圓寂 大宗師 東峰堂 覺靈
9월1일

늦은밤에오빠에게전화가옵니다.

“내가많이아파.”

상황문학동인들이문학기행을간다고오랜만에

서울행짐보따리를싸고있는중이었습니다.

기진해누워있는데병원은조금쉬면나을거라고그냥안갈거라고합니다.

새벽4시에돌아옵니다.

9월2일

미심쩍어마산의아들을보내봅니다.

“엄마외삼촌너무많이편찮으신것같아.”

전복죽끓여갔는데한입도못대더라고합니다.

“응내일다시가볼게.”

119가왔는데도돌ㅇ려보냈다합니다.

“나지금가면못올것같아.제발쉬면나을테니나좀가만둬.”

9월3일

새벽4시에공양주정보살에게급한목소리의전화가옵니다.

“오빠가피를많이쏟아내요.”

그리고전홧줄을타고들려오는오빠의단말마같은신음소리.

남해부산어찌그리멀기도하던가요?

라이터를깜빡이며전속력으로달렸지만김해근처에오는데

한차례심장이멎었다고합니다.

동의의료원,그곳이급한길에가장가까운곳이었다합니다.

응급실에서심폐소생술끝에겨우심장만할딱이고있습니다.

코로는선홍색피를쏟아내고새혈액을달고있는데

온몸5리터의피중3리터가흘렀다고합니다.

어찌어찌큰병원으로가볼수도없는상황으로내시경을검사한결과는

위에궤양이생겨동맥을파열시켰는데

피가조금졸졸새는게아니라풍풍쏟아지고있다합니다.

본드로간신히붙이는시술을하고승압제를투여하지만

혈압은잡히지도않고신장기능도폐기눙도가장아래로떨어지더니

6시간만에다시심장이멎고단한번만이라도0.0001%의희망이라도

그러면서시도한30뷴의심폐소생술끝에결국영면의길을택하더군요.

하늘이텅내려앉아내앞으로무너집디다.

하나뿐인내혈육이이리쉽게갈수도있구나.

오빠의새명찰은"하종인"대신

"圓寂大宗師東峰堂覺靈"

붉은명주에남편이붓으로검은색글을썼습니다.

9월4일

입관예절이끝나고많은스님들의영가가끊이지않고이어집니다.

교단장으로하려했으나가족들이거부했습니다.

번잡한걸평소싫어하는지라조용히가족장으로,

그리고도연일빈소는복적댑니다.

영가를하는스님들의구슬픈독음소리가빈소를가둑메웁니다.

은혜를입은사람들,병을고친사람들,

진주중고933회원님들의화환,이선량님의화환이도착되고

조금이라도편히모시기위해양동근님은물심양면으로애를쓰십니다.

이웃의김철명오빠,탁우광오빠이진영님김수영님

김승진님,그리고제가모르는님들께서도조문해주셨습니다.

남강문우회화장님께서도전화로애도를표해주셔서감사했습니다..

9월5일

조카아이들의뜻을따라용인천주교모지내어머니곁에한줌가루로누웠습니다.

김해화장터에서화장을마치고가루로빻아진오빠의유골은

오늘밤내엄마곁에누워서모자가묵은정담을도란도란나누고있을까요?

슬픔을못이기는보슬비가소록소록내리고있는이곳남해

저는오늘밤잠을자지못할것같습니다.

발인제때도저히그냥보낼수가없어서영결사한수읊었습니다.

오빠동봉당지호스님을보내며

이승인연모두가꽃같은인연이라

내아픔저리두고중생아픔살피더니

오늘은이리느닷없이조용히누워있소?

세상사람다껴안고다두고가야하리

빈마음빈몸으로자비실천하시더니

우리는어이하라고허위허위떠나시오?

꿈에서도쓰다듬고병든임들보듬었소

찬이별아쉬워서데워주고가려했소?

스님아,고단했던삶다내려놓고

극락왕생하옵소서

조문해주시고애도를표해주신여러분감사합니다.

<소리울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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