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망운산을 오르다
남해망운산(786m)을올랐습니다.

우리나라섬산가운데제주도한라산과울릉도성인봉다음으로높은산

다도해의무수한섬과푸른바다를발아래두고

그야말로구름을바라보며옛이야기가피어나는

억새가득한산길을갔습니다.

남해에살면서한번은망운산을가보아야

할것같았기때문이었습니다.

지도를보니총길이40킬러

보물섬남해안에산도많고골짜기도깊은걸알겠습니다.

아,아름답다

그렇게말하지않아도네사람모두

아름답다고충분히느낄거라생각했습니다.

그런데유독정교장선생님은억새는싫다고,

겨울방학이면추운데도도시락싸서지게지고

억세를베러이망운산으로올랐답니다.

아침먹고오르면억새몇단베지않아도훌쩍점심때가되었다합니다.

지게하나를다채우려면해가꼴깍넘어가야

비로소산아래로내려오곤했다는이망운산길

얼마나지겨웠으면

5-6십년이훌쩍넘은이시간에도

아름댑기보이지않고지겹게만느껴진것인지…

어릴적애환이담긴추억때문에이렇게한적하고아름다운길이

힘든옛일만떠오르게한답니다.

함께걷던동행최여사도한마디씩거듭니다.

갈화에서는땔나무를확보하기위하여

푸른억새를미리베어눕혀놓았답니다.

입구에서부터베어눕힌억새들이

제법말라질때늦은가을까지자기가베어눕혀두었던억샛단들을

김장을다한후에지게에담아지고

마당에불리면온겨울마당에는억새더미들이

빼곡히들어앉아있곤했다고합니다.

햇살가득한억새길을지나케이비에스송신탑으로가니

선생님의제자가지킴이로계셨습니다.

그분이끓이는커피를망운산산꼭대기에서얻어마셨습니다.

학교때산을좋아해서수업시간에도산으로달아나서

이분을찾으러산을호되게도많이탔었다는..

이놈,결국산에서사는구나

정교장선생님은추억도많습니다.

지금은산꼭대기전망대송신탑까지차가올라갑니다.

건너편광양제철,하동화력,여천공단의검은연기들이

남해망운산의철쭉군락,벌통들에해를끼쳐

철쪽도제대로피지않을뿐더러

양봉산업도아무도할수없게되었다합니다.

어두운마음으로고려고찰망운사로갔습니다.

선서화의대가이신성각스님은

이사찰의주지스님이신데

전시회도여러번가지고상도많이타셨나봅니다.

절가운데탑처럼달마스님이그려쟈우뚝서있었습니다.

범종각도말이없고

중수에중수를거듭하여새로지어진절은

산듯하기이를데없습니다.

원래는망운암이던사찰은망운사로승격되엇습니다.

뎅그렁뎅그런풍경만바람이건들거리고

스님이라곤아무도보이지않았습니다.

담쟁이는마른몸을붉게비비며바위를타고오르고

구절초가늦은가을을배웅하는듯

물고인곳에는살얼음이얼었는데도

연보랏빛여린몸을비비고간들거립니다.

헬기장너머로아슬아슬산길이나있습니다.

얼마전남해는자연보호차원에서화력발전소유치가부결되었지요

그러나환경이란남해만잘한다고해서

남해가청정지역으로온전히살아남게되지는않습니다.

주변의고성,하동,여수,광양등에서

점점바다를잡아먹고남해쪽으로

지역을넓혀남해를먹어들어오고있는것이확연히보입니다.

산을내려오는길에목마른사람을위해

옹달샘을만들어두었습니다.

높은데서졸졸흐르는물이

정말청량하고달콤해서마시고또마셨습니다.

날이맑아서먼바다까지다보여

눈이호강을한날입니다.

아라클럽에만갇혀있다가…

<소리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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