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펜션아라클럽/퍼스트레이디의 된장찌개

<토끼해섣달그믐날아침의남해펜션아라클럽에뜬해>

한해가이제정말저물어갑니다.

아라클럽생기고처음으로방열개가찼습니다.

방이아홉개인데무슨열개냐고

윤혜미씨가방도없는데무작정밀고들어와서

건너편친구가살던바다보이는아파트가아직도비었길래

거기보내서묵고있어요.

아침상이명색이열이나되어

미리준비하느라카페에서서성거립니다.

사람을부리는걸잘못하는지라

일찍들어간정원씨를부르지도못하고혼자서낑낑대니

남편은불러내라고안달입니다.

내손이내딸이라…눈치못채는사람불러내면뭘하나

매일방이차는것도아닌데

일년에한번있는그야말로대목날에부엌뜨기신세를면치못하며

떡국물준비,대구탕준비,-어른은대구탕을아이들은떡국을선호해서-

미리해두고자려는데벤죠님방에가니제게퍼스트레이디이야기를쓰라는군요.

먼옛날이야기입니다.

학교로집으로병든시어머니모시고방방뛰며살던때입니다.

입맛까다로운자칭미식가남편은

시간없어밥상이그저그런것에못참아드디어반찬투정을합니다.

여성잡지에서이순자여사가된장찌개끓이는법을소개했어요.

퍼스트레이디의된장찌개레시피.

된장을달달볶아서어쩌고지금은잊어버렸는데열심히따라했어요

맛은그맛인지청와대것은먹어보지않아서모르겠는데

하여튼시키는대로만들어상에올렸지요

아이들이"엄마,맛있어요.엄마짱이야."

무엇에수가틀렸는지남편은뚱하니있더니

"된장찌개는그런데그릇이이순자게아니잖아."

퍼스터레이디직전의이순자씨는남대문번개시장에서

외제그릇사대느라바쁘다는소문이있었고

잡지에나온그릇도화려하고예쁜도자기그릇이었어요.

저는정말화가나서견딜수가없었지요.

속으로는뚝배기보다장맛이지뭘그릇탓까지하느냐,그래

"자기는전두환이도아니면서뭘그래요."

한마디퉁명스럽게내뱉았는데정말그말밖에아무런한짓이없는데

갑자기무거운된장뚝배기그릇이

대형페어글래스를향하여날아갔습니다.

폭탄터지는굉음과함께전면의유리창이와장창흘러내리는거였지요

저는혼비백산하여밖으로뛰어나갔는데…

가슴을쓸어내리고한참후에집으로들어가니

아이들은놀라서자기방으로들어가고

시어머니는남편화를돋군나쁜며느리가유리창을다치우라고

손도대지않아온거실에는유리창부서진파편으로가득찼었지요.

퍼스트레이디시켜줘도나는해내겠구만

자기는전두환도아니면서꼴볼견이야.

그릇이야돈만많아봐라사면되지

별걸다갖고시비는웬시비냔말이다.속으로만…

이런지랄같은남편과살아내느라아직도애쓰고삽니다.만,

살아내는일이참으로장한일이었지요.제자신이생각해도

도망가려하면아이들시험,도망가려하면시아버지제사.

도망가려하면시어머니병환…

또도망가려하면친정엄마아버지의얼굴이앞을가려서

갈데가없었어요.

그러다보따리도못싸고지금은도망가려하니

남해펜션아라클럽의손님들이나만바라보고계시는것같아서

도망도못가겠군요.ㅎㅎㅎ

에이오늘도민일보기자가인터뷰를한다고바빠죽겠는데왔어요.

그들에게할말이없더니이이야기나할걸그랬어요ㅎㅎㅎㅎ

사는일다그렇고그렇더이다.

그냥참고삽시다그려.

송구영신하시고검은용의해에는복을더더욱많이받으십시요.

볼것없는이방에일년동안자주오신귀한걸음걸음에

축복이있으시기를빕니다.

새해에는조금더마음이풍요로워지시기를…..

복은내마음에있는것이오니….

<소리울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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