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코르톡에서얼마안떨어진곳에나르삭이란동네가있기때문에배는아주천천히떠나기시작했어.
나르사수아끄에서배로1시간거리에있는도시래.
나르삭은인구2,000명의깨끗하고조용한전형적인어촌마을이란다.
나르사끄는이뉴이트말로‘평원’을뜻하는데.
마을이자리한드넓은초원때문에그런이름이붙여졌다나봐.
마을사람들은깔끔하게지어진덴마크식주택에서평화로운삶을살아가고있단다.
10세기,아이스란드의붉은털에릭이유럽인으로선처음으로그린란드에정착할당시
나르삭은큰양농장들이즐비한주요거주지가운데하나였대.
그러나15세기경몰아닥친추위로그들이사라진이후버려졌다가1
830년무역기지로재건된역사를가지고있단다.
모처럼쨍쨍비친햇빛이아름다운저녁노을을감상하게했지.
남극과는또다른풍광그린란드는사람들의이야기가있는곳이야.
남극은펭귄들의이야기가있었던곳이고,그리고탐험가들의각축전이있었던곳.
영국의스콧과노르웨이아문센이서로먼저가겠다고아귀다툼을벌였었지.
썰매개를끌고간덕분으로그싸움에서아문센이이겼던남극
지금은기지라는미명아래각나라들의암투가숨어있는곳이기도했지.
그기지에파견나왔던의사는그외로운기지에서정신병자로죽어갔고,
기지의언덕마다엔하얀십자가와그영혼을위해빌어주는작은기도처가마련되었었지.
보이는해발3천고지의남극대륙은여름인데도겨우백년에1센티미터자란다는
푸른이끼를조금보았을뿐이었는데,
이곳,그린란드는정말다르네.
얼음덩이가둥둥떠다니지않는다면이곳이그린란드일줄모를만큼보이는땅들은만년설도잘안보였어.
아직은그린란드의남쪽초입이라그런지잘모르겠지만,
땅들은모두제대로된땅색을지니고저물어가는햇빛에진한실루엣으로본색을드러내고있었지.
그린란드란이름이난반어법으로쓰여진줄알았는데,이여름을보고지은이름인것같아.
그린,짙은초록색위에펼쳐진아름다운꽃들이무늬.
춥다고밤에나가야한다고너무나많이엄살을피워서옷들을두껍게입었었지만
포근하고기분좋은서늘한기운이우리를밤마실나온동네사람처럼들뜨게하더라.
일단먼저예약한사람들은구명대를목에걸고붉은색조끼하나식을입고
고무보트로나르삭동네를구경하고들어왔어.
코가빨갛게얼어들어오는걸보고겁을먹은큰언니는그냥들어가셨어.
우리는고무보트가아닌지붕이있는배의보트를타고나르삭엘들렀어.
밤10시부터배에서내려보트가마지막으로나르삭을떠나는시각은12:40이었어.
백야는백야더라.해가저버린밤중이었는데길도환하게보이고
교회에선예배를보고동네는오목하게따뜻한기운이도는곳에
집들이옹기종기모여있었어.
값비싸보이는멋진요트가줄줄이부두에늘어서있었고,
그들이무얼해먹고어떻게사는지그저이흐릿한밤중의
시간처럼알쏭달쏭그냥스치고지나가는그옛날실버톤마을을보듯
그렇게구경을하면서밤길을걸어보았어.
크루즈여행을하면서이렇게배에서나와한가하게거닐어보는일은그리흔하지않을거야.
쫓기듯귀항지에서현지가이드를만나설명을듣고,
그리고그곳의버스를타고시내를돌고,배가떠나버릴새라서둘러배에올라야했었지.
그런데아주작은마을이니천천히걸어서그곳사람들의애환이담긴거리를걷고,
실루엣으로만보이는사람들,건물들,산언덕과예쁜요트들과
멀리서도시의네온사인처럼아름다운불을밝히고서있는우리가타고온도이칠란드호를바라보며걸었어.
카페가있으면차라도한잔나누고싶었지,
시간은충분했어.정말한눈으로만보아도다보이는작은마을.
그래서동네사람을만나카페가있느냐고물어보았어.
훤하긴하지만밤중11시가다된시각인데카페가열려있을수가없지,
조금어두운데도잘나오는라이카카메라로현주씨와큰형님과
기념촬영을하고마을사람을찾았어.
한노인은예배시간이급한지황황히교회쪽으로걸어가며우리가묻는소리를듣지못했고,
다른세명의청년들이떠들며걸어가더라.
그들에게물었더니카페는없고선물상점이11시까지문을열어둔다고
그곳까지우리를데려다준다고함께걸어갔지.
그들은친척집으로마실을가는중이었어.
사람들은1200명정도사는곳이고이곳사람들에게카메라를들이대는일은조심해야된다더군.
아마도그들이중요하게여기는영혼의문제일거야.
밤이라사람들을잘만날수도없었지만사람들에게카메라를들이댈일도없어서다행이었어.
다른동네로가는길이있냐니까,섬이라다른길이있을수가없고
배로이동하거나자가용헬리콥터로만이동이가능하다고하네.
현주씨가짓궂게
"그럼너도헬리콥터가졌니?"라고물었더니
하하웃으며
"아마도내년에는가지게될거야."
그도농담으로받아치는데,드물게그는한국을안다더군.
낮에본가이드는처음본한국사람이라고매우기쁘다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