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온종합병원1108호실 병실에서의 사색
7월31일부산온종합병원1108호실의료투어

7월의마지막날,토요일이다.만넉주째

병실에서또한달을넘기고있다.

7월3일입원했는데벌써한달이지나고있다.

금년한해는이렇게한달한달을다먹어가고있어야하나보다.

참으로많은발전을한우리의의료기술과시설들이다.

이병원심장센터에서는세계에서단하나뿐인

최신기계시설도있다고한다.

심장시술에관계되는기기라는데최신의기기라면

좀더편리한방법으로시술이가능할것이리라.

우리의온몸이,심장이요즈음잘고치는대신에

들어보지못한병들도많고병든사람들도많기도하다.

그러나잘고쳐져서노령화되어가는사회도걱정이다.

혈관에주사를꽂은채움직이기도힘드니,

어느간병인못지않게나의병상을곰살맞게지켜주는친구때문에눈물나게

행복하다.

,

"넌내가아프면이렇게안해줄테냐?"라고

말하지만,내가해주지못하더라도제발나처럼아프게되어

병원에입원하는일이없기만을빈다.

해결해야할급한일때문에다녀오는사이에생긴불편함은,

내친구의진한사랑을새록새록생각하게하는계기가된다.

옆병실이조금시끄럽다.

87세의노모가누웠는데….

무슨일인지형제가서로다투고있다.

무엇때문일까?

물어보기싫었다.

이제죽음을앞둔어머니를두고싸울일이무엇이있겠는가?

의식이없는어머니는정말아무것도모르실까?

사람이죽으면청각이가장나중에스러지게된다고한다

우리가듣지못하리라고생각하지만청각은살아있고다만말하지못할뿐이라면

이노모는자기의죽음앞에벌어진이일들을두고무슨생각을하게될까?

간호사선생님이장미꽃십자수를놓고있는친구와나를보면서이야기하신다.

"어머니들은나중에편찮으시더라도병원에쓸돈만은

자식에게다맡기지말고가지고계셔야해요."

무슨말인지다안다.

옆병실에서일어난시끄러운사태마저도짐작이갈것같다.

그러나정서가같은친구와나는대답은’그래요’였지만

그분이나가고난후입을모아

"죽을때갖고가는것도아니고,자식이먹고살아보겠다는데

언제죽을지도모으는몸을가지고얼마나더잘살아보겠다고

움켜쥐고는못있을것아닌가?자

식이부모를속이고나쁜마음먹는게아니라면…자식을믿을밖에…"

바보같다고누가말할지는모르겠지만….

부모와자식,어른과아이,스승과제자,사용자와노무자간의불신은크

나큰사회문제가되어사람들의골칫거리로남아있다.

동방예의지국인이나라에서부모의죽음앞에

고요히그분의생애를회고하고편안히

어머니를저세상으로보내야하는시간에기도소리가아닌

형제간의다툼소리가시끄럽게들리는

저병실의일이많은것을생각하게했다.

내어머니,그분의죽음은어떠했었나?

이미의식은없는데산소호흡기만끼고병실에누워계셨다.

오빠는꺼억꺼억울면서엄마를놓지못했다.

사춘기병증을크게앓았던우리오빠에게

엄마의죽음은너무나큰한이었는을텐데…,

막내인내게도엄마의죽음은또무엇이었겠는가?

"엄마!"부르면입만크게"와-"하는표정을하고힘없이눈을뜨시던

분이드디어엄마를불러도눈을뜨지못하고

산소호흡기에의지해서숨만가쁘게팔딱이셨다.

일산원자력병원.

"오빠,엄마소원대로집에모시고갑시다,편하게보내드립시다."

엄마의평소소원을말하고

신부님의병자성사를받고집으로모신사흘후

엄마를보내드릴때까지

아니지금까지,나는엄마만생각하면몹쓸불효자식이다,

그나마조금남은생명줄을미리끊어버린불효중의불효자식,

오빠는결단을내지못했다.사위도그건못했다.

산소줄을빼어나하나말아야하나….

내가그결단의주인공이어야했다.

방배동성당식구들의연도행렬이줄을이었었고,

나는눈물로엄마를위한기도문을직접썼었다.

용인공원묘지동그만무덤에곱게누워계시면서,

평소에만지시던묵주손에쥐시고기도하실

천국의우리엄마를생각하면그나마위안이된다.

긴병에효자없다고했는가?

의례히그냥아픈엄마로생각하는것같아두아들이많이서운하지만

우리엄마처럼,아무저항없이고통의표정도보이지않고조용히가고싶다.

내주변사람들,자식이나남편,그밖의사람들이

나의죽음앞에와서번잡하지않게서로다툴일이없게만들려면

어떻게해야하는지생각해볼일이다.

인제영정사진도찍어두어야겠다.

더늙으면흉할테니…

용인에묘지는마련해두었고평소에입던한복

손질하여한지에곱게싸두었는데

바람이나쏘여두고나프탈렌이나갈아넣어두어야겠다.

수의는무슨…그냥이방에서저방으로이사가는것뿐일일인데…

옆병실에서싸우던소리가멎었다.

할머니가중환자실로옮겨가셨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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