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 유배문학 수상 소설-신선의 섬 꽃밭에 놀다 6
옥에갇힌조광조들에게아직국문전이라오라는지우지않고있었다.

해저문하늘에는구름한점없었고,밝은달은의금부뜰을환하게비추고있었다.

그들은마지막술잔을기울이며이미경각에와있는그들의마지막생명을서로나누었다.

형조판서김정이절명시한수를읊는다.

오늘밤저승으로갈사람들

속절없는밝은달이인간세상비추이네

重泉此夜長歸客空照明月照人間

자암김구가화답한다.

흰구름에백골을묻으면영원히그만일것을

공연히흐르는물만여여하게인간을향한다네

埋骨白雲長已矣空餘流水向人間

그리고다시

긴하늘달밝은밤

明月長天夜

라고운을떼니

김정이차운을받는다.

추운겨울작별을아쉬워하는시간

嚴冬惜別時

그렇게시간은흘러드디어국문이시작되었다.

“신은38세의선비로이세상에맏는것은오직전하의마음뿐이었습니다.

나쁜신료들의사욕을막아국가의명맥을새롭게하고자했을뿐사심은추호도없었습니다.“

조광조가말했다.

부제학김구도

“신은나이32세로옛사람들이사우(師友)간에서로옳은일을함께하는일을사모하여동지들과뜻을같이했습니다.

착한사람을좋아하고악한사람을싫어했으며,공론으로서옳고그름을따졌을뿐붕당을지어과격한짓을했다는혐의는신이받아야할죄가아닙니다.“

라고말했다.

그들의죄는<중종실록>14년11월16일에추관김전,이장곤,홍숙등에의해이렇게조율되어쓰여졌다.

“조광조,김정,김식,김구등은서로붕비(朋比)를맺어저희에게통하는자는천거하고권세롭고중요한자리를차지하고,저희와뜻이다른자는배척하였고후진을유인하여궤벽과과격함을가르쳐국론이전도되고조정이날로시끄러웠습니다.

조정의신하들은그들의세력이강하여감히아무도말할수없었으므로그죄는참(斬)하고처자는종으로삼고재산을몰수하는데해당합니다.

윤자임,기준,박세희,박훈,등은조광조등의과격한논리에부화하였으니죄는수종(隨從)이므로일등을감하여각각장1백대,유배3천리그리고고신을빼앗는형벌에해당합니다.“

<중종실록>14년11월16일

이러한죄목이<경국대전>에는없었기에김정등추관들은고육지책으로

<대명률>‘간당(奸黨)조’를빌려와참형에해당한다고보고했지만자신들의견해를덧붙인다.

“원률(元律)이없으므로비률(比律)로맞추었으나지극히과중합니다.

듣건대조광조등이국문때다들통곡하며‘성명(聖命)만믿고국사를하고자했을뿐,

진정다른뜻은없었습니다.’라는말을듣고매우측은하였습니다.

이율법으로죄를준다면만세에욕이될것입니다.

<중종실록>14년11월16일

그리고조광조등이옥중에서지은옥중소(獄中疎)를함께보고했다.

….우리임금이요순과같은임금이되게하고자한것인데이것이어찌제몸을위한꾀였겠습니까?

하늘을두고맹세컨대다른사심은없었습니다.신등의죄는만번죽어도마땅하오나

사류의화가한번시작되면뒷날국가의명맥마저염려되옵니다.

하늘의뜻을헤아릴길없사오나죄없이죽는것은참으로견딜수없사오니

단한번만이라도친히국문해주신다면만번죽더라도여한이없겠습니다.

뜻은넘치고말은막혀서어떻게아뢸바를모르겠습니다.

<중종실록>14년11월16일

그러나중종은다시는조광조등을만나지않았고그들에게뚜렷한잘못이없었으므로

국문때정연한이론으로따진다면대답할말도없었다.

경각에달린이들의목숨을구하기위해영상정광필은눈물로간하였고결국중종은형을한등급낮추었다.

그들의혐의는이랬다.

“붕당을지어자기편을진출시키고다른편을배척하며주상을모함하여사사로이행동하고,

젊은것이늙은것을능멸하며천한것이귀한것을몰라보게했다.”

그리고사형에서한등급내려고신을뺏은후곤장백대를치고

조광조는능주로김정은금산,김구는개녕,김식은선산,박세희는상주,박훈은성주,

그리고윤자임은온양,기준은아산으로귀양갔고나머지사림들도관직삭탈당했으며

현량과가폐지되고소격서는부활되었다.

그러나약한달뒤조광조는결국임금으로부터사약을받았고,

조광조의죽음에대해사관은이렇게적고있다.

“임금이즉위한뒤로는대간이사람의죄를논하여혹가혹하게벌주려하여도

임금의뜻으로는죽인자가없었는데이번에는대간도조광조에게

더죄를주자는청을하지도않았는데문득이런분부를내리니

시의(時議)의실재를파악해서내린분부일것이다.

지난날에는가까이에서하루에세번씩뵈면서정이부자처럼가까웠는데

하루아침에변이일어나자용서없이엄하게다스렸고,이렇게죽이는것도임금의결단에서나왔다.

임금에게조금도가엾고불쌍히여기는마음이없으니

지난날깊이깊이사랑하던일에비하면마치두임금에서나온일같다.“

<중종실록>14년12월16일

b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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