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를타고보길도로건너갔습니다
보길도의아침에서밥도먹고
잠도잤습니다.
<보길도의새벽네시사람을만나다>
새벽네시
칠흙하늘에잡힐듯별들이총총하다
풀벌레소리요란한바닷가에서
절룩이며느리게걷는아저씨를만났다
“이길로계속가면돌아오나요?”
길을묻는데함께걷잔다
보길동에서노화읍가는섬과섬을잇는다리
말없이걷는그의어깨에
천천히아침이내린다
인생의황혼길에날마다아침을만나러다리를걷는다는
그의얼굴에180m다리의길이보다
유장한삶,
인고의세월이절룩이며가고있다
“섬생활다그렇지요.”
느린걸음만큼느린말소리
“함께걷자.섬생활다그렇지요.”
단두마디말속에함축된한인생을읽으며
그는그의길을걷고
나는나의길을걸었다
<보길도의아침>
보길도의아침이란민박집을나와2009년10월20일보길도의아침을맞는다.
아무도깨지않는새벽바다묻어오는서늘한바람바닷가일주도로갈대숲엔
풀벌레소리자욱하다.잡힐듯별들이총총칠흙하늘에떠있는데사람하나걸어온다.
아무도없는길에만나는사람이무섭다는데함께걷자는사람을따라
다리를건너면노화도섬과섬을잇는다리위를걸으며사람과사람사이는왜다리가
건강하지못해더러는상처도주고받고슬픈이별이생기기도하는지
인연의끈은질기기도하고집착은가슴에달라붙어떨어지지않는지
갈매기한마리후두둑날고가로등새벽길비추이는데보길도의아침은
바다에길을트고출렁출렁얕은파도로오고있다.끼룩이는물새의날개로오고있다.
선연히일어서는내안에접힌날개.보길도부용동고인을만나러온날
<세연정에박힌우주>
하늘이내려앉고구름이연못이가라앉아
오대양육대주가세연정연못속에
듬성듬성박혀
민초는눈물의노래를부르고
오우가도어부사시가도왕의스승을달랠길없어
언제나외로운산(孤山)으로살았다
흰옷의선비너울너울춤을추다가
멀리있는영예를탐하며
슬픔의거문고가락을탄다
빈손으로가는인생
예나지금이나부귀도한올바람인것을
옛보길도의사치스런연못세연정에는
가난한어부의한숨이잠겨있다
보길도강성일해설사와
<예송리몽돌밭>
억겁을휘돌아온바람
예송리에서교향곡을연주한다
부대끼며사는삶이곰삭아,거룩한음악이만들어지지
자연의심포니가철썩철썩차르르르….
몽돌에흰포말이마알갛게부딪치며
쏴아….차르르르….
<완도정도리구계동>
완도땅정도리구계동에는아홉개의계단에동글동글돌들이모여앉았다
큰바람매미가덮쳐와그자갈다실려나갔다.
하루이틀밀려나간자갈은이레만에다시
아홉계단을만들어앉아창조주의위대함을이야기하는데
그사연을다들어주며바다언덕을지키고굳게선
한그루느티나무
<해신장보고>
바다가놀이터이던어린소년은바다의신이되었다.
모래사막에도비단길.풀밭초원에도비단길.
땅끝을지나그길이다한곳에다시시작하는바닷길그바다로나가는
해상실크로드.중국지나일본일본지나페르시아
꿈꾸는공주의유리병.향기로운향료.온갖것그대로비추이는거울.
따뜻한면화도,푸른하늘빛청자도해신의배에실려돛대끝에희망이실려
해상실크로드그무역선이다시꿈꾼다.우리함께바다로나가자
너른바다를열자.해신그가제패한바다우리가슴에가득한바다
보물섬남해가꿈꾸는바다
<태백산맥문학관>
돌아오는길에벌교에들렀습니다.태백산맥의무대였던곳.기념노트한권을샀습니다.
조정래작가의얼을보는곳.현존하는작가가두개의문학관을갖는건없던일입니다.
조계산자락현부자네집과소화의집바로옆에우뚝서있는태백산맥문학기념관은
2000년에시작하여2008년11월에준공된건물로세계적인건축가김원씨의디자인을바탕으로과거아픈역사를끄집어내기위해벌교읍제석산의등줄기를잘라내고,
2전시실은공중에매달려있는형상으로건축되었고또한통일을염원하는마음으로북쪽을향하고있었습니다
만6천5백매의육필원고는사람키를훌쩍넘습니다.
소설의무대가지리산으로넓어지면서작가는열번넘게지리산을오르며약도를직접그리고시대를다시엮어낸글.대하소설태백산맥
민족분단의비극을다시돌아보고함께반성할수있는계기를만들어낸소설태백산맥의숨은역사가
이문학관623점의전시물에오롯이담겨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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