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같은한려해상국립공원의새벽바다에조각배하나가그림같이흘러간다.
아라클럽객실의테라스에서보면수묵화한폭이펼쳐져있는것같다.
그작은조각배안에는반드시나이지긋한부부가함께타고있다.
그림은그렇지만바다가일터인남해사람들이살아가는고단한일상이다.
부부가함께해야만조금이라도일이쉬워지기때문에
남해사람들에게부부는다른지역과는다른의미로중요한반려자이다.
옆에부인이먼저돌아가셔서바닷일을힘들어하는분을벗으로알고있기에
아침의풍경이예사롭게보이질않는다.
고향이너무나그리워서남해를찾아아라클럽에묵은손님한분이있었다.
그는아내가그런자기의마음을이해하지못한다며들어온순간부터아라클럽을나가는순간까지
거의스무시간동안내내아내에게말해야할변명꺼리를찾고있었다.
사실부부로산다는것은항상즐겁지만도않고분명갈등과번민과다툼을수반하는일이다.
하지만중요한것은,그리고소중한것은"함께살아낸다."는사실그자체다.
함께살아낸다는그평범한일이얼마나위대하고소중한일인지,
그리고아름다운일인지남해바다의아침풍경이말해준다.
요즈음떠도는유모어가지나친점이심히걱정스럽다.
어느나라건’늙은남편’을조롱하는농담은넘쳐나기는한다.
일본에서는"비오는가을날구두에붙은낙엽"신세로비유된다.
아무리떼내려해도달라붙는다는뜻이다.황혼이혼이유행하는일본만의현실이아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여성의71.8%가"늙은남편을부담스러워한다"는여론조사를발표했다.
평균수명이길어지면그만큼돌봐야하는기간도늘어날것이라는여성쪽걱정일테다.
그러나남성쪽에서본다면점점더내몰리는느낌이다.
지난함평국화축제에갔을때에국화로대형비행기를만들어놓고
제목이’딸을낳으면’이라붙여서세상은바야흐로남아선호사상에서
여아선호사상으로변해버린사회분위기이다.
그러나나훈아가만든노래가부부의분위기를따스하게데워주었던시절도있었다.
정하나로살아온세월/돌아보면구비구비넘던고갯길/당신이내게있어등불이었고
기쁠때나슬플때나함께하면서남편은아내에게사랑한다고백하고
남편위해자식위해가는길이/여자의숙명이요운명인것을/좋은일도궂은일도함께하면서
/당신의그림자로사랑한다.아내는남편에게노래로고백했었다.
이제벌써한해가며칠남지않은연말이다.
이한해의삶이한송이꽃이되도록남은한해를더열심히사랑하며살아낼일이다.
흔들리지않는꽃이어디에있겠는가!그어떤꽃도다흔들리며피었으니
흔들리며흔들리며그어떤순간도사랑하면서그모든순간이다한송이아름다운꽃봉오리인것을
깨닫는연말이되어야할것이다.아무리오래사는세상이라할지라도언제어떤모습으로
한사람을먼저보내고쓸쓸히남아야할지모르는일이다.
봄부터정성껏키운아라클럽의230화분에담겼던국화화분도
서리를맞아향기도다날아가고아름답던모습은언제였느냐싶다.
화무는십일홍이란말,인생도마찬가지이다.
남해사람이부부로살아낸다는것,이숭고한일을두고남들이하는농담따먹기에귀를기울일일이아니다.
삶이란나아닌누구에게기꺼이연탄한장이되는것,
나아닌누구가바로가장가까이에있는자신의배우자여야할것이다.
우리각자는이연말을기하여기꺼이상대방의가슴을훈훈히데워주는연탄한장이되기로결심하자.
"당신말이맞소.""사랑합니다."매일매일상대방에게해주는
이한마디의말이따뜻한연탄한장이되지않을까?
이한마디의말이상대방의가슴을훈훈하게데워주지않을까?
"당신말이맞소""그대를사랑합니다."
<하태무에세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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