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펜션아라클럽 스토리6/파도
유치환님은짧은몇줄의말로파도를절묘하게노래했다.

파도야어쩌란말이냐

파도야어쩌란말이냐

님은뭍같이까딱않는데

파도야어쩌란말이냐

날어쩌란말이냐

오늘바다는유난히철썩거리는파도소리가심하다.

때로마음이많이우울할때가있다.

마음속파도가요동치는걸,그걸참아내는일은정말힘이든다.

대수롭지않는일일수록그파도는심하게요동치곤한다.

많은손님들이아라클럽의게스트룸인불루카페에들어와서

우리가다닌세계지도를본다.

그리고모두가입을모아부럽다고들한다.

어쩌면저리살수있을까?

늙으면자기들도그렇게살리라한다.

꿈을꾸면이루지못할일이어디있으랴?

이번에첫여름을맞이하는아라클럽은남해에서는후발업체이다.

이미알려진남해의유명펜션보다당연히예약률이저조하다

거기다가인터넷광고에도마음놓고노출을시킬수가없다

금융비용이만만찮아광고는최소한으로줄이고있었다.

아침에우리가생각하기로,경관이나시설면에서훨씬떨어진

어떤펜션싸이트를열어보다가깜짝놀랐다.

8월말예약창이빨갛게완료불이들어와있는거였다.우리것은듬성듬성…

도대체컴퓨터들고살더니무얼했냐고남편은닥달이다.

사람의인연이란욕심을낸다고다되는일은아니다.

세월이가면내가진심으로손님들을맞이하는일이소문나지않을까?

그때는저절로다알게되지않을까?

그건구태의연한생각이라고말한다.

지금은그런세상이아니라고말한다.

공격적인마케팅전략이필요한시기라고…

남편은자기생각으로한국최고의경치에한국최고의건물이라자부하는데

훨씬못한집보다예약률이저조한건내전략이잘못되어서그런거라고원망하고있었다.

내가서울개나리아파트상가에서아이들을가르칠때

학생들을끌어모으기위해단한번도선전행위를해본적이없었다.

그래도일년,반년을기다리며내교실은항상넘쳐났었다.

아직도그런구식의꿈에서벗어니지못하는것도문제는문제이지만…

내인생의항로에도

몇번인가심한파도가몰아쳤다

험난한드레이크페시지를

넘고넘으며

드디어지구의남쪽끝으로순항한다는

프람호를탔다.

프람호에서도

드레이크페시지에서는

여전히뱃멀미가심했다.

아,그렇구나.

피할수없는파도는

그저눈감으면건너가는걸

아름다운르메이르해협의

숨막히는풍광도

잠깐이면지나고

거대한빙산도스쳐지나면그뿐인것을..

애틋한그리움도

미련이나집착도,

견디기힘든아픔이나

절망적인슬픔따위도

흘러가면그저그뿐인것을…

안타까워하고서러워할

아무것도아닌것을…

하루에도여러번,한달에도수십번

한평생셀수도없이사랑,환멸,기쁨,

사랑,환멸,기쁨…

그순환의과정이그렇고그런것을…

이지구의남쭉끝에서도

하루에두번씩채우고비우기를계속하는바다.

얼음이녹아물이되고

다시거대한빙산을이룰때까지

숱한전설일랑하얗게바래어

켜켜이숨겨두고

묵묵히흐르기만하는순수의자연처럼

이제는조용히흐르는푸른색실로

씨줄날줄을엮어

내남은인생에살포시펴리

아직도청청한날이되도록….

<소리울묵상시>

남극가는길에드레이크페시지를건널때느꼈던감정

내삶에파도가치면극도의수양이필요함을느낀다.

마지막연의마음이,아픔을겪으면서

견디는내수양하는자세이다.

참으로어리석은자여,

내탓이로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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