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에관하여
지난주성당에서얼굴색은괜찮아보인다는인사들을받았습니다.
몇개월이나앓아누웠있던사람처럼보이지않는다고합니다.
그래서얼굴색에관하여생각해보게되었습니다.
아마세상에쓰이는낱말중이<색>이라는단어만큼다양하게
쓰이는말도그리흔치않을것같습니다.
간단한사전만찾아보아도아래와같이줄줄이다양한뜻이있습니다.
[色]<명사>
①빛을받아물건들이빨강·노랑·파랑·하양·검정따위로나타나는것.
고운～.밝은～.～이짙다.<동의어>빛⑥
.②서로구별되는부류나특성.<참고>색다르다.
③‘여색(女色)’의준말.
④‘색사(色事)’의준말.
⑤‘색정’의준말.～이동하다.
⑥빛③.설워하는～을뵈오니.<한중록>.
⑦≪불교≫보이는모든세계.(반야심경공즉시색생즉시공)
리나가오후5시에어린이집에서돌아오면그때부터즐거운전쟁이시작됩니다.
리나는"안돼!"라는말만하지않으면하루종일웃고
말은잘하지못하지만동작은무엇이나잘따라합니다.
리나는장난감보다는진짜살림살이를좋아해서장롱서랍을뒤집어놓거나
상자속을엎어서그속에들어있는부로치나소품들을갖고놉니다.
예림이예서가갖고놀던동물인형이많이도있지만그건관심도없습니다.
진짜로야단치는게아니라고생각되면쌀을퍼내어엎어버리거나,
로션병을꾹눌러짜놓곤범벅을하기일쑤입니다
무엇을말하는것인지표정만살피고기저귀를갖고가야할지,
휴지를갖고가야할지다알고,진짜야단을치는건지
장난으로야단을치는건지,상대방의얼굴표정으로다읽어냅니다.
그런걸보면사람들의얼굴색하나로
우리는참많은것을읽어낼수있는듯합니다.
옛날우리조상들은얼굴의색에따라건강을체크했다고합니다.
사상의학을하셨던나의아버지께서가장중요시한것이바로
환자의낯빛을살피는일이었습니다.
물론진맥도하시고문진도하시지만환자의안색만보고서도대충
그분이어디가아픈지알아내시곤하셨습니다.
한의학적으로볼때얼굴색은장부의기능을나타낸다고합니다.
청색은간,붉은색은심(심장),황색은비(위장),백색은폐,
검은색은신(신장)에해당합니다.
가령얼굴빛이푸르스름하면간에이상이있고,
얼굴빛이지나치게붉으면심장에이상이있으며,
얼굴빛이누르스름하면위장이나소화기관에문제가생긴것이고,
얼굴빛이지나치게창백하고하얀빛이나면폐기능에이상이있고
얼굴빛이갑자기검게변하면신장에탈이생긴것이라합니다.
물론단지그색깔만으로건강을알아내기엔부족하여
그색깔의농도,윤택도,기흐름등을복합적으로판단해야하지만
대개우리는상대방의얼굴빛이밝고윤기도흐르고어두운기색이없어보이면,
"요즘얼굴빛이좋군.건강해보여."
라고인사하곤합니다.
논어(論語)》의〈학이편(學而篇),〈양화편(陽貨篇)〉에서공자가거듭말한것으로
"교묘한말과아첨하는얼굴을하는사람은착한사람이적다
(巧言令色鮮矣仁교언영색선의)"고했습니다.
즉,말을그럴듯하게꾸며대거나남의비위를잘맞추는사람,
생글생글웃으며남에게잘보이려는사람치고
마음씨가착하고진실된사람은적다는뜻입니다.
나이마흔이넘으면자신의얼굴은자기스스로의책임이라고하더군요.
자신의삶이온얼굴가득담겨있어온화해보이거나,강직해보이거나,
그다지호감이가는표정이아니거나,무엇이라도다의논하고기대고싶은
그런다양한얼굴빛을지니게되는것인가봅니다.
나의낯빛은오늘무슨색으로다른사람에게비추어질지,
나무의나이테속에그어진그목문만보고그나무의일생을가늠하듯
내일생이담긴나의얼굴색에관하여,전적으로내책임인내얼굴색에
관하여깊이생각해보는하루였습니다.
부디온화하고정감있는얼굴색으로
다른사람에게호감을주는얼굴색이었으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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