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영교를건너며
바야흐로남해문화해설사의2012년봄,답사여행이시작되었습니다.
이번에는안동땅예천땅정신문화의수도인곳으로갑니다.
이즈음의시대는스토리텔링이대세입니다.
저는개인적으로그스토리텔링이너무황당한것같아
조금부정적이었어요.
실제보다부풀려서과장의포장을입힌것같았거든요.
세계를여행다니면서사기당한느낌을버릴수가없었습니다.
덴마크의인어공주,
브루셀의오줌싸개동상
로렐라이언덕이유럽의3대거짓말이라고말했지요
형편없고볼품없는너무실망할그것들앞에
사람들은줄을서서열광하며
사진들을찍어댔지요.
장성군의홍길동마을도사실은그런거지요뭘.
유배문학관앞에서출발하여안동의박점석해설사를만난순간
그녀의입에서는‘조선여인의사랑과영혼’
스토리텔링이시작됩니다.
그녀가읽은편지는자료로들을수있는거지만
그녀의입을통해내가서정주님의시‘귀촉도’를떠올리는건
시와너무나흡사한상황의전개라서말이지요.
이정도면참을만한스토리텔링이라생각합니다.
원이엄마의동상도안동에는서있다하네요
귀촉도(歸蜀途)
-서정주-
눈물아롱아롱
피리불고가신임의밟으신길은
진달래꽃비오는서역(西域)삼만리
흰옷깃여며여며가옵신임의
다시오진못하는파촉(巴蜀)삼만리
신이나삼아줄걸,슬픈사연의
올올이아로새긴육날메투리.
은장도푸른날로이냥베어서
부질없는이머리털엮어드릴걸.
초롱에불빛지친밤하늘
구비구비은핫물목이젖은새.
차마아니솟는가락눈이감겨서
제피에취한새가귀촉도운다.
그대하늘끝호올로가신임아.
이야기인즉슨이렇습니다.
지금으로부터418년전에한여인이사부곡(思夫曲)을써서
서른한살에죽은남편이응태의관속에넣었습니다.
그편지가지난1998년에안동시정상동에서미라와함께발견된겁니다.
박점석해설사는후식으로무우고추가루생강을넣어고두밥을엿기름에삭힌후식
조금특이한안동식혜가곁들여진까치구멍집헛제삿밥을30분만에다먹고
월영교란다리를건너보라고합니다.
이응태부부의아름답고숭고한사랑을오래도록기념하고자세운
가장긴목책다리는,먼저간남편을위해아내의머리카락으로만든
한켤레미투리모양을이다리모습에담았다고합니다.
다리끝부분정자까지걷는데바람이너무드세게붑니다.
안동사투리의박해설사발음이어려워인터넷을찾아편지글을옮겨봅니다.
이응태부인의편지전문
원이아버지에게
당신언제나나에게’둘이머리희어지도록살다가함께죽자’고하셨지요.그런데어찌나를두고당신먼저가십니까?나의어린아이는누구의말을듣고어떻게살라고다버리고당신먼저가십니까?
당신나에게마음을어떻게가져왔고또나는당신에게어떻게마음을가져왔었나요?함께누우면언제나나는당신에게말하곤했지요.’여보,다른사람들도우리처럼서로어여삐여기고사랑할까요?남들도정말우리같을까요?’어찌그런일들생각하지도않고나를버리고먼저가시는가요?
당신을여의고는아무리해도나는살수없어요.빨리당신께가고싶어요.나를데려가주세요.당신을향한마음을이승에서잊을수가없고,서러운뜻한이없습니다.내마음을어디에두고자식데리고당신을그리워하며살수있을까생각합니다.
이내편지보시고내꿈에와서자세히말해주세요.꿈속에서당신말을자세히듣고싶어서이렇게써서넣어드립니다.자세히보시고나에게말해주세요.
당신내뱃속의자식낳으면보고말할것이있다하고그렇게가시니뱃속의자식낳으면누구를아버지라하라시는거지요?아무리한들내마음같겠습니까?이런슬픈일이하늘아래또있겠습니까?
당신은한갓그곳에서가계실뿐이지만아무리한들내마음같이서럽겠습니까?한도없고끝도없어다못쓰고대강만적습니다.이편지자세히보시고내꿈에와서당신모습자세히보여주시고또말해주세요.나는꿈에는당신을볼수있다고믿고있습니다.몰래와서보여주세요.
하고싶은말끝이없어이만적습니다.
병술년(1586년)유월초하루날아내가/
***안동대학사학과임세권교수가현대어로옮긴문장입니다.
월영교
가장긴나무다리십리길
안동댐호수위를건너고있다
하늘에달하나,호수속에달하나
임의눈동자에도달이살았다
낭랑하게읽혀지던원이엄마사랑도
호수를건넌다
머리카락으로신을삼은들,
머리카락으로신을삼은들
삶과죽음의간극을뛰어넘을수도
450년세월을건너다시살아날수도없다
다만더불어사는것이힘든이시대에
지고지순의사랑이야기하나
월영교다리를건너듯
시대를건너전설로오고있다
가슴에커다란달그림자하나
월영교다리를함께건넌다
<하태무묵상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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