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화 옆에서

아침저녁바람이선선합니다.

저는지금아라뜨락의국화앞에서있습니다.

사군자매란국죽,중의하나인국화는선비가지녀야할성품,‘절개’를나타냅니다.

모든꽃이봄과여름에피어날때늦가을에피는국화입니다.

다른꽃들보다더많은역경을겪어야만하는국화.

자연을거스르지않으면서자신의지조를꿋꿋이지키는국화는

군자의품이담겨있기때문에예부터선비들의이상향이었습니다.

조선조이정보님의국화에관한시조를생각합니다.

국화야너는어이삼월동풍(三月東風)다보내고

낙목한천(落木寒天)에네홀로피었는다

아마도오상고절(傲霜孤節)은너뿐인가하노라.

영조시대탕평책에반대하다좌천파직복직을되풀이하던조선선비

이정보님의지조는국화앞에서더욱향기롭습니다.

저는지금하염없이국화앞에서서있습니다.

봄에움을틔운국화순을버리기아깝다고

정원을손보러오시는정교장선생님이다심어주시더니

아라클럽정원을꽉메우게대국화분만300분이나됩니다.

이번이남해국화사랑회에들고두번째로국화를기르고있습니다.

정교장선생님이아니면어림도없는일이지만

이번엔짬짬이비가자주내려주어

물주는일이조금수월했었지만….

국화가꽃이피기까지서정주님의시에서보여주는대로

여러과정을거쳐서드디어꽃을볼수있습니다.

봄에움이튼국화순을하나하나떼어우선작은포트에서뿌리를내립니다.

아침저녁물을주어야하고비가온다는예보를믿고물을주지않는날은

줄기가폭꼬부라져기운을차리지못합니다.

그리고두세번적당한크기의화분에옮겨심어주기를거듭하다가

드디어줄기를몇개남겨둘것인지를정합니다.

대개는홀수로꽃대를정합니다.

하나,셋,다섯,일곱,아홉..나머지줄기를아낌없이잘라버립니다.

그리고나란히키를맞추어초록철사줄로지주에매어둡니다.

요즈음은꽃봉오리가맺혔습니다.

줄기끝에몇송이씩송글송글올라오는꽃중

대장하나만남겨두고다떼어내어야큰한송이를보게됩니다.

흔들리는줄기를단단히굵은철사에동여매고

이파리사이에서무수히올라오는작은가지와꽃들을잘라주고

맨위쪽에는마지막으로모양을낼,큰한송이를남겨둡니다.

잘못꽃을떼다가실수하여중앙의꽃이잘라졌을경우

곁가지에서올라오는작은송이라도자라게두어야합니다.

자연은회생능력이강하여곧그작은꽃송이가정신을차리고

조금작지만옆의큰꽃들을따라잡습니다.

이가을자연을배우기위해국화를기르는일은

참잘한일이라고혼자대견해합니다.

아침내내

“난널사랑해,잘자라줘.예쁘고향기로운꽃을피워야해.”

속으로주문을외며곁에붙은꽃을땄습니다.

적자생존의원칙이너무나확연하게존재하는곳.

문든예림이가어릴때,잘다듬어져학같기도하고사슴같기도한

단정하게가지치기한소나무가아름다운어느성당에갔을때

“할머니,너무불쌍해요,소나무가아파하는것같아요.”

그말을들은신부님께서

“소나무가이발을한것이란다.

네가머리를엄마나미장원에가서예쁘게다듬는것처럼말이다.“

신부님께서그렇게말씀해주지않았으면

예림이는한창클때까지가지치기한식물에대해

불쌍하다는생각을하고있을테지요.

나도아침에새끼꽃송이를따내면서안된생각이들어

향긋한그놈들을차라도만들어마셔볼까하고

홍삼에키스를담았던오동나무통에다가작은꽃송이를모아보았습니다.

결과는내일이나모레…

덖어서차로만들생각입니다.

무무님이다녀가시고그놈의공기방울스파인지공사한다고

정신없이부산을피우는통에대화다운대화도못하시고가셨어요.

좀쉬러바람을쏘이러오신분께미안했답니다.

엄마모시고꼭오시라했는데

선물은넙죽이잘받아먹었네요.

더버리고편하게살기로한모습이눈에보였어요.

사실은환자아닌사람계신가요?

정신이건강한분은오히려환자가아닌셈이지요.

우리아라클럽의국화도아프지않고잘자라기를빕니다.

아들이하와이에서사다준꽃씨에서도새움이트고있습니다.

<소리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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