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랑하는 또 하나의 가족/ 스즈끼 토모코
BY cheonhabubu ON 11. 2, 2012
내가사랑하는또하나의가족
스즈끼토모코
“일본딸이왔습니다.”
라고하면나를꼭안아주시는한국가족이있다.
5년전에우리집근처에있는한국슈퍼에서우연히만난한국분이있었다.
몇번만나면서서로마음이맞아언니동생이됐다.
그무렵마침언니집에는언니고향에서조카가놀러와있었는데
언니는조카를나에게소개해주었다.언니의조카는나의띠동갑으로
나보다12살이적은이지영이라는아가씨였다.
그때는서로가상대방나라의말을못해서간단한의사소통을하는것도쉽지않았는데
이심전심이었을까,우리사이에우정이싹트는데에는그다지많은시간은필요하지않았다.
지영이가한국으로돌아가고나서몇달후에나는우리엄마와언니,
그리고조카들과함께한국여행을하기로했다.
지영이를만나러가자고나서기는했지만막상가러고하니까지영이가살고있는곳은
서울이아니라경상북도경산시라는곳이라서한국어를전혀못하는우리들이
찾아가는것은결코쉽지않았다.
그래서KTX표를살때도손짓발짓으로악전고투하면서샀다.
아무튼여럽게어렵게경산역에도착했다.
지영이가싱글벙글하는얼굴로우리들을마중나와주었다.지영이집에도착하자
말도안통하는다른나라에서온우리들을지영이가족들은친절하게맞아주었다.
그로부터벌써5년이지났다.그리고그들과나는가족처럼지내는특별한사이가됐다.
일년에한번고향에가듯이나는한국가족들의얼굴을보러경산에간다.
첫번째여행에서돌아온후에나는진짜가족같은마음으로이야기를나누고싶어서
한국어를배우기시작했는데,계속열심히공부한덕분에
지금은KTX표를사는것도,가족들과일상적인이야기를나누는것도어렵지않게됐다.
작년일본에대지진이있고나서지금가지아는다른마음으로한국집에갔다.
대지진으로인해한국자족들이일본가족들을걱장할것같아서
건강한모습을보여주고싶었던것이다.
그런데서울역에서점심으로먹은해물탕이잘못되었는지,
갑자기배탈이나서화장실을들락날락하며난리가아니었지만
그럭저럭KTX를타고동대구역까지갈수있었다.
평소라면동대구역에서기차를갈아타고10분이면경산역에도착할수있었겠만,
그날은배탈로화장실을들락날락하는바람에화장실과플랫폼을왔다갔다하다가
두시간도더결려서힘들게경산역에도착했다.
늘그러듯이집앞에서
“아버지엄마,일본딸왔습니다.”라고하니끼엄마가뛰어나오시며
“아이고,지진때문에얼마나걱정했는지모른다.”고하시며나를꼭안아주셨다.
그러나반갑고행복한시간도잠시였고나는또다시재가아파왔다.
엄마가정성들여만들어준요리도먹을수없었다.
계속알굴색이좋지않자,내가많이걱정이되셨는지,
옛날에사고로다쳐다리가불편하신아버지가밤늦은시간에자전거를타고
약국을몇집씩돌다약을사오셨다.그럿느라온몸에땀을흘리시면서숨을몰아쉬는아버지의모습을지켜보면서가슴이뭉클했다.
아버지의정성과사랑이담긴약을목고,자고나면내일아침에는괜찮을거라고믿고
지영이옆에누웠다.하지만그날밤도계속배가아파서몇번씩
화장실을들글락거려야했다.그때마다엄마가일어나나오셔서화장실앞에서걱정을하셨다.
그날밤옆에서자고있던지영이는물론엄마도깊은잠을주무실수
없었을테지만,엄마는아핌일직일어나셔서나를위해서
감자가들어있는북어국을끓여주시고출근하셨다.하지만
열도있고기운도없었기때문에그날도계속잡만잤다.
그러자아버지가
“자기만해서는힘이안난다,일어나서같이점심먹고같이영화라도보자”
라고하시며점심을준비해주셨다.
나는종일거실에서빈둥빈둥하면서아버지가챙겨주시는바나나를먹고
커피까지대접받으면서마치공주가된기분이었다.
그런날이이틀간더계속되었다.서울에서친구를만나기로한약속도다취소해야했다.
많이기대했던한국여행이이렇게엉망진창이돼버려서속상했지만
무엇보다한국가족에게너무미안해서배가아팠던것보다도
더심하게마음이아피서한국부모님앞에서어이처럼엉엉울어버렸다.
“이날을손꼽아기다리며건강한보습을보여주어왔는데…
엄마가만든요리르르실컷먹고지영이와카페에서많은이야기를하고싶었는데,,,
엄마미안해요또와도돼요?”
라고말하자엄마는“당연하지,우리딸이잖아?”
라고하시면서나를꼭안아주셨다.경산역까지배웅해주시면서
나의무거운짐을들고긴계단을오르시는아버지의뒷모습을보니까
또다시가슴이미어지는것같았다.
플랫폼에서나에게손을흔드시는아버지와지졍이의얼굴을눈물때문에볼수없었다.
내일본가족의이야기가아니다.
5년전까지만해도이름도얼굴도몰랐고게다가막연히가깝고도먼나라라고만생각했던
한국이라는곳에계신분들의이야기다.
우정으로시작된우리의만남은단순한우정을넘어따뜻한사람과마음의평안을느끼게하주는소중한기족이되었다.
내인생에이런일이생길거라고는꿈에도생각지못했다.
나는행복한사람이다.
일본에도소중한가족이있고한국에도소중한가족이있으니말이다.
그래서바란다.내사랑아른가족들이사는,나의소중한e두나라가
언제까지나사이좋게지낼수있었으면하고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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