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온종합병원 1108호실 눈을 위하여
2010.7.21일병실에서눈을위하여

몰두할일이있다는건아픔중에다행한일이다.

블로그이웃데레사님은하룻밤에마늘을몇접씩깠다나?

아픔을잊기위해한일이라했다.

펜션에놓을냄비밭침을만든다.

말레시아여행에서비취용랩스커트를샀었는데너무화려한문양이부끄러워한번도입지못했던것을가위로조각내어만들었다.

쉬엄쉬엄만들었는데도여덟개가다만들어졌다.

친구들이병실에서취미생활한다고흉을보거나말거나,

병실을청소하는아줌마나간호사선생님들이오실때마다

헝겊조각을펼쳐놓고주접을떨고있는꼴이

꼴볼견이라고말하거나말거나안경을눈에걸고바늘에실을꿰고있었다.

눈만좋다면…

원래는내얼굴에서눈만이가장자신있는부분이었다.

매력적인쌍거풀에커다란눈.그리고건강해서

안경을안끼어도잘보이던눈이었다.

사람들은그런눈을가진나를부러워했었다.

병원에있을때라식수술로한국최대의권위자이신

정근병원장선생님께물어보아야겠다.

눈을너무혹사시키며살았으니어찌해야좋은가하고…

라식수술이라도불사하겠다.

하루에4시간자고얼마나많은세월을버텨왔던것인가

남편이친구에게사기를당하고홀홀벗은상태로집도절도없이

큰아이5학년때서울로가서눈물로살던그시절,

친구예심이가자기아이둘과친구들을모아다주어

맡아가르쳤던눈물겨운시절에,

오전에는초등학교저학년글짓기,

오후에는고학년국어,

밤에는밤12시까지실기교습을마치고오는예원중,예원고등학교

아이들의공부를도우며,

아,새벽4시에일어나등교하기전의고등학교학생논술을가르치며,

그들을가르치는실력을기르려고수업이없는날에는

성천아카데미고전강좌를듣고대학원을다니고…

석사논문을쓰느라밤을새우고…

큰아이가대학을졸업하고취직을하고장가를간다했을때,

돋보기를걸어야했고그러고는도저히아이들을가르칠수가없어

퇴진을할때까지앉아서밥을먹을여가조차없었다.

학부형들은피로에골반염이도져서입원한나를한달씩이나기다리며

다른선생님에게가지않고있었으니

어찌그들에게정열을쏟지않을수있었단말인가?

국어하선생모르면강남학부형이아니란말도다들었다.

그후로도여행을가거나집을떠나면잠잘수없는병인지라

옆사람이깰세라흐릿한불빛에서읽은책들이

내눈을많이도망가뜨렸다.

병원에온김에눈을좀고치고싶다.방법을찾을수만있다면….

아직도눈이좋으면하고싶은일이많다.

병실청소를하는아줌마가왔을때,

하늘공원으로휠췌어를끌고나가는데

예쁜선생님한분이인사를한다.

"윤선희원장님".

이병원원장님의아내이기도하시고….

남편원장님은내병실에오셔서회의차캄보디아로가신다고했는데

그분이안계시니5월에새로연병원이걱정되어

병실을돌며불편함을점검하시는중이라했다.

이야기도중에시아버님이교장선생님으로정년퇴임을하셨다는것,

남해에근무하셨다는것,

나도선생질을했었다는것내블로그소개,펜션을곧오픈할것이라는것.

짧은시간에참많은것을나눌수있었다.

그리하여결국나의골치아픈눈이야기를했고

윤원장님은내눈을어찌해보신다고했다.

나는단지병원에입원한동안에

아주꼭마음에드는전문가의사선생님을만난길에내눈을맡겨볼셈이다.

눈은마음의창이라하니…

그창을좀더맑게가꾸고싶다.

"노무현대통령도불편한눈때문에수술하셨는데요…뭘…"

대장(?)간호사님이아름다운큰눈을반짝이며확인차저녁에병실로오셨다.

두려워하는내게던진말이었다.

나는노무현대통령의그눈을너무나싫어한사람중의하나였다.

특히소를가만히들여다보면서노무현대통령이했다는말

“너도나처럼쌍꺼풀수술했니?”란

언어유희를더더욱많이유포한사람중의하나이다.

그러게남의흉을보면바로그게내것이되는법이다.

컸던눈꺼풀이내려오면서눈을뜨는힘이모자라검은동자를뒤덮고

그래서눈이쉬피로하고눈에여러가지문제가생기는것이라했다.

이름하여


안검하수증(眼瞼下垂症ptosis)

윗눈꺼풀이축늘어진상태.발병은선천적일수도있고후천적일수도있다.선천성안검하수증은보통유전되며,눈꺼풀을끌어올리는윗눈꺼풀올림근이없거나마비로일어나는데,치료는수술로한다.후천성안검하수증은올림근을지배하는신경이손상을입거나병에걸렸을때생기는데,부신피질호르몬제등을투여하거나수술로치료한다.

눈의근육이내려와시신경을가리는병이란다.

일주일이면모든것이끝난다고하니그냥병원에있는기간중에

일을저지르기로한다.

상황문학의수필가이난호선생님이문득생각났다.

시간을두고예약하면마음이변할까봐병원에간그날에

“혹시지금은안되나요?”

그녀는댓바람에쌍꺼풀수술을해치웠다했다.

마음이바뀌기전에바로내일사람을보낸다는전언이왔다.

내아들은또자기아내랑전처럼내기를할것인가?

화장술이부족한나는늘짝짝이눈썹을그리고다녔다.

친구의성화에못이겨눈썹문신을한며칠후

아들은며느리와내기를했다한다.

우리엄마는절대로그런짓할사람이아니다.그리우기다가

“엄마눈썹문신했어요?”묻는데내가

서슴지도않고

“응했어.”

아들은큰소리로

"엄마가김복남(안드레김의본명)이야?"

혼비백산했었다.

이번에도큰아들은

“엄마수술했어요?안했어요?“하고물을까?

엄마의성향은절대로얼굴에손을대는사람이아닌데,

무서워서도못할텐데..하며전처럼우길것이고,

며느리는그매운절대미적센스를가진눈으로

절대로눈에손을댄것이라우길것이다.

내기에서진아들은애꿎은나에게분풀이를할것이다.

“에이,엄마는무슨…엄마답지않게…”

혼인식날길게붙인속눈썹이불편하고도무지나같지않았던일을기억한다.

그런일이생길까봐여태무서워눈이불편해도어찌하지못하고있었던거다.

많이두렵고조금부끄럽고그리고약간후회된다.

그래도눈에좋다고하니…

좀더잘보이고좀더아름다워지면좋은일이다.

부끄러워하지말고희망을갖자.

내가하는걸보고따라할사람이줄줄이생기게되기를…

나와같은눈을가지고사는한친구에게전화를했다.

"일단먼저해보거라.

널보고내가할테니…"

우리는낄낄대며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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