

별하나에누님의쾌유를,별하나여러분의남해기행이아름답도록빌면서

이시를바칩니다"

젖어있는그분의목소리는이미오열에가깝습니다.

별헤는밤

윤동주

계절(季節)이지나가는하늘에는
가을로가득차있습니다.

나는아무걱정도없이
가을속의별들을다헤일듯합니다.

가슴속에하나둘새겨지는별을
이제다못헤는것은
쉬이아침이오는까닭이오,
내일(來日)밤이남은까닭이오,
아직나의청춘(靑春)이다하지않은까닭입니다.

별하나에추억(追憶)과
별하나에사랑과
별하나에쓸쓸함과
별하나에동경(憧憬)과
별하나에시(詩)와
별하나에어머니,어머니,

어머님,나는별하나에아름다운말한마디씩불러봅니다.소학교(小學校)때책상(冊床)을같이했던아이들의이름과,패(佩),경(鏡),옥(玉)이런이국(異國)소녀(少女)들의이름과,벌써애기어머니된계집애들의이름과,가난한이웃사람들의이름과,비둘기,강아지,토끼,노새,노루,`프랑시쓰·짬’`라이넬·마리아·릴케’이런시인(詩人)의이름을불러봅니다.

이네들은너무나멀리있습니다.
별이아슬히멀듯이,

어머님,
그리고당신은멀리북간도(北間島)에계십니다.

나는무엇인지그리워
이많은별빛이나린언덕위에
내이름자를써보고,
흙으로덮어버리었습니다.

딴은밤을새워우는벌레는
부끄러운이름을슬퍼하는까닭입니다.

그러나겨울이지나고나의별에도봄이오면
무덤위에파란잔디가피어나듯이
내이름자묻힌언덕위에도
자랑처럼풀이무성할게외다.

길고도긴시를흐느끼며다읊으신군수님은

어두워오는바다를바라보며맨앞자리에앉으십니다.

요행,그분의얼굴을볼수있는자리엔바다밖엔아무도없습니다.

간간히손수건으로눈물을훔치시는군수님의등뒤로

관중들도흐느끼고있었습니다.

남녀노소할것없이흐느끼고있었습니다.

구경온마을사람들도코를풀고계십니다

김영남김명인시인님도오셨고오신다던황동규님은어머님병환으로못오셨습니다

조금덜어두웠을때,군수님이오시기전

고두현시인은김영남시인의시<푸른밤의여로>를읊었습니다.

푸른밤의여로

김영남

둥글다는건슬픈거야.슬퍼서둥글어지기도하지만저보름달을한번품어보아라.

품고서가을한가운데서봐라.

푸른밤을푸르게가야한다는건또얼마나슬픈거고내가나를아름답게잠재워야하는모습이냐.그동안난이런밤의옥수수잎도,옥수수잎에붙어우는한마리의풀벌레도되지못했구나.여기에서나는어머니를매단저둥근사상과함께강진의밤을걷는다,강진을떠나칠량을거쳐코스모스와만조의밤안개를데리고걷는다,’무진기행’은칠량의전망대에맡겨두고내부질없는詩와담뱃불만데리고걷는다.걷다가도요지대구에서추억의손을꺼내보름달같은청자항아릴하나빚어누구의뜨락에놓고난박처럼푸른눈을욕심껏떠본다.

구두가미리알고걸음을멈추는곳,여긴푸른밤의끝인마량이야.이곳에이르니그리움이죽고달도반쪽으로죽는구나.포구는역시슬픈반달이야.그러나정말둥근것은바로여기에서부터출발하는거고내고향도바로여기부근이야.

피아노와바다그위의요트들

천연염색황토방석,몽돌밭,굴껍데기,푸른생명마른가을잎

그리고줄지어선요트들의행진

남해우리춤보존회회장이신박초연님의춤사위

죽은자의영혼같은하이얗게얇은사絲

휘어져감기우고다시벋는저갸느린손길좀보셔요

바다를향한몸짓에는바다내음이담겨있나요?

떠나간영혼을부르는초혼가

그대가슴이울고있나요?

다소곳이고개숙인

열두폭치마에실린저녁바다

울음인듯웃음인듯

끼륵이는물새도다가들며

그대춤사위를흉내내는데

그대이제날으면다시는오지않을

나무꾼의여인이던그천사같구려,

안타깝고도서러운몸짓

<소리울하태무>

뮤직피아노원장이신문정혜님과밀양여중음악교사김명윤선생님

세모모양의요트들은자꾸만푸른제그림자를바다속으로빠뜨리면서

전승국악원대표김평원님의대금연주를들으러뭍으로다가옵니다

떠나가는배,푸른다뉴브강의물결이현악사중주로흘러내리고

통기타와함께이우학님과

가을사랑섬소년바위섬을

모두가흔들면서노래했습니다.

서쪽남해어느횟집에서음식도이야기도

그리고시도너무맛있었던밤.

또한차례시낭송의밤이이어졌어요.

저는또이호우님의낙동강을읊었고군수님도,박인화님도시한수씩을읊었습니다.

"남해오신걸축하합니다.

거실을아주넓게지으셔요.

우리도가서놀수있게요."

군수님의말씀을접수하면서

고두현시인님과의짧은인연이길게이어지도록빕니다.

문화는척박한환경에서더더욱발전함을압니다

남해가고려조선시대의유배지였고,

경기체가화전별곡,구운몽사씨남정기등등

알려진약200여명의유배자들이남긴예술혼들이살아있는남해.

위리안치,그옹색한유배지의산물들은빛나는문화유산으로남습니다.

오전내내그걸보여주시면서실전에임할안내자의내공과자세에관해

공부를시켜주신김성철남해문화사랑회회장님,

격려와사랑을나눠주신이인효남해군청문화관광과기획팀장님

정말감사했습니다.많이배우겠습니다.

노래방을가는시간에저는살그머니빠져나왔습니다

함께다끝내지못해아쉬웠습니다.

무사히들돌아가셨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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