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펜션 아라클럽/꼬리백리가스니다

의령신부님께가려면진주를통하여가는데

그곳을지나는길에대암리를거쳤습니다.

길가에있는학교대암초등학교였습니다.

진주에서출퇴근을했었습니다.

지금은그곳이진주로편입되어있습니다.

참오래전의이야기가떠올랐습니다.

그곳에서한일년반을살았었나봅니다

의령에서일년을살다가바로대암리로발령이났습니다.

연세드신아버지가계신다는이유로집가까운데보내주는특혜였습니다.

시골이라학교를파하면남자아이들은소를먹이고

여자아이들은쑥을캐거나동생을돌보며집안일을거들어야하는

전형적인농촌마을.

도학예발표회엔여자선생이라고무용도,음악도다가르쳐야했습니다.

풍금의건반을눌러가며

"풀냄새피어나는언덕에올라…"

예쁜금순이에게진주에서드레스를맞추어입히고

학예회에나갔던일이꿈에서의일처럼아득합니다.

저는지금도동요를다른사람들보다더많이압니다.

아는동요의가사는노래방에안가도다외우고있지요.

일학년이지나면과학적인우리한글쉬운글짜정도는다읽고쓸줄알아야하는데

6학년이되어도원활하게쓰지못하는아이들이있었습니다.

답답한나는우선일기를매일쓰게했습니다.

그리고그일기장은그날그날검사해서고쳐써준후에바로보냈습니다.

글짜를모르는아이도일기를안써오면끓어앉히고발바닥을때렸었습니다.

그래도처녀선생이야무지게가르친다고학부형들에게는인기가많았었습니다.

지금은전설같은이야기일테지요.

아마도아이들과학부형들의등살에선생질을그만두어야할지도모르지요

하루는일기장검사를하다가도저히이해가되지않는말이있었습니다.

글을전혀못읽는준형이의일기였습니다.

"준형아,이거네가한번읽어봐.뭐라고썼지?"

내가읽을때에는

‘꼴리백리가스니다.매태을지어스니다.어머이가아바스니다’

아무리연결을해보려해도외계인의언어처럼도저히상상이안되는말이었습니다

그는일기장을받더니떠듬떠듬읽기시작했습니다.

"꼴을베러갔습니다.

명태를찢었습니다.어머니가아팠습니다."

아,그는홀어머니의외아들,그날어머니가아파서명태를찢어

명태국을끓여드렸답니다.

저는모든친구들앞에서큰칭찬을한뒤박수를받게했습니다.

그는싱글벙글

그의일기는그렇게자기식대로매일읽게함으로써

점차교정이되어갔습니다.

그가말한대로의맞춤법으로다시써주면그는그날로교정이되었습니다.

자기안에있는말을맞춤법이야어떻든그대로서술할수있다는건

그아이의크나큰장점이됩니다.

무얼써야하는지모르는아이들이쓸게없어서,

한게없어서일기를못쓰겠다는아이들이많이있습니다.

한가지를잡아서자세히쓰거나

한일을이것저것끄집어내어목록식으로쓰거나아이들은무엇이거나쓰기시작합니다

틀리게쓴글도칭찬을하니까자신감이생긴겁니다.

하여간매일괜찮은하루를산아이들의일기를낭독하게하며

자기들도잘써야하겠다는의욕이생기게해주었습니다.

그들은점점매일일기를쓰는일에습관이붙게되고

자연스러운글쓰기를하기시작하여

말과글이하나임을인식하게되었습니다.

아라클럽에오시는손님들의만족하시는모습을봅니다.

"홈페이지에느낀점좀써주세요"

대답을쉽게하시지만몇몇분을제외하고는후기를쓰는예는조금드문편입니다.

글쓰기가그리쉽지만은않다는걸보여주는예입니다.

그런와중에도후기를훌륭하게써주시는분들은

대단한성의와열정,용기를가지신분들이어서

감사하기그지없습니다.

말은잘하면서도글은어렵다고들합니다.

거창하게특별히문학적인글이아닌다음에야

말과글은하나입니다.

말을잘하시는분들은글을잘쓰실줄아는소지가자기안에고여있다는아셨으면합니다.

저도잘쓰지못하면서이런말을하는건모순된일이긴하지만

아이들에게매일일기를쓰게하는일은

글쓰기의제일첫단추가아닌가생각합니다.

자신의역사를이루는일이기도하구요.

저는아직도그때문맹퇴치를위하여아이들에게부담을주면서까지

일기를쓰게한일을잘한일이었다고생각합니다..

거기다발전하면독서일기,영화감상문등을써나간다면

기본을튼튼하게만드는일이아닌가합니다.

저를기억하는제제자들은정말로호랑이여선생님이라

기억조차하기싫을지도모르지만..

<소리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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