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펜션 아라클럽/아름다운 웨딩, 그리고 퍼포먼스

방배동성당,제큰아이가혼인을했던그자리에혼인식이있었습니다.

오래전,시누님의딸생질녀가혼인하던날,

저는둘러리라는이름으로그녀의곁에서시중을들었습니다.

초록색실크한복을입고그녀와함께찍었던젊은날의사진을

한번더보고서울로갔었습니다.

세월의무상함.

그녀의딸이자라서예일대학,하버드대학에서박사학위과정을하고있는데

엠아이티공대박사과정을거친신랑과혼인을합니다.

정말로아름다운혼인식이었습니다.

신랑과신부가최고로아름답고최고수준의천재부부라서가아니었습니다.

신부의삼촌신부님이주례신부님이셨는데아름다운혼인식을이끄시는

신부님은서두를이렇게꺼내셨습니다.

"지금내앞에서생글생글웃고있는예쁜신부소피아는제사촌형님의딸입니다.

원래는이혼인에깊이개입된신부님이미국에서오시기로되어있었는데갑자기일이생겨

제가주례를맡았습니다."

그리고는이야기하나를들려주십니다.

엠아이티공대박사,하바드를다니는똑똑하기로제일이라생각하는신랑신부에게

바보가되어야한다고하시는요지의주례사.

하루는하느님께서천사셋을불러명령을내립니다.

"세상에서가장힘들게사는사람이누군지알아보고오너라."

천사들은명령을받들고마가더니첫째천사는신부님들이가장힘들게산다고보고합니다.

"그들은아무도간섭받지않고혼자서결정을내리고혼자걸릴것없이잘살고있다.

그들보다더어려운사람은얼마든지있다."

두번째천사는스님들이가장힘들게살고있다고말합니다.

"그들은산속공기좋은곳에살면서고기는못먹는다지만

온갖웰빙을누리고있지않느냐?더어려운사람은얼마든지있다."

세번째천사가말합니다.

"하느님,부부로사는것이가장힘든것같습니다.

서로다른사람들이함께살면서맞추어사는것이너무힘들어보입니다."

"맞았다네가옳다.네가가장잘보았다."

하느님은부부가가장힘들게사는모습이라고합니다.

그러기위하여아무리좋은학교를나오고,아무리잘나고,아무리똑똑해도바보로살지않는한행복하게살기는어려울거라고…

부부로사는일이호락호락한일은아니고,

날마다생글생글웃는일만있는것도아니라고하시면서..

"즐거울때나,괴로울때나,성할때나,아플때나,일생신의를지키며

당신을사랑하고존경할것을약속합니다."

그서약은정말로중요하고엄청난서약이라는것.

이웃에두집이있었답니다.

한집은날마다웃음이넘쳐나오고,한집은날마다싸움이그치지않았습니다.

하루는싸움집에서웃음집으로몰래구경을갔습니다.

마침식사시간이었는지밥상아래에있는물그릇을남편이발로차서엎질렀습니다.

남편은"에이,바보같이내가이걸왜못보았을까?

그때바로아내가

"정말죄송해요.바보같이,내가왜거기있는물을진즉보지못했을까요?"

그랬더니시어머니가

"쯧쭛…늙은게뭘했을까?바보같이…그걸얼른내가치웠어야되는걸…"

싸움집남편은그런상황에자기집에서일어날일을생각해보았습니다.

"아니,왜여기다물그릇을두고엎질게해!"

하며고함을칠것이고

"눈깔은뒀다어디에쓰려고그런것도못보고야단이오?"

어머니는

"날마다젊은것들이티격태격싸움이나하고이놈의집구석…"

그렇게또싸움터가되었을터인데..

아,모두가바보가되어야웃음꽃이피는구나.

그리고는노랗고작은두자루의초와조금더큰하얀초한자루를가지고나오십니다.

작은초는신랑신부두사람이각각자기가여태가졌던

재능,학식,습관,사상,문화,식성등등,,,

작은초둘에켜졌던불은꺼지고새로운하얀초한자루에불을켭니다.

그모든것을다태워없애고두사람이함께하나로이루어내는새로운촛불…

자기의촛불이꺼진후에켜게되는새로운촛불의의미를새겨야할것이라고…

그리고는아름다운화음을이루어둘이하나가되는합창을합니다.

누구도축가를부르는일도,축시를읊는이도없습니다.

신랑과신부가한목소리로부르는사랑의찬가가성당안을가득메웁니다.

노래가끝나자우레와같은박수소리…

눈에는눈물까지고이고있었습니다.

성모상앞에서가족사진까지찍고는남의장모님이된생질녀의손을잡고

"섭섭하지?이제좀쉬어."

공연히주책스런눈물까지그렁그렁보이고삼천포행버스를탔습니다.

딸을보낸부모의마음이어떨까?

아들의엄마였던내마음도그때그리기쁜마음만은아니었던것같은데..

딸의엄마인내생질녀의마음도,기쁨보다는섭섭함이더클것같았습니다.

그러나부모를떠나둘이한몸을이루게도와준두집안의부모는

참으로수고로운일을한사람들입니다.

그렇게아름다운웨딩,그리고퍼포먼스의막이내렸습니다.

그옛날신부의엄마가시집가던날내가붓글로써주었던

사돈지에보낸신부엄마의마음이담긴시를생질녀가기억해줄지.

그사돈마님은고운한복을입고오셨는데,아이들자란걸보면청청하신편이고

나는웅얼웅얼축시한편을속으로만읊었습니다.

거룩한혼인잔치를축하하며…

둘이하나되는거룩한혼인예식

방배동성당에천사들도내려와서

원앙새어린한쌍을고이도품고있소

몇광년을달려서이어진인연인가

오늘은소한대한추위따스한바람불어

사랑이찾아오는길을가만히데워주오

괴로우나슬플때도함께켜든촛불하나

먼길걷는삶의동반같은쪽바라보며

지상의길닦는일을꽃향기로채우시오

<소리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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